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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이반의 이야기 ㅣ 창비아동문고 39
이종진 지음, 이상권 그림 / 창비 / 2003년 12월
평점 :
러시아 민화와 복음서를 바탕으로 한 똘스또이의 동화 10편이 묶여 있는 책입니다. 서로 간의 이해와 용서 그리고 남에게 베풀 줄 아는 넓은 마음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이지요.「하느님은 진실을 알지만 빨리 말하지 않는다」는 살인 누명을 쓰고 26년 간이나 옥살이를 했지만, 진짜 범인을 끝까지 감싸 주고 용서하는 상인의 이야기입니다.
표제작「바보 이반의 이야기」에서는 돈 많은 농부와 그의 세 아들 쎄묜, 따라스, 바보 이반 그리고 마귀들이 등장하지요. 남들보다 모자란 듯하게 태어났어도 착한 마음을 지니고 부지런히 일을 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온다는 진리를 전해 주고 있습니다.
옛날, 어떤 곳에 벙어리 딸과 세 아들을 가진 농부가 살았답니다. 큰아들 세미욘은 전쟁을 즐기는 군인었고, 둘째아들 타라시는 돈벌이에만 몰입하는 장사꾼이었고, 약간 머리가 모자란 막내 이반은 벙어리 여동생 마라냐와 함께 집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에게 악마가 찾아옵니다. 첫째 세미욘은 군인으로서 출세하여 귀족의 딸과 결혼했으면서도 더 큰 권력과 명예를 갈망합니다. 둘째 타라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크게 돈을 벌어 상인의 딸과 결혼한 뒤에도 허욕과 사치와 이기심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더 많은 돈과 더 높은 지위를 갈망했습니다. 결국 이들은 이반의 재산마저 가로채기에까지 이릅니다.
그러나 이반은 두 형이 원하는 대로 자신의 재산을 전부 나누어주고서도 불평을 하지 않습니다. 단지 열심히 일만 할 뿐이었습니다. 때문에 악마가 두 형들에게 차례로 다가가 허욕과 사치와 이기심의 노예로 만들어 마침내 몰락시켰지만, 막내 이반에게는 전혀 그 일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이반은 나중에 공주의 목숨을 구해 왕이 됩니다. 바보왕 이반을 따라 그 나라의 백성들도 모두 열심히 일만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반의 이러한 우직스러움으로 인하여 이반을 유혹하려던 악마는 결국 두 손을 들고 도망가 버리고 말았고, 이반과 백성들은 모두 평화롭고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근면과 성실함이 가득한 이반의 나라에는 한 가지 법이 있었습니다. 손에 굳은살이 박힌 사람만이 식탁에 앉아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권력과 돈을 중시하며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을 바보취급 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은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자격이 없습니다.
전쟁을 싫어하고, 형제간에 우애있게 지내고, 열심히 일하는 삶. 그것은 바로 러시아 백성들이 생각하는 가장 바람직한 삶이고 작가 톨스토이가 생각한 가장 이상적인 나라였습니다.
무서운 악마가 쫓아와도 결국에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부지런한 사람들이 승리한다는 이 아름다운 '정의(正意)'는 우리 어린이들이 꼭 배워야 할 교훈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