더 체인
에이드리언 매킨티 지음, 황금진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허구헌 날 떠들어대는 이야기입니다만, 부모가 자식을 위해 못 할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 자식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죠, 세상의 대부분의 부모들은 그렇습니다.. 제가 독후감에서 최소 열번 이상은 주절거린 이야기들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식으로서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들을 공경하는 삶이 중요하지만 솔직하게 부모로서 자식의 삶이 더 중요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내리사랑의 본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부모님을 외면하면 절대로 안되겠죠, 이렇게 말하는 것 자체에 부모님의 사랑에 대해 자식으로서 참 못된 짓을 하는걸 수도 있습니다.. 평생을 사시면서 자식만 바라보고 사신 분들이신데, 정작 키워놓으니 부모는 내몰라라하고  지 자식 귀한줄만 아는 불효막심한 놈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지 말아야겠죠, 다들 효도하고 삽시다.. 물론 세상 사는게 참 녹녹찮아서 부모님 도와드릴 나이에도 내새끼만 챙겨서 참 죄송스러운 마음 금치 못합니다.. 없는 돈에 또 부모님은 손주들 뭐 하나라도 더 사줄려고 쌈짓돈 꺼내서 살째기 쥐어주시는거 보면 참 자식으로서 또 부모로서 부족함이 많은 것을 느끼곤 합니다.. 뭐 그건 그렇다치구요, 여하튼 세상에서 젤 중요한게 내 가족들 아니겠습니까, 수많은 소설들이나 미디어나 심지어 뉴스에서 보여주는 일상적 사회문제의 대부분도 가족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대부분입죠, 누군가가 어떤 이유에서든 가족에게 해를 끼치거나 사고로 아픔을 겪는 이야기들이 하루에도 수없이 보여집니다.. 그러한 이야기와 아픔과 고통을 공감하면서도 나에게는 그런 불행이 닥치지 않기를 바라곤 하죠, 심지어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 믿기도 합니다.. 나와는 관련없는 이야기들이야, 라고 말이죠,


    2. 하지만 인간은 아주아주 나쁜 존재이기도 합니다.. 부모고 나발이고 자식이고 머시고 다 필요없이 자기 자신만 바라보고 사는 이기적인 인간들도 많죠, 그중에서는 쓰레기같은 범죄자들도 천지빼까리입니다.. 정말 나쁜놈들 많죠,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삶의 목적이 가장 취약한 범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굳이 말 할 필요도 없을겝니다.. 가장 지저분하고 파렴치하고 최악의 범죄중 하나가 아동 납치와 유괴라는 사실을 우린 익히 봐왔습니다.. 최악중의 최악이죠, 하지만 이러한 범죄를 범죄자가 아닌 일반인들, 그중에서도 자신 역시 아이와 사랑하는 가족을 가진 평범한 이들이 저지른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주 단순하면서도 아주 복잡한 사회적 범죄를 하나의 상황으로 만들어낸 이 작품은 시작점부터 대단히 매력적으로 흘러갑니다.. 소설의 제목이 주는 전반적인 이야기의 임팩트가 시작과 함께 독자들의 머리속에 콱 박혀버리죠, 이주 뛰어난 독창적 구성과 흥미진진한 소재의 스릴러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서는 절대로 벌어지지않길 바라는 그런 무서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에이드리언 매킨티라는 작가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작가님이시지만 북아일랜드를 중심으로 작품활동을 꽤나 하신 분 같구요, 대단히 많은 영미스릴러작가님들의 찬사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국내에 처음 선보여진 작가님이신 듯 합니다.. "더 체인"입니다..


