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제노비스를 죽였는가?
디디에 드쿠앵 지음, 양진성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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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층에 단란한 가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상당히 가정에 충실하고 성실하신 아저씨는 늘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인사를 먼저 하시는 인상이 좋은 분이셨는데 어느날인가 새벽에 싸움을 하는 듯 했습니다.. 그렇다고 많이 늦은 새벽은 아니라서 많은 주위분들이 깨어 있는 시간이었죠.. 한참을 시끄럽게 싸우고 깨지는 소리가 나더니 조용해지더군요.. 다음날 하필이면 마주쳤습니다.. 아주머니가 얼굴을 가리고 있더군요.. 대강 짐작이 가시죠?.. 근데 문제는 그 후로 수시로 그런 상황이 생긴것입니다.. 아래 윗층으로 3년 가까이 살았지만 거의 싸우는 소리를 못들었는데 갑자기 그렇게 되더군요..  자주 반복이 되니까 이제는 적응이 되어버려선지 그러려니 하게되는 방관자적 입장으로 바뀌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비명소리와 아이들의 우는 소리가 들리고 온갖 물건을 현관 밖으로 쏟아내는 소리가 들려오더군요.. 상당히 위험하게 들렸습니다.. 그런 저는 경찰에 연락을 했을까요?.. 네, 물론 제가 신고는 했습니다.. 아마도 그 소리가 들린지 30분이 훨씬 지나서 경찰이 도착했으니 올바른 출동은 아니었겠다 싶더군요.. 와이프는 말렸지만(이유는 아시죠?.) 그냥 시끄럽기도 하고 짜증스럽고 위험스러운 느낌도 있어서 신고를 했죠.. 하지만 경찰은 늦장을 부리더군요... 결과적으로 그 가족은 몇달 뒤 이사를 갔습니다.. 아내되시는 분은 팔이 부러졌다고 그러더군요.. 그 상황 이후로 마주치더라도 인사도 안하더군요.. 제가 신고한 걸 알았던 모양입니다.. 어떻게 알았을까요?.. 그리고 신고한 제가 잘못한 것일까요?.. 만약 신고를 하지않고 또 난리를 치는군화라고 귀를 틀어막고 잠을 청했더라면 아무런 문제 없이 일상으로 돌아갔을까요?.. 경찰은 제게 어떤 방문과 요구도 하지 않았습니다.. 전 신고를 했지만 어떻게 마무리가 되었는지 내용도 몰랐구요.. 사건 이후로 그냥 주위분들의 이야기로 알았을 뿐인거죠..근데 또 하나, 과연 경찰에 신고는 저 하나만 했을까요?..

 

현대를 살아가는 사회인의 구조상 타인의 삶에 관여하는게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게 어떠한 상황이건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는 방관자적 행태가 되어버릴 수 있는 상황인거지요..그런 현대인들의 심리적 구조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소설이 바로 이 제노비스 신드롬을 만들어낸 캐서린 키티 제노비스 살인사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누가 제노비스를 죽였을까요?.. 윈스턴 모즐리라는 사이코패스입니다. 살인을 통해 쾌감을 느끼는 잔혹한 살인마이고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연쇄살인마인거죠.. 하지만 이 사이코패스 역시 가정을 이루고 있고 두아이의 아빠이자 성실한 가장이며 사회에서 나름 인정받은 직업인인 것입니다. 그 어느누구도 모즐리의 살인행각을 알수도 눈치 챌수도 없었습니다.. 단지 자신이 살해될 것임을 아는 피해자들만 그의 미친 행위에 대해 알 뿐이죠..하지만 그들은 죽습니다.. 그리고 모즐리는 잔인하게 무차별하게 피해자가 제대로 인식도 하기 전에 살인을 저지를뿐입니다.. 너무나 무서운 일인거죠.. 단지 살인과 강간을 위해 순식간에 무차별적 행위를 일삼는 살인자이니까요.. 하지만 이 사이코패스는 사람의 눈이 없고 보이지 않는 곳을 택해 살인을 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벽 넘어 거리에서 누군가가 언제나 볼 수 있는 곳에서 거리낌없이 저지른 일들입니다. 왜 그는 타인의 시선을 무서워하지 않았을까요?.. 특히나 제노비스를 살해할 시점에서는 서른여덟명의 목격자가 있었습니다.. 제노비스의 비명과 외침을 들었거나 심지어 살해장면을 본 목격자들이죠.. 어느 누군가가 외칩니다.. 모즐리는 놀라서 도망을 갑니다.. 그리고 그렇게 끝이 나야 했습니다.. 누군가는 신고를 했어야 됐고 제노비스는 고통스럽지만 살아나야했습니다..하지만 모즐리는 타인의 삶에 관여하지 않는 현대인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고 다시금 돌아와서 자신의 쾌락을 위해 살인의 마무리를 하게 됩니다.. 아무도 신고를 하지 않았으니까요..그렇게 제노비스는 실날같은 삶의 희망마저 무참하게 짓밟혀버립니다.. 과연 제노비스는 직접적으로 칼을 들이대고 목숨을 앗아간 윈스턴 모즐리가 죽였을까요?..아님 누구 하나 그녀의 삶에 대한 관여를 꺼려했는 서른여덟명의 방관자에 의해 죽음을 당한것일까요?..

