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눈
잭 히긴스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3년 8월
평점 :
절판


 

    1. 문득 지역 프로야구단의 외국인 투수가 퇴출되어 미국으로 돌아간 후 떠들어댄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앞선 작품에서도 다룬 이야기지만 우리나라는 분단국가이죠, 아직 전쟁의 위협이 도사린 위험한 지역이라는 말로 해석이 됩니다..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위치적으로나 아주 불안한 삶의 시간을 보내는 나라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럴 수 있죠, 살아보고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그 선수가 지껄이는 이야기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있어보질 않았으니 멀리서 바라보면 당연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근데 막상 지내보고 살아본 입장에서 떠든 이야기가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개인적인 불안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가 과연 전쟁이 어느순간 어떻게 일어날 지 모를 정도의 불안에 휩싸워 야구를 못할 정도의 심각한 두려움을 가졌을까하는 의아함이 듭디다.. 과연 우리나라는 그렇게 불안하고 두려운 전쟁의 위협속에서 살아가는 곳인가, 온갖 전쟁의 부수적 행위들로 사회가 혼란하고 테러와 파괴적 폭력의 온상으로 생활상이 한순간도 편할 수 없는 그런 곳인가하는 반문을 해봅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전쟁이 끝난 후 정치적 혼란과 위정자들의 드러븐 짓거리로 국민들이 피해를 입었을지언정 전쟁으로 인해 폭력적이고 파괴적 행위에 두려움을 떨어본 경우가 얼마나 됩니까, 느무 많이 거슬러 올라가면 또 힘드니 약 30년을 전후로 우리나라가 얼마나 많은 전쟁의 위협속에서 적화 통일의 야욕에 휩싸인 북한의 파괴공작으로 온갖 테러와 수많은 살상적 위기에 봉착한 적이 있었나요, 우리가 모르는 상황을 제외하고 말이죠, 흔히 보여지는 서구의 테러적 위협과 민간인 살상의 두려움을 직접적으로 우리가 경험해본 적이 있던가요,


    2. 둘러 말한 것이지만 우린 아주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심지어 통일이라는 분단국가의 소원에 대해서 더이상 신경을 안 쓸 정도로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굳이 전쟁을 떠올릴 이유조차 찾지 못하잖아요, 사회적 범죄와 권력적 위해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과는 별개로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파괴적 행위나 나라를 위한다는 사명아래 테러를 자행하는 경우는 사실 우린 소설이나 영화적 미디어나 세계의 글로벌 뉴스에서나 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서구의 선진국에서 바라본 우리네 삶이 그토록 위태하고 전쟁의 위협속에서 불안한 생활로 보여질 지는 몰라도 그들의 삶의 내면과 그 생활의 불안이 우리나라보다 몇배는 더 두려운 건 저만 그런건 아니지 싶습니다.. 세계 어느나라보다 더 평화롭고 안전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어서 여건이 되면 평생을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어느 외국인의 이야기가 분명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겉치레 말은 아니지 않을까하는 팔은 안으로 굽는 동조를 해보면서 이번에 읽은 작품은 신작이 아니라 30여년전에 출시되었던 잭 히긴스라는 스릴러작가의 작품중 하나인 "폭풍의 눈"이라는 작품입니다.. 잭 히긴스는 아주 많은 전쟁스릴러소설을 집필하신 분이기도 하죠, 국내에서는 "독수리는 내리다"라는 걸작으로 유명한 작가님이십니다..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에서 자란 작가의 경험이 그의 작품속에서 많이 스며들어 있기도 하죠, 지금은 절판되어 쉽게 구할 수도 없는 작품중 하나인 "폭풍의 눈"속으로 들어가봅시다..