    3. 그동안 의지하고 함께했던 남편 마티와 이혼을 하고 항암치료를 이겨낸 레이첼은 카일리와 새로운 인생의 시작에서 자신이 앞으로 만들어나갈 미래를 조금씩 일궈나가고 있습니다.. 카일리는 힘든 엄마의 삶에서 나름의 위안이자 생명같은 존재이죠, 그런 그녀에게 항암치료를 하던 병원에서 연락이 옵니다.. 자신의 삶을 새로 시작하려는데 이런 젠장, 혹여라도 암이 재발한 것이라면,, 그렇게 레이첼은 병원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그리고 아침 일찍 등교를 위해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카일리가 누군가에게 납치를 당합니다.. 어떤 부부에게 순식간에 납치를 당한 카일리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빠르게 인지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레이첼에게 전화를 걸죠, 자신의 아이가 풀려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카일리릴 납치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와 체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자신의 아이와 카일리까지 모두 목숨을 잃게 된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레이첼은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지옥같은 혼란에 빠집니다.. 그리곤 체인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현재의 상황은 실재이며 체인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카일리를 돌려받기위해서는 체인에서 요구하는 모든 임무를 완수해야지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체인의 요구대로 카일리를 납치한 부부의 상황과 동일한 체인의 상황이 레이첼에게 닥칩니다.. 카일리를 풀어주는 조건으로 평범하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다른 일반인의 아이를 납치해야하며 자신 역시 카일리의 몸값을 주어야지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체인을 수많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법과 관련된 어떤 사람에게도 알려서는 안되고 체인이 인정한 가족의 도움만을 받아 체인의 요구를 완수해야만 합니다.. 조금이라도 체인의 굴레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으면 레이첼과 카일리뿐만 아니라 카일리를 납치한 앞선 체인의 희생가족들에게도 불행이 닥치는 것이죠, 이렇듯 평범한 이들이 서로의 올가미에 갇혀버린 체인은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지옥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레이첼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범죄를 자신의 딸을 구하기위해 실행합니다.. 그녀 역시 체인의 고리속에서 어쩔 수 없는 범죄자가 되어버리는거죠, 과연 카일리를 구할 수 있을까요,


    4. 봅시다.. 이 줄거리만으로도 이 작품이 보여주는 스릴러의 감성과 서스펜스는 대단히 뛰어납니다.. 분단위로 끊어 챕터가 이어지는 방식은 대단한 속도감과 몰입을 보여주면서 일반인들에게 닥칠 수 있는 최악의 범죄의 상황에 대한 독자적 공감이 이루어집니다.. 매우 멋진 스릴러작품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또한 레이첼이라는 인물적 캐릭터의 형성에 있어서도 자신의 처지와 상황적 고립감을 대단히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입체적 인물로서 조금씩 자신의 의지와 주체적 성향을 찾아나가는 스타일이 매우 드라마틱하게 보여집니다.. 자신의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는 여성이지만 그녀 스스로에게는 과거의 수동적이고 의지적 불균형이 있었던 모습들이 보여지죠, 그리고 이러한 그녀의 방식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조금씩 스스로를 일깨워나가는 이야기는 상당히 전형적이면서도 공감가는 캐릭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사실 줄거리는 카일리라는 아이의 납치에 대한 이야기로 그려졌지만 이 작품은 크게 두개의 스토리로 이어져있습니다... 카일리의 납치와 함께 벌어지는 상황들이 아주 속도감 넘치게 펼쳐지는 1부와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고통과 아픔속에서 체인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 범죄의 실체를 찾아나서는 레이첼의 주체적 모험을 다룬 2부입죠, 또한 2부의 내용속에 체인의 조정자로서의 범죄자들의 이야기들 역시 매우 좋습니다.. 이는 사회속에서의 레이첼과 같은 평범한 인간과 그들과 같은 반사회적 인물들간의 양극적 대비를 통해 또다른 즐거움을 보여주니까요, 작가는 스릴러작품으로서의 이 작품의 속도감과 박진감을 비롯한 감성적 즐거움을 지지부진하게 끌고 가질 않습니다.. 벌어지는 상황은 독자들이 흥미를 잃기 전에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다음의 상황에서 발전하는 인물적 주체성을 다시금 독자들로 하여금 리플래쉬를 시켜주면서 또다른 매력으로서 다가오죠, 아주 뛰어난 스릴러소설이라고 전 생각했습니다.. 혹시 몰라 스포가 걱정이신 분은 5단락은 넘기셔도 됩니다..