 

상당히 유명한 실화적 내용이며 현대사회인들의 구조적 심리를 제대로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이후로 많은 것이 바뀌었더군요..특히나 미국의 경우에는 엄청난 충격을 주었는 사건이라더군요.. 이후로 긴급출동과 관련된 시스템이 다시금 구축이 되었고 또다시 제노비스같은 충격적인 죽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윈스턴 모즐리는 재판으로 사형을 언도 받았으나 재심의 과정에서 탈옥을 감행하여 또다른 희생자를 만들게 되어 현재까지 형을 살고 있다고 하더군요(그사이 죽은거는 아니죠?..개인적으로는 능지처참의 형벌을 주고 싶을 정도로 분노하고 있습니다만).. 하여튼 그 윈스턴 모즐리와 제노비스의 대한 실화적 사건을 소설화시킨 작품인 것입니다.. 소설은 단순히 제노비스의 죽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즐리라는 사이코패스의 범죄행각과 상황을 꼼꼼하게 따라가며 그들의 무서움까지 일꺠워줍니다.. 상상속에서 만들어진 공포감이 아닌 현실속에 버젓이 등장하는 소름끼치는 공포감에 읽는동안 몸둘바를 모를 정도였습니다.. 모즐리가 뱉어내는 단어들의 감정속에는 죄책감이라는게 없습니다.. 단순히 자신의 아이들이 늦게 알기를 원했고 자신의 가족이 다치지 않는것에만 감정을 드러내더군요..나머지 자신의 범죄행위는 아무런 죄책감도 감정도 없이 살인을 저질렀던 상황을 담담하게 펼쳐내는 모습이 정말 공포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방관자로 칭해졌던 목격자들의 입장을 생각하게끔 만들어주었는데요.. 그들도 많은 피해를 입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자신의 도덕적 책임에 대한 외면으로 인해 상당히 많은 죄책감을 불러일으켰으리라 생각을 해봅니다.. 뭐 아닐 수도 있겠지만요.. 만약 착한 저라면(?) 오랫동안 힘들어했을 것 같거덩요..

 

이런 일을 경험해본 기억이 있어서 그럴까요?..할 말이 많군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중 이런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아마 드물지 싶습니다.. 그 사건이 중대하든 경미하든 간에 말이죠.. 소설은 짧고 강한 임팩트를 확실하게 심어줍니다.. 실화적 구성을 중심으로 상황을 꼼꼼하게 펼쳐내는 표현력이 섬뜩하기까지 하더군요.. 피해자의 심리와 방관자들의 의도를 잘 표현해낸 것 같구요.. 무엇보다 사이코패스인 윈스턴 모즐리의 입장에서 표현해낸 살인자의 심리와 상황적 묘사는 아주 좋았습니다.. 무섭고 공포스럽고 심지어 극단적 분노까지 불러일으켜주더군요.. 단순하게 즐기는 작품이라기 보다는 재미있지만(정말 이게 실화일까?라는 생각을 안할수가 없을 정도로 극적인 내용들이거덩요) 누구나가 알아야될 그런 사회적 범죄에 대한 각성과 요구가 담겨 있는 내용이라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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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의 비밀스러운 삶
아틀레 네스 지음, 박진희 옮김 / 비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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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입고사를 칠때
는 말이죠.. 수능이라는 단어가 없었습니다.. 그냥 시험치고 전기 떨어지면 후기도 떨어지면 전문대였거덩요.. 그래서 재수를 한다는게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재수생들이 상당히 많았구요..지금은 모르겠습니다만..복수지원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시험 당일의 운도 큰 부분에 작용하게 된다는거지요..그런 의미에서 수학의 영역은 신만이 아는 운빨의 영역이었던게지요(저한테는 그랬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제 친구들도 그랬습니다.. 여러분은 아니시죠?).. 일단 전체 점수에서 수학의 점수를 최하점으로 책정을 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객관식 한문제당 1점과 주관식의 답만 맞추는 경우를 기준으로 6점을 책정을 해두었지요... 대부분의 객관식의 1.2번은 행렬과 집합이기 떄문에 2점은 거저 먹고 들어가는 거니까요.. 게다가 주관식의 답은 평균적으로 1 또는 0이라는 답이 확률적으로 높기 때문에 최소 3점 이상을 바탕에 깔고 문제의 글자수를 4지선다형에 맞는 끊어치기와 OMR카드의 순서별 니열을 복합적인 형태로 소수점 이하 절상(?)하는 베타근의 지적 함수 제곱 나누기 이중분모를 적분하여 미분적 방식으로 책정한 6점의 점수가 나오는데 그 이상은 신의 영역이라(?) 제가 함부로 예상할 수가 없는거거덩요.. 근데 채점을 해보니 이런!!~ 무려 14점이 나오는겁니다.. 대단한 운빨이 아닐수가 없었던거죠.. 친구들은 4지선다형의 문제형식에서 3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서 확률적인 3번 답을 많이 찍었더군요..전 그렇지 않았습니다.. 모험적인 위험성이 다분하지만 배열적 선형을 바탕으로 2번과 1번의 답을 확률적으로 많이 책정을 했거덩요.. 네, 그렇게 전 재수를 하지 않고 대학에 입학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수학은 신의 영역(?)이니까 전 다루기가 어려워따아..라는거죠..