    3. 과거 IRA의 테러리스트인 신 딜런은 자신의 자리를 잃고 세계 각국의 테러와 암살을 자행하는 용병으로 살아가는 자입니다.. 수십년동안 테러를 자행한 테러리스트이지만 단 한번도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은 존재이죠, 그런 그에게 의뢰가 들어옵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의 사주를 받은 미셸 아룬이라는 백만장자의 테러 사주를 받고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할 테러를 계획하죠, 마침 프랑스에 영국의 전 수상인 마가렛 대처 수상이 협의차 방문한 것을 확인한 신 딜런은 급하게 대처의 일정에 맞춰 테러 계획을 세웁니다.. 대처를 암살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이라크의 현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사담 후세인의 사주를 받은 미셸 아룬의 의도에 맞는 방법인 것이죠, 급하게 대처가 비행장으로 가기 전 차량행렬에 암살을 기도하던 신 딜런의 모의에 동참한 프랑스 범죄자들은 신 딜런의 계획을 알고 프랑스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테러계획은 무사되고 말죠, 하지만 신 딜런의 존재는 세계 어느 기관의 리스트에도 올라있지 않아 존재를 알아내질 못합니다.. 그만큼 신 딜런은 자신의 존재를 감추고 위장하는 능력이 뛰어난 인물이죠, 과거 영국과의 분쟁과 테러의 상황에서도 암살을 자행했지만 그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은 인물입니다.. 영국에서 테러과 관련하여 딜런이라는 존재를 알아내기 위해 프랑스에서 현재는 교수로 살아가는 과거 딜런과 함께 IRA활동을 한 마틴 브로스넌이라는 인물에게 부탁을 합니다.. 존재를 확인한 영국과 프랑스 당국은 딜런의 행방을 찾으려하지만 쉽게 찾을 수 없고 오히려 자신들의 기밀이 밖으로 새어나가 딜런의 존재를 확인시켜준 브로스넌의 생명이 위험해지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신 딜런은 또다른 엄청난 테러 계획을 준비하고 영국으로 건너가게 되는데........


    4. 상당히 속도감 넘치는 전쟁 스릴러소설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주 빠르게 읽히고 그 재미가 뛰어납니다.. 영화같은 진햏이 이루어지는 듯 느껴질 정도의 즐거움이 가득한 스파이소설이라고 봐도 무방하겠군요, 영국과 북아일랜드 그리고 프랑스와 이라크, 무엇보다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던 소련의 실상까지 이 소설은 1990년대 초반의 서구사회의 혼란적 상황을 아주 리얼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소설의 배경이자 설정이 되는 사담 후세인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벌어진 걸프전의 전쟁상황이 중심입니다.. 소설속에서 다국적군에게 밀리고 있는 이라크의 상황을 바꾸어보고자 테러를 자행하는 이야기이니까요, 그 시대의 시대적 상황속에서 급박하게 돌아가는 테러를 막고자하는 흔한 대중적 즐거움이 가득한 스릴러소설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런 장르의 소설이 70년대 후반부터 영미스릴러소설의 한 영역을 씹어드셨던 기억이 납니다.. 포사이드 할아버지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전쟁스릴러소설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죠, 물론 잭 히긴스라는 작가의 명성도 만만치는 않았던 모냥입니다.. 국내에서는 그렇게 많은 작품이 출시되진 않았지만 이 작품인 "폭풍의 눈"을 시작으로 신 딜런과 관련된 시리즈가 꾸준히 등장한 듯 싶습니다.. 게다가 잭 히긴스의 여러 작품들의 주인공들의 영역이 전반적인 배경속에서 등장하는 방법도 잭 히긴스의 작품세계를 반영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 유명한 독수리 시리즈의 주인공이 리암 데블린인데 이 작품속에서도 등장합니다.. 물론 잘 모르겠지만 마틴 브로스넌이라는 인물 역시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 활약을 보였던 것 처럼 보이는데.. 아님 말고,


