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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해져야겠네요, 그토록 많은 작품들을 아는 척, 읽은 척 했습니다.. 남들이 이야기하면 코웃음치면서 나 그 책 읽어봤어라는 투의 표정으로 가만히 듣기만 하면서 어줍잖은 척을 제법 했었다고 말이죠.. 그러다가 진짜로 난 읽었어라는 자기최면에 걸려버린 듯 했습니다.. 그러니까 줄거리라도 읽어본 적도 없는 작품인데 말이죠.. 난 이 책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 같은 웃기지도 않는 아는 척을 하게 된겁니다.. 뭐 딱히 누군가에게 아는 척 썰을 풀어놓은 적은 없었다 손 치더라도 무언의 수긍과 표정의 어설픈 아는 척은 가식적인게 맞는겁니다요..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냐 물어신다면 엘러리 퀸이라는 작가를 그동안 분명 최소 한 권은 읽었을것이라는 자기최면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헤어나오게 된거니까 말이죠..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몇 권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보니 이건 뭐 내가 읽은 책이라는 세뇌가 되었던 모냥입니다.. 하지만 전혀 몰랐구요, 물론 두명의 작가가 하나의 필명으로 작품을 집필했다는 어설픈 지식 하나로 난 좀 아네하는 우스운 짓거리를 했던 듯 합니다.. 우끼죠, 전 이번에 처음으로 엘러리 퀸의 작품을 읽었습니다..
그것도 엘러리 퀸의 미스터리 1기 작품중의 가장 마지막에 집필된 국명시리즈인거죠.. 제목하여 "스페인 곶(망토) 미스터리"입니다.. 그동안 아는 척 했던 이유중의 하나가 엘러리 퀸이라는 작가는 한사람이 아니라 두사람이라는 진실을 작품을 읽어보지 못한 독자는 거의 모를꺼라는 어설픈 지식이었던 것이지요.. 우낀게 저 또한 읽어보지 않았으면서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작가는 만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대니라는 사촌형제가 공동으로 만든 필명이 되겠습니다.. 29년 "로마 모자 미스터리"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미스터리 작품을 선보여주셨다고 합니다.. 첫 시작은 그 시대에 가장 인기 있었던 S.S 밴 다인(비숍 살인사건등 OO살인사건시리즈 집필)에 영향을 받아 자신들이 더 좋은 작품을 만들수 있다는 자신감에 미스터리 소설을 선보여준 것이라는군요.. 해설에 나옵디다.. 뭐 우쨌든 성공했다고 봅니다.. 밴 다인은 몰라도 엘러리 퀸을 모르는 미스터리 독자는 드물지 않을까 싶은게 제 어설픈 생각입니다..
총 아홉권으로 구성된 국명시리즈인 듯 합니다.. 로마 모자부터 시작해서 마지막이 스페인 곶 시리즈로 끝이 나네요.. 29년부터 35년까지 쓰여진 엘러리 퀸의 1기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 작품들에는 일종의 규칙이라는게 있네요.. 일단 엘러리 퀸이라는 이름의 탐정이 등장하구요.. 작가의 필명과 같죠.. 그리고 이 퀸의 탐정이야기를 책으로 엮는 인물인 J.J.맥이라는 편집자가 있구요.. 어느정도 추리가 정리되어질 시점에 독자들에게 공평하게 추리적 해결의 기회를 던져주고선 마무리를 짓는 듯 합니다.. 상당히 뻔해 보일 수 있는 결말일수도, 아님 생각치도 못한 반전적 결말일수도 있겠지만 이런저런 논리적이고 추론적인 결론이 지어질 가능성을 하나하나 제시하면서 추리적 즐거움을 안겨주는거죠.. 이런 구조를 가진 국명시리즈의 말미를 장식한 작품이 바로 이 "스페인 곶 미스터리"입니다.. 이렇게 국명시리즈는 마무리가 되었다는군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스페인 곶이라는 곳은 북대서양의 어디쯤인 듯 합니다.. 그러니까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동부 해안지역이겠지요.. 뉴욕에서 그렇게 많이 벗어나지 않는 지역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 스페인 곶은 부유한 자들의 별장들과 자연적 환경이 잘 어울린 부르조아적 사유지가 상당히 많은 곳인 듯 합니다.. 이곳에서 사건이 발생하는거죠.. 고드프리라는 부자의 집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고드프리의 딸과 처남인 데이비드 쿠퍼가 납치당하고 쿠퍼는 살해될 위기에 처하게 되는 상황이 먼저 발생합니다.. 이 조카와 삼촌은 동네 이웃인 워링의 별장으로 납치되죠.. 납치범은 무지막지한 덩치의 남자입니다.. 그리곤 쿠퍼를 존 마르코로 착각을 하죠.. 로사 고드프리는 워링의 별장에 묶인체 남겨지고 쿠퍼는 머리를 구타당한 후 살해되었는지 알지도 못한체 워링의 요트에 실려 먼 바다로 끌려나갑니다.. 그럼 존 마르코라는 인물은 누구일까요.. 다음에 벌어지는 사건에 있어서 살해되는 인물입니다.. 등장인물의 해설에 보시면 악마님이라고 나옵니다.. 읽어보시면 의미를 파악하실 듯 싶구요.. 이런 범행의 시간에 우리의 주인공인 엘러리 퀸과 그의 스승이자 아버지같은 인물인 매클린 판사가 워링의 별장에 쉬러오게 됩니다.. 참 우연찮게 벌어지는 잘못된 만남인거죠.. 그리고 퀸은 쉬지도 못한체 살인사건의 내막과 진실을 파헤치게 됩니다.. 분명 살해범은 고드프리의 별장에 상주하던 인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으로 살인의 껍질을 하나씩 벗겨나가면서 퀸의 추리는 시작됩니다.. 여러분들도 즐겨보시면 좋으실 듯..
하나의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방법으로 논리적 추론의 근거와 배제되는 단서를 찾아나가는 방법이 상당히 고전스러우면서도 독자적 집중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중간에 다른 쪽으로 새지도 않고 한 남자의 살인에 대해 어떻게 살해되었는가, 누가 살해했는가에 중점을 두면서도 이 남자가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찬찬히 살펴보고 그 이유를 찾아나섭니다.. 여느 추리작품이나 대중적 소설의 중심이 되는 치정과 불륜의 댓가라고 보면 큰 무리는 없지 싶은데 말이죠.. 그 이면에 숨겨진 악마적 인간성에 대한 신랄한 심리적 묘사 또한 만만찮게 자극적으로 다가옵니다..
솔직히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지 못해 이 작품만으로 어떻게 판단을 내리기는 무척이나 어려운 부분이지만 엘러리 퀸이 보여주는 성의가 가득한 추리적 논리의 맛은 읽을수록 더 진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반면 이 추리를 끝까지 읽어내기 위한 나름의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현재의 대중적인 속도감과 자극적 장면변화에 적응이 되어버린 독자의 입맛에서는 지긋하게 끈끈한 추리적 즐거움을 만끽하기위한 적응이 상당히 필요한 것도 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그러니 읽어야되지 싶으면서도 넘쳐나는 신간에 묻히면 고전은 조금씩 뒤쳐지는 측면이 있는데 말이죠.. 처음에 밝혔듯이 아는 척을 할려면 이정도의 노력과 즐거움은 찾아내야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1차세계대전 이후 추리소설의 황금기를 이끈 중심적 인물인 엘러리 퀸에 대해서 최소한의 예의는 필요할 듯 보입니다.. 이제는 좀 읽어보고 아는 척 할라구요.. 괜히 혼자서 쪽팔렸다능.. 땡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