 

리만이라는 수학자가 있었더군요.. 그렇습니다.. 처음 들어봤습니다.. 리만가설이라는 내용을 들고 7대 수학적 난제를 제시해주신 분이시기도 하구요.. 그러니까 이런 내용인데요..1과 자기 자신만으로 나누어지는 1보다 큰 양의 정수인 소수들인 2,3,5,7~~들은 어떠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게 그게 뭘까아요?..라는 문제를 내주신 분이시죠. 신의 영역에 도전하면 머리가 깨지는 불상사가 발생할 소지가 큰 관계로 깔끔하게 패쓰합니다만 여전히 신의 영역을 탐하시는 천재분들이 많으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비타300 곱하기 제티를 하면 제타함수가 되는 공식과 기하학의 공간적 이론의 방법과 복소함수의 기하학적 이론의 기초를 빤질거리게 닦아주셨다는 내용이 나오던데 과연 이 모든 말들은 외계어인가요?..

 

이런 신의 영역에 도전한 천재수학자인 리만의 평전을 만들고자 한 한 수학교수의 미스터리한 삶을 다룬 작품이네요.. 소설속의 화자인 "나"는 노르웨이의 수학교수입니다.. 리만의 삶과 재능을 존경하는 화자는 평전을 쓰고 싶습니다.. 하지만 수학을 제외하고는 문학적 재능이 부족하다는걸 인식하고는 작문법 수업을 듣게 되죠..그러다가 한 여인을 만납니다.. 잉빌드는 두 아이의 엄마이고 가정이 있는 여자입니다.. 물론 화자인 "나"도 두아이의인 중년의 남성인거죠.. 위기의 중년인셈입니다.. 권태기와 우울적 인생의 외로움이 함께 다가오는 중년인거죠.. 언제나 바람의 시작은 대화에 있더군요...소통의 부재를 겪는 가정의 중년남자는 자신을 내보여줄 곳이 마땅찮습니다.. 그러다가 그런 걸 발견하게되면 올인하게 되어버리는거죠..그렇게 바람이 나는 경우가 많더군요.. 물론 전 조심하고 있습니다.. 근데 왜 리만의 평전에 관한 소설에 개인의 사생활이 침투되어 있을까요?..이 소설이 일기형식의 화자의 심리를 그리고 있기 떄문입니다.. 티리에 후세의 실종이 있은 후 발견된 일기에서 그의 과거 행적과 리만에 대한 애정과 중년남자의 비애까지 다 알 수 있으니까요.. 왜 리만을 추종하고 그에 대한 존경과 삶에 동조한 티리에는 실종이 되었을까요?.. 읽는 동안보다 마지막이 더 미스터리하실꺼라고 장담합니다..

 

소설은 티리에라는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의 인물과 리만의 평전을 다루는 수학교수의 입장을 번갈아가면서 보여줍니다.. 일종의 동질적 감성도 작용을 하는거죠.. 중년 남성의 인생을 다루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내성적이고 수줍고 고독하고 외로웠던 수학천재의 일생을 따라가면서 그가 이루어놓은 천재적 정의들과 수학적 가설의 영역에 환호하면서 리만의 불행하고 외로웠던 개인적 인생 또한 담고 싶었던걸까요?.. 여기까지만 본다면 한 아저씨의 내면의 고독과 삶에 대한 개인적 성찰과 리만이라는 위인의 삶에 대한 재발견을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있겠지만 왜 실종되었을까요?..가 이 작품이 주는 주제인 것입니다..그래서 제목도 비밀스러운 삶인거죠..리만이라고 나왔지만 주인공을 뜻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리만으로 인해 수학적 철학의 인생방정식을 풀 수 있었을지도 모르니까요.. 답은 마지막까지 보셔야 대강 아실 수 있으시겠지만 역시 수학의 난제처럼 답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사람이 내가 아는 그 사람이 맞을까?.. 아닐 수도 있다는거..