    5. 여하튼 군더더기없이 하나의 상황을 중심으로 쫓는 자와 쫓기는 자, 파괴를 행하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이야기는 대단히 뛰어난 재미를 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런저런 상황적 설명도 굳이 필요없을 정도로 인물들이 드러내는 상황들이 무척이나 빠르게 흘러가기 때문에 독자로서 그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 집중도 좋고 가독성도 30여년전의 작품임에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단행본으로서의 장점을 한껏 살린 단순함이 장점으로 작용한 좋은 예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영화처럼 순식간에 달려나가는 모양새가 잭 히긴스라는 작가의 성향을 이야기해주는 듯 싶더라구요, 물론 대중적인 측면이 뛰어나기 때문에 인물이나 상황들이 주는 전형성은 흔한 설정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사실 포사이드 할배나 르카레 할부지의 뛰어난 문장이나 시대적 고찰이 머리속을 뜨드미지근하게 하진 않지만 그래서 조금은 고급스러움이 덜할 가능성은 있지만 대중스릴러소설로서 보여주는 즐거움은 현대 전쟁스파이스릴러소설과 비교해서도 전혀 뒤지지 않구요, 소설의 개연성과 상황적 연결의 흐름이 무척이나 자연스러워서 모자라다는 생각이나 아쉬운 부분이 남지도 않더군요, 물론 이러한 상황이나 광범위한 나라의 국운과 테러등의 글로발스러운 운명을 지닌 자들이 보여주는 사소한 인간미나 다정다감한 휴머니티는 읽는 동안 조금 호주머니에 넣어두셔도 된다는 전제하에 말입니다..


    6. 잭 히긴스라는 작가의 작품이 솔직히 그렇게 많지 않다는 사실에 조금 스스로 분개했습니다.. 잘 몰랐으니 그러했겠지만 찾으려니 몇권 없네요, 또 사려니 더 몇권이 없네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주 즐겁고 매력적인 대중스릴러소설가로서 뛰어난 재미를 만났는데 쉽게 만날 수 없는 이 안타까움이 이 작품을 읽은 감상이라고 해도 무방하겠습니다.. 톰 클랜시와 뛰어난 이 시대의 밀리터리소설작가들에 존경을 표하지만 그 이전에 잭 히긴스와 켄 폴릿과 무엇보다 포사이드와 르 카레와 같은 수많은 스파이소설의 대가가 있었다는 사실에 상당한 호기심을 가지고 매력을 느낍니다.. 몇몇 작품들을 구해놓고 읽어보려 하지만 사실 옛 작품의 번역들이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다보니 미뤄두기 일쑤였는데 조금은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과거의 출간된 번역작들의 장르적 확장성이 얼마나 좋았던가라는 생각도 잠시 해봅니다.. 요즘에는 이런 매력적인 작품들이 다시금 출시되기 쉽지 않죠, 과거만큼의 장르소설의 시장성도 뛰어나지 않을뿐더러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 책 안읽는 것 같구요, 무엇보다 좋은 책, 인문서, 자계서, 힐링북등, 뭔가 꼭 자신이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책만이 책의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현실, 이러한 현실을 만들어내는 수많은 출판사의 광고, 그리고 이러한 책들만이 책의 가치로 인정해줄 듯 보이는 미디어의 편향성등에 조금 많은 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15세 관람가의 영화들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부분으로 비춰지고 심지어는 아이들이 보는 지상파에서조차 아무렇지도 않게 이러한 영상들이 튀어나옴에도 보다 입체적이고 확장된 문장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소설속의 이미지와 선입관으로 그른 잣대를 가져다 붙이는 이시대의 지성이라는 인간들의 가식적인 행동들에 조금 더 많은 반감을 가집니다.. 쉽고 즐겁게 읽을 수 없는 책들은 독자들의 손을 타지 않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독서의 매력이 가득할 수록 대중을 책을 찾죠, 그네들이 말하는 가치있는 책들은 대중의 궁금증과 호기심과 매력을 쉽게 이끌어내지 못합니다.. 항상 고개만 끄덕거리는 수긍의 자기계발을 그순간 만들어내지만 언젠나 대다수의 대중들은 알고 있는 것들을 다시한번 깨우치는 것에 불과하지 않을까요, 물론 저만의 생각이긴 하지만요, 사실 그들이 말하는 좋은 책들이 많은 독자에게 읽히고 베스트셀러가 되는건 나쁘지않지만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출판시장의 확장성을 방해하기 딱 좋은 것도 사실입니다.. AC, 고마하자... 말이 많았네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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