    5. 따지고보면 이 작품은 일반적 독자들에게 수많은 생각을 남기게 합니다.. 무엇보다 범죄의 주체가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일반인들이라는 점이죠, 이를 조정하는 체인이라는 범죄자가 있지만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속에서 자신의 가족을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 타인에게 고통을 가하는 주체는 자신의 가족을 잃은 일반적인 서민들입니다.. 누구보다 화목하고 자신의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는 부모들에게서 그들의 목숨과도 같은 아이를 뺏음으로서 자신의 가족을 되찾을 수 밖에 없는 이율배반적인 비윤리적 본능이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자하는 딜레마입니다.. 그 중심에 레이첼이라는 인물이 있고 자신의 아이 카일리가 있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독자적 공분과 공감을 무엇보다 잘 인식하고 일반인이 갖게되는 범죄적 옹호와 이성적 법 질서의 범죄적 딜레마를 자연스럽게 함께 이끌어 나갑니다.. 제대로된 해소가 이루어지지 않는 체인의 방식은 독자들로 하여금 동조는 하되 두번 다시는 이런 류의 작품을 읽고 싶지 않게 만들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 합니다.. 전형적이고 대단히 현실적인 방식으로 소설은 독자들에게 그 답을 제시하고 상황을 마무리 짓습니다.. 인간이 사회속에서 인지하는 윤리적 방식의 삶과 실제 현실속에서 닥친 범죄의 양극속에서 어떻게 대처해야되는 가에 대한 대중적 스토리인 것이죠, 물론 후반부에 체인의 조정자에 대한 상황속에서 그들의 실체를 밝혀나가는 방식과 그 흐름이 조금은 진행과 앞선 1부의 매력에 비해 집중도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으나 이해는 합니다.. 워낙 대단한 시작과 흐름이었으니 어느정도의 비교가 될 수 밖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로서, 일반 대중으로서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상황적 딜레마를 나름 해소하는 작가의 의도는 대중적으로나 현실적으로도 나쁘지않은 마무리로 깔끔하게 정리한 부분에 대해서 칭찬해,


    6. 아주 즐거운 스릴러소설입니다.. 뒤늦게 닥친 폭염속에서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대중소설의 영역속에서 스릴러소설이 보여줄 수 있는 많은 부분을 이 작품에서 만나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범죄적 상황과 의도와 그 현실적 두려움이 독자적 공감속에서 매우 매력적으로 진행되는 점이 즐거웠던 것이죠, 작가는 독자들이 작품의 이야기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상당히 끈끈한 문장력으로서 상황을 이어갑니다.. 기본적으로 스릴러소설의 방식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작가님이 아니신가 싶은데 전 에이드리안 매킨티 작가는 처음 접해보는 관계로 이 작가의 또다른 작품들에 대한 궁금증이 아주 커집니다.. 작가는 이 체인의 구상에 과거 발생한 범죄사건에서 착안했다고 합디다.. 또한 작가는 그를 인정해주는 뛰어난 영미스릴러 작가님들을 친구로 두고 있는 듯 한데, 이러한 작가의 이야기로 인해 호기심이 더해지는 건 아마 저뿐만은 아닐 듯 싶기도 해요, 한번에 훅하고 몰아치는 대중스릴러소설의 진수를 만나기 위해서는 이 작품 "더 체인"을 읽어보시면 좋으실 듯 합니다.. 한여름의 더위를 깔끔하게 잊게 해주는 매력적인 스릴러소설이라고 전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평범하게 살아가며 체인처럼 하루하루를 똑같이 한달벌어 한달을 근근히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에서 낙이라고는 흔한 대중소설의 재미말고는 없는 독자들에게 허구속 세상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다가온 미친 범죄의 지옥같은 '더 체인"은 꽤나 매력적인 선택이라꼬 전 생각하는거죠,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