 

읽기가 그렇게 편한 작품은 아닙니다.. 일단 수학이라는 전제가 깔린 작품이니까요.. 중간중간 등장하는 수학적 단어들의 이해는 저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입니다.. 역시 신의 영역을 일개 보잘것없는 인간이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니까요.. 그러다보니 티리에의 사생활에 더 관심이 갈 수 밖에요.. 언제나 남들 바람피우는 모습은 재미있습니다.. 내가 못하니 더 스릴 넘치기도 하구요.. 괜히 부럽기도 하구요.. 뭐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런 내용으로 자꾸만 흘러가면 소설적 재미를 못느끼게 되는거죠.. 근데 자꾸 흘러가네요.. 리만을 끌어들이기는 하는데 엄청시리 비밀스럽거나 미스터리한 삶을 쫓는 추리적 구성은 아니구요..리만의 삶과 티리에의 삶에 있어 공통적 분모는 역시 수학이고 숫자이다 보니까 수학적 공식에 대입된 인생의 해결책을 만들어보고자하는 뭐 그런 딱 떨어지는 정답은 아니지만 해결 가능할지도 모르는 인생방정식을 끌어내고자한 듯한데..역시 이 말 자체도 이해가 어렵군요..언제나 수학은 저를 꿈꾸게 해줍니다.. 패애애쓰!!

 

이 작품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역사적 수학자들은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라 사실 누군질 잘 모르겠구요.. 리만의 스승이자 동료이자 멘토 비스므리한 사람들도 전혀 감이 오질 않습니다.. 하지만 수학을 어느정도 이해하시고 숫자의 가치와 숫자가 주는 기묘하면서도 매력적인 답들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신 분들에게는 좋은 작품이 되실듯 하구요 그러니 이해못한 저에게는 복수함수라니, 제타함수라니, 리만기하학이 이후의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에 적용되는 블라블라~는 루시퍼와 미카엘이 신의 언어로 떠드는 것과 진배없었다는 말인거쥐요.. 세상에는 노력해도 안되는게 있는거걸랑요..그렇다고 수학적 내용만이 즐비한 작품이 아님은 이미 말씀을 드렸구요..대부분의 내용은 인생의 허무함과 권태에 빠진 중년 수학교수의 삶에 치중되어 있습니다..그러니까 바람난 위기의 중년인거지요.. 그러니까 수학은 인생의 매개체일 뿐인거죠..

 

