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쓰는 방학일기 사계절 저학년문고 19
박상률 지음, 김유대 그림 / 사계절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너무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터치로 둘레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그리고 있는 책입니다.  
혹은 재미있게 혹은 가슴 찡하게 만들어주는 동화 다섯 편이 실려 있습니다. 박상률이라는 작가 이름 하나 기억해 두셔도 좋겠습니다.

즐거운 방학...하지만 즐겁지만은 않은 것이 잔뜩 과목별로 쌓여 있는 방학 숙제들이 기다리고 있는 일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일기, 놀러는 가고 싶고, 일기 쓸 일은 걱정이고...그런데 엄마는 일기도 밀리고 지난번 방학에도 그렇구 ....뭐 말씀이 길어지지요. 하지만 할아버지 말씀을 들으면 아빠도 예전에 그러셨다는데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방학일기를 미리 써두고 신나게 노는 것이지요.「미리 쓰는 방학 일기」의 주인공 슬기와 슬민이도 그런 꾀를 냈지요.  미리 일기를 다 써 놓고서라도 놀러 가고 싶어합니다.
억지로 쓰는 일기...이젠 그만 두어도 좋지 않을까요? 정말 쓰고 싶은 마음을 우러나게 해주는 일이 중요하지 강제로 억압으로 쓰게 하는 일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은 온갖 대상을 의인화하여 그들에게 감정을 담아 주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곤 합니다. 때론 우리 어른들이 미처 짐작도 못한 깜찍한 생각으로 나름의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기도 하고요. 이 책은 그런 마음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동화 다섯 편이 실려있는데 맨 끝에 실린 동화. '처음 일어난 일'을 읽으면서 가슴이 알싸하게 아파왔습니다. 수몰지역에 살다가 살수가 없게된 까치 모녀는 도시로 이사를 오게 됩니다. 도시에 와 보니 집 지을 데가 마땅치 않아요. 그래서 둘러보다가 전봇대에 둥지를 틀게 됩니다. 하지만 다음 날로 그 집은 허물어집니다. 전기가 나가는 것을 염려한 사람들이 마구 허물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둥지가 없어서 전기줄에 의지해서 까치모녀는 잠을 청합니다. 잡아 먹을 벌레도 없어진지 오래니 쓰레기 통을 뒤져서 먹이를 구하는 수 밖에 없었지요. 온 까치 가족이 전깃줄에 집을 짓고 살지만 까치 때문에 전기가 나가는 일이 생기는 걸 염려한 사람들 때문에 까치 가족은 수난을 겪게 되지요. 까치들도 쇳조각 같은 것을 물어다가 집을 지으니 잘 부수기도 어려웠는지 나중에는 총을 쏘아 대는데 그만 그 총에 어미까치는 땅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아기 까치는 무서워 내려오지도 못하고...누구나 이 장면에서는 안타까움을 금치 못할 것인데요. 모든 목숨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 세상은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다라는 엄중한 사실을 감동으로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한전이 까치하고 하는 전쟁을 포기했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까치 집을 없애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방침을 바꾸어서 집지을 만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전봇대의 구조를 조금 바꾼다는 것이었지요. 진작 이런 생각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나..하지만 이제라도 늦지 않았겠다 싶었습니다. .. <이가령'해야해야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