그래서 저는 이런저런 내용들과 혼합점과 수학이라는 강박관념으로 인해 어렵게 생각하고 읽어서 그런지 조금은 힘들었구요.. 혹시 다른분들은 수학과 대입된 인생의 모습에 흥미를 느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추리소설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냥 인생에 대한 이야기라는 관점에서 편안하게 즐기시면 나름 좋은 독서가 되실 수도 있을 듯 하구요.. 문득 뒷표지에 보니 누군가가 늘상 이야기만 읊어대는 소설에 싫증난 독자들에게 도전을 권한다고 하시네요..도전해 보세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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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천사를 믿었다
R. J. 엘로리 지음,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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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때가 탈만큼 타고 속물적 근성이 배어버린 중년의 나이가 되어버렸지만 지금도 여전히 천사를 믿고 있습니다.. 자신의 몸보다 두배나 큰 새하얀 날개를 퍼덕거리며 웅장하게 비상하는 그런 천사들이 아니라 나만의 나를 위한 수호천사가 존재한다는 그런 거지요, 더 쉽게 말씀을 드리자면 어린시절 부모를 대신해 업어주고 키워주고 멕여주고 입혀주신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언제나 옆에서 지켜보고 수호해주고 계신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밤마다 새벽에 소변이 마려워 일어나서 마당 저쪽에 있는 화장실까지 가기가 무서웠던 그때에는 할매가 늘 이렇게 이야기하셨습니다.. "야 이노무손아, 머시 그리 무섭노? 이 할매가 뒤에 떡 버티고 구신이라도 나타나모 몽디 들고 쫓아가서 패주꾸마.. 퍼뜩가서 쉬하고 오니라!~" 지금 생각해보면 당신 몸 운신하시기가 어려우신거를 살짝 돌려서 걱정마라하신 것이겠지만 그때는 그런 할매의 말 한마디가 귀신보다 유령보다 무서움보다 강한 자신감과 버팀목이 되어주었으니까요.. 돌아가실때에도 눈물이 나질 않더군요.. 어른들은 저넘은 거의 할머니가 키워줬는데도 눈물 한방울 안흘리는 몹쓸놈이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울지 않는 이유를 그들에게 설명할 필요까지 못느꼈습니다.. 그러려니 했으니까요.. 그냥 육체의 유무를 떠나서 늘 울할매는 옆에 있는 것 같았거덩요.. 물론 지금은 많이 잊고 살아갑니다.. 사는게 바쁘다보니까요 하지만 여전히 옆에서 저를 그리고 우리 가족을 변함없이 지켜주시고 계실꺼라는 근거없는 수호천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는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쓸려니 그런 할매가 떠오릅니다그려.. 물론 책이랑 큰 상관이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는 천사를 믿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이 있었던 그날 그는 천사의 깃털을 보았으니까요.. 그렇게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그의 세상은 시작하게 됩니다.. 세상은 전쟁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합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아직 유럽만큼의 폭풍전야는 아니었죠..조지아주 오거스타폴스는 작은 시골입니다.. 옆집 독일인 크루거씨나 라일리 호킨스씨도 아버지 같은 존재들이죠.. 그렇게 조지프 캘빈 본의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세상은 시작합니다.. 문학적 재능에 대한 알렉산드라 웨버 선생님의 가르침과 함께 조금씩 자신의 재능과 세상을 보는 눈을 꺠우쳐가기 시작하는 예민한 감성을 지닌 의지가 강한 아이, 조지프는 자신의 주위에서 발생한 사건을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어린 여자아이가 살해당하는거죠 상당히 잔인한 방법으로 능욕당하고 살해됩니다.. 조지프가 성장해감에 따라 연속적인 살인이 발생합니다.. 어린 여자아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됩니다.. 그리고 그 그늘이 오거스타폴스와 조지프의 인생에 크나큰 상처를 안겨다주기 시작합니다.. 우연히 발견하게된 버지니아 그레이스의 토막난 사체는 조지프의 영혼에 막대한 생채기를 내게 됩니다.. 어린 소년이 목격한 토막난 여자아이의 시체는 앞으로 다가올 소년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그렇게 오거스타폴스에서는 네 명의 아이가 연이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지만 시대는 1940년대 초반의 어려운 미국의 시골마을입니다. 단서도 없고 증인도 없고 용의자도 없습니다.. 단지 공포와 두려움만 존재할 뿐인거죠.. 그리고 전쟁이 일어납니다. 독일이 나치를 중심으로 수많은 유태인을 학살하고 세상을 전쟁의 공포와 광기에 물들게 만듭니다.. 그리고 일본은 미국을 침공하죠.. 미국내에서도 전쟁의 트라우마는 아주 거셉니다.. 옆집의 독일인 크루거씨도 대중의 독일인에 대한 증오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맙니다..그리고 조지프가 지켜주고자 했던, 수호천사가 되어주고자 했던 한 어린 여자아이 엘리나 크루거는 누군가의 방화로 죽어버립니다.. 그렇게 크루거가는 오거스타폴스를 떠나고 조지프의 엄마는 미쳐버립니다.. 여전히 조지프는 혼자이고 세상은 미쳐 돌아갑니다.. 여자아이의 살인도 변함없이 일어나죠.. 그리고 조지프는 성장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조지프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조지프가 있는 이유는 뭘까요?..뒤로 가면 갈수록 더욱더 지옥같이 느껴지는 조지프의 인생은 자신의 인생을 담은 책으로 출간하게 됩니다.. 그리고 답을 찾죠.. 그렇게 그는 천사를 믿었습니다.. 

 

줄거리가 길군요.. 그만큼 책도 깁니다.. 한 소년의 성장기를 다룬 소설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 속에 범죄와 세상과 인생이 담겨져있는거죠.. 그러니까 할말이 많은겁니다.. 시대는 40년대에서 60년대까지의 조지프 캘빈 본이라는 한 남자의 인생역정을 다룬 내용입니다.. 어떻게 보면 실화처럼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작가는 그 시대에 살아본 적이 없는 분이시더군요.. 픽션인 것입니다.. 또한 미국이 배경인데 말이죠 작가는 영국사람입니다.. 전쟁의 소용돌이에 들어가버린 영국의 거리에는 폭탄이 수도 없이 떨어져내리니까 작가가 이야기하고자하는 주제에 맞는 곳은 아마도 미국이 적합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소설의 중심은 범죄스릴러에 가깝습니다. 화자인 조지프의 입장에서 이끌어나가는 내용이고 성장통과 관련된 내용이긴 하지만 전체적 엮어가는 주제는 연쇄살인입니다. 그 범죄에 중심에 조지프가 들어있는거죠..그리고 영혼의 지옥이 함께 합니다.. 읽는이로 하여금 그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를 동조하게 만드는 뛰어난 재주가 있는 작가이시라는 생각을 합니다..

 

조지프의 심리와 관점에서 이루어진 작품이다보니 그의 시선을 따라가기만하면 됩니다.. 열 두살때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시작된 세상으로 튀어나온 한 아이의 인생과 고통을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퐁당 빠져버린다는거죠..이면 좋겠는데 초,중반까지는 조금 지리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나쁘진 않습니다만 그 속에 전쟁과 범죄와 가족과 자신까지 모두 담고 있으니까 할말이 많아진거죠.. 연쇄살인은 전체를 꿰뚫고 있지만, 조지프가 직접 연관이 되어 있음을 보여주지만 그 사건으로 인해 변화되고 갈등하고 상처받는 어린 조지프의 심리에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건의 전개는 더디게 흐릅니다.. 그러니까 빠른 전개와 자극에 집중된 대중소설의 관점에서는 지루할 수 있다는거구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꼽씹으며 문장을 읽으시는 즐거움을 찾으시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좋은 작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럼 성인이 되어버린 조지프의 인생의 변화는 역시 지루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들에 황폐화되어버린 조지프의 영혼과 인생은 뒤로 갈수록 더욱 빠르게 전개가 됩니다.. 그건 보셔야할 듯하구요.. 재미있습니다.. 전 뒤로 갈수록 화가나서 죽을뻔 했습니다..정말루요..세상은 언제나 우리편이 아니거덩요..뭔 말?..

 

하지만 범죄소설로서의 주제적 구성의 개연성과 상황적 연결의 마무리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달리 생각해서 한 남자의 인생역정기를 다룬 자전적 소설이라고 보시면 범죄적 관점은 일종의 들러리와 상황을 이어주는 매개체 이상의 역할이 되질 않는다는 것도 틀린 것은 아닌 것 같구요..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냥 스릴러 소설로서 대중적 장점만 따져서 볼때는 취향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전 성장소설의 관점도 물론이거니와 스릴러소설의 관점에서도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상당히 자극적인 공포스러운 범죄적 상황을 토대로 한 남자의 성장과 맞물려 이어나가는 방식이 좋았구요.. 그속에서 영혼의 수분이 말라가는 황폐화된 한 인간의 고통에 그 이유를 함께 찾게 만들어주는 작가의 집필 능력이 좋았구요.. 다음에도 엘로리작가의 작품이 나온다면 찾아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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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 엄마 - 자살을 결심한 엄마와 그 시간을 함께한 세 딸이 전하는 이야기
조 피츠제럴드 카터 지음, 정경옥 옮김 / 뜰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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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느낌 너무 싫습니다.. 아주 싫어요.. 자꾸 감정적으로 허물어져 버릴 것 같아서 더욱 싫습니다.. 참 우습죠?.. 오히려 카타르시스나 뭐 감정의 해소적 차원과 공감적 감성의 해석으로 파악하고 즐기면 되는데 말이죠.. 이런 실화적 내용을 읽거나 보거나 하게되면 웬지 모르게 화가 납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말이죠.. 내용적 상황에 쉽게 빠져들고 동화가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내용속의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는 시츄가 너무 화가 난다는 말인거죠.. 누구나가 겪고 살아가는 일상이고 현실의 모습이고 나의 주위에 아님 우리 가족에게 언제라도 벌어질 수도 있고 진행되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일들을 감동스럽고 가슴 절절하게 받아들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현실은 그렇지가 않은데 마음은 늘 천국이고 싶은 욕망때문일까요?.. 나는 죽지 않을 것이며 나의 부모 역시 언제나 우리 곁에 머물러 있길 바라는 꿈같은 욕심때문일까요?.. 내 가족에게만은 늘 행복만 가득하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은 일어나지않길 바라는 이기심때문일까요?..뭐 다 맞는 말일겁니다.. 그네들의 인생과 경험속의 내용들이 외면하고 싶지만 나와 다름없기 때문에 더 감동받고 공감하면서도 외면하고 싶기 때문일꺼여요..하여튼 전 그렇게 느껴졌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네요.. 시작합시다, 뭘?

 

엄마가 아픕니다.. 파킨슨병이라는 신경의 퇴행성 질환이라고 하는데 치료가 어렵다는군요.. 엄마는 20년동안 힘들게 병을 앓아오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라 죽고만 싶습니다.. 그래서 자살을 결심합니다.. 엄마에겐 세 명의 딸이 있습니다.. 다행이네요 딸이어서, 아들들이었으면 심히 마음 상할 일도 많았을텐데 말이죠(훌륭한 아드님들도 많으실겁니다) 엄마는 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제가 볼때는 일종의 자기 합리화적 죽음으로 보여집니다.. 여기에서 일단 화가 많이 났습니다.. 하여튼 그래서 엄마는 죽을려고 하는데 조금씩 죽고자 하는 시기가 연기가 되고 딸들은 그런 엄마를 지켜보는게 참으로 힘듭니다. 특히 극의 화자인 막내딸 조의 입장에서는 더욱더 힘듭니다.. 가장 엄마랑 친밀해지길 원하고 엄마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막내인 그녀의 감정을 들여다보니 저는 정말 화가 납니다.. 20년동안 근육이 뒤틀리고 온갖 합병증으로 약을 달고 사는 엄마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지켜보아온 그녀들이지만 막상 엄마가 죽기를 원하자 그런 엄마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서도 엄마를 떠나보내기가 너무나 힘듭니다.. 왜 엄마에게 그런 병이 걸렸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져옵니다.. 그래서 전 앞으로도 이런 작품은 웬만하면 안 읽고 싶은거거덩요..근데 읽었으니 마음 추스리고 이렇게 독후감을 적는거 아니겠습니까.. 뭐 독자의 입장과는 상관없이 엄마의 죽음을 위해 가족들이 다 모였습니다.. 그동안 세운 계획대로 단식과 고통없는 몰핀의 처방으로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엄마는 그렇게 원하던 편안함을 찾으셨을까요?.. 읽어보시면 대부분의 독자들께서는 저처럼 화가 나기 보다는 가슴 따뜻하며서 애잔한 감동이 밀려드실겁니다.. 뭐 사실 따지고 보면 저의 분노와 감동은 정비례하는 그런 감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사의 방식이 뭐랄까요?..참 담담하게 이루어져 나갑니다.. 오랫동안 아파온 엄마의 상황을 너무나도 잘 아는 자식들이니까 그렇게 진행되는게 오히려 자연스러웠을겁니다.. 그나마 돈이라도 궁색하지 않아 다행스럽기는 하더군요..아마도 돈도 없이 궁핍한 인생의 말로를 다룬 작품이었으면 진짜 책을 던져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담담하면서도 애틋한 자식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해내는거 같아요..실화니까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담긴거라는게 문장문장마다 느껴지더군요.. 엄마의 인생의 고통도 있고 그 아픔도 중요하지만 딸은 딸대로의 인생들이 있고 자신의 가족이 또 있는거니까요.. 딸이 견뎌내는 인생의 무게도 철근 백만톤의 압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과연 엄마는 아셨을까요?.. 아마 아셨을겁니다.. 그래서 더욱더 자신의 죽음에 대해 고민을 하셨을테구요..하지만 엄마 전 받아들일수가 없어욧!!~~이라고 읽어면서 혼자 되내이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저의 부친께서 심하게 아프실때 저에게 이렇게 말씀을 하신 적이 있으십니다.. 이대로 내가 죽게 되면 그냥 화장시켜 세상에 뿌려주면 좋겠다구요.. 근데 그때는 왜 그렇게 그 말씀이 미치도록 화가 났을까요? 그렇게 아프신 와중에도 한동안 찾아뵙질 않았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빨리 건강하게 나으실 생각보다는 죽는다는 생각을 하셔서 그렇게 화를 냈던 걸까요?.. 아님 세상 누구보다 위대한 사람의 나약한 모습에 화가 났던 걸까요?.. 이제는 저도 네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아들이 아버지가 되었구요 저의 아이들이 저의 모습을 봅니다.. 작품속 엄마의 요구가 너무나도 화가 나면서도 가슴 절절하게 스며드는건 이제 저도 부모이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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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지옥 이타카
유메노 큐사쿠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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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아주 섬뜩하니 도장밥을 가지고 놀다 책 표지에다가  문지른 그런 형태의 색채를 보여줍니다.. 아주 색채감이 좋다보니 작품의 의도를 바로 짐작할 수도 있겠더군요.. 제목의 "지옥"이라는 의미와 함께 표지의 선홍빛은 상당히 공포스럽기까지 하니까 말이죠.. 게다가 "소녀"가 들어가니 이건 뭐 느낌이 파팍 오지 않습니까?..읽기도 전에 아하!~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요.. 또한 작가님의 면면이 아는 사람은 아는 아주 대단한 분이시 않습니까?..혹 할만한것이죠.. 여기까지가 이 작품의 표지를 접한 후 느꼈던 사전 생각이었습니다..

 

이렇게 시작을 해놓으니 표지와는 다른 실망스러운 작품이 아니겠는가라는 지레짐작은 안하셔도 됩니다.. 약간(혹은 많이) 느낌이 다르게 와닿을 뿐인거지요..공포감이 물씬 풍기는 표지와는 달리 내용은 시대적 상황과 소녀들(또는 여성들)의 극단적일 수밖에 없는 아픔을 표현한 작품으로 보시면 되지 싶습니다.. 그러니까 공포와는 거리가 멀다는 말입니다.. 내용 자체에 실망감을 가지실 필요는 없을 듯 싶기도 하지만 뭐 이리저리 말을 돌리긴 했지만 표지에서 느꼈던 그 강렬함이 없어서 마이 안타까웠던 것은 사실입니다.. 작품은 이렇게 구성되어 있습니다..중편 분량의 세 편의 작품이 들어있구요..단편인 세 편의 작품이 실려 총 여섯 편의 작품을 실어 놓았는데 내용만 두고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나 "화성의 여자"라는 작품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재미있더군요.. 왜냐하면 전형적인 치밀한 복수를 다룬 작품이거덩요.. 이 작품속에는 모두 여자들 또는 소녀들이 등장합니다.. 다들 어떻게 보면 상당히 팜므파탈적 성향이 강한 여자들로 보이지만 뒤로 돌아가보면 혼자서 눈물 짓고 있을 법한 그런 여린 여자들이기도 하죠.. 그녀들은 상처받고 버려지고 무시당합니다..그래서 결국 그녀들만의 지옥에 빠져버리는거죠..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은 타인에게 그 지옥을 전달해주거나 자신의 죽음을 택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대부분 자신의 죽음을 택하죠.. 그러니까 공포적 성향이 아닌 애틋한 여인네의 아픔을 표현한 시대적 미스터리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이 작품집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중편들인 세 편은 모두 편지글의 형식을 빌어서 그녀들의 입장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직접 적어나간 편지 - 살인 릴레이, 화성의 여자 - 도 있고  관찰자와 상대의 입장에서 파악된 일기형식의 편지글 - 아무것도 아닌 - 도 있습니다.. 뭐랄까요, 감성적 판단을 하기에 편지처럼 공감이 쉽게 되는것도 드물지 않을까 싶네요.. 작가님의 의도가 어떤 것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직접적이고 사실적인 서술적 문장보다는 편지글처럼 조금은 둘러가는 문장의 의도가 보다 소녀들의 지옥적 감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긴 하니까요..특히나 그 중에서 화성의 여자라는 작품의 형식은 미스터리적 방식에서 아주 집중도가 좋은 작품이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사건이 발생하고 숨겨진 진실이 하나 둘씩 밝혀지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또한 세 편의 단편들도 수록이 되어 있는데요.. 이 작품들은 조금 성향이나 의도가 중편들과는 다릅니다.. 일단은 말 그대로 악마적 감성이 강한 여인네들이 등장하죠.. 보여지는 면에서는 그렇습니다.. 세상이 그녀들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는 읽어보면 자연스럽게 파악이 됩니다.. 그리고 그녀들의 무서움(?)을 알게 되죠..

 

"도구라 마구라"는 꽤나 유명한 작품입니다.. 일본 미스터리를 좋아라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알고 계실 정도의 작품이니 말이죠..사실 전 읽어보질 못했습니다.. 일본의 미스터리 3대 기서라는 명성을 달고 있는 작품인거죠.. 일종의 추리환상소설인데 읽는 사람이 한 번 이상의 정신줄을 살짝 놓아버리는 상황을 발생시킨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의 뭔가 어지럽고 환타스틱(?)한 기서라는 거죠.. 뭐 읽어 보신분들의 의견을 종합해볼떄 정신줄을 놓으신 분들은 없는 듯하구요.. 그닥 환상의 경계에서 오락가락하시는 분들도 없다고는 하시는데 워낙 유명한 작품이니 재미를 떠나서 웬만한 일본추리소설을 사랑하시는 독자분들은 궁금해 하시더군요.. 재미는 뭐 각자 취향이니까요.. 그 작가님이 바로 유메노 큐사쿠님이신데 이 작품을 쓰신 작가님과 동일인물이십니다.. 참고로 이 소녀지옥이라는 작품집은 정신줄과는 하등 상관이 없는 내용이니 걱정마시고 읽어보셔도 되시지 싶습니다.. 오히려 아주 평범하고 시대적 상황(1930년대의 일본)과 잘 어울리는 그런 작품입니다.. 오히려 좀 미적지근한 내용으로 느껴지실 분들이 많으실꺼라고 생각됩니다.. 뭐 요즘은 워낙 자극적인 내용들이 많으니까요.. 그래서 재미가 좀 떨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표지와 대비해서 파악을 한다면 더 심한 배신감을 느끼실지도 모르겠구요.. 물론 좀 더 깊이 생각하면 표지의 느낌이 내용과 판이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그 강렬함이 내용에서 직접적으로 와닿지 않는다는 것 뿐이죠.. 하지만 "도구라 마구라"라는 대단한 정찬을 드시기 전에 입맛을 돋우기 위한 애피타이저로 "소녀지옥"을 잡숴(?) 보셔도 좋을 듯 싶군요.. 맛이 그렇게 많이 나쁘지는 않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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