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좋은 형제 비룡소 전래동화 20
김용택 지음, 염혜원 그림 / 비룡소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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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옛이야기글로 잘 알려져있는 '의좋은 형제'를 읽었다.

 

우선은 두 가지 점에서 흥미를 끈다.

 

첫째. 섬진강의 작가로 잘 알려진 김용택 시인의 글 이라는 점이다.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교사가 된 후 나고 자란 고장에서 분교아이들을 가르치다 은퇴하신 분으로 자연을 삶의 한복판으로 끌어오는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자연과 아이들이 작품의 주요한 모티브 였던 만큼 <콩, 너는 죽었다> <학교야 공차자>등 여러 편의 동시집을 발표해 왔으며 몇 편의 시들은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리는 등 아이들글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작가이다. 

그가 이번 비룡소의 전래동화 시리즈에 참여하게 된 것은 그동안의 그의 작품의 방향과 무관하지 않으며 사뭇 잘 어울리는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내용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작품의 실제배경인 충청남도 사투리를 사용하여 입말로 옮겨온 것이었는데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 충청도 사투리를 최대한 실감할 수 있도록 들려주려 노력했다.

또한 계절의 변화를 감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시적으로 표현한 것 등이 좋았다.

(예를들면 '제비 날던 여름이 가고 기러기 날던 가을이 되었어'등)

 

둘째, 글의 내용과 이 그림책에서 사용된 판화의 그림기법과 잘 맞아떨어진 것이다.

배경이 된 농촌의 논과 농촌 사람들을 표현하기에 판화의 거칠고 투박하지만 정감있는 찍어내기 기법이 잘 어울렸다고 생각되며 무엇보다 따뜻하고 화사한 색감을 사용하여 글의 내용인 형제의 우애, 사랑 등의 감정을 느끼기에 충분한 정서적인 배경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몇 번 이 책을 되풀이하여 읽고나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이 책의 권장연령을 5세~9세로 분류한 것이 과연 합당한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설레는 맘으로 첫 번째 책을 받아들고 나서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들려주어야지 마음을 먹고 책의 표지를 읽어주는데 처음부터 막히는 일이 발생했다.

 

올 해 여섯 살이 되는 아들녀석이 대뜸 "의좋은이 뭐예요?"하고 묻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무섭게 질문이 계속 쏟아진다. "형제가 뭐예요?" "형제는 가족이예요?" "형은 형아고 아우는 동생이예요? 엄마 아빠는 가족이고 찬홍이랑 나는 형제고 가족은 아니예요?" 등등..

"형제란 형과 아우를 말하는데 남자아이들은 형제라고 하고 여자아이들은 자매라고 한단다." 등 일일이 설명을 해 주어야 하는 일이 계속되다보니 이야기의 흐름과 감정이 같이 따라가지를 못하고 끊기는 일이 잦았으며 더불어 어렵다는 느낌을 갖다보니 재미있어 하기보다는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생소한 어휘들이 여러 개 나왔는데 '김을 맨다'든가 '낟가리' '볏단'  '논두렁' 등 고유한 우리말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고 단지 설명만으로 이해를 돕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었다. 또 '아침에 형이 물을 보러 가면 저녁에는 아우가 논에 나가 벼들을 살폈어' 처럼 어려운 어휘는 없지만 농사에 대한 기본적인 과정을 알 수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문장들에선 계속 막히는 일이 생겼다. "엄마 논에 물을 보러 가는게 뭐야? 논이 바다야?"하는 웃지못할 일들이 생겨났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인 사투리 부분에서도 여러가지 설명이 필요했다. 우선은 우리나라 지도를 놓고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등 지역에 대한 설명을 해야햇으며 각 지역마다 사용하는 언어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그걸 사투리라고 한단다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들려줄 때 느릿느릿 뒷말이 늘어지는 충청도 사투리를 맛갈스럽게 사용하니 걀걀걀걀 재미있어 하기는 했다. 

 

초등학교 시절에 국어책에서 배웠고(읽은게 아니라) 그래서 잘 안다고 생각했던 내용이었지만 이번 미션을 위해 자세히 이야기를 들여다보니 어른으로서도 실천하기 쉽지 않은 형제애에 관한 이야기였다. 내 어렸을 적 기억속 이 이야기엔 형과 아우만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 각각 일가를 이룬 형님네와 아우네 가족의 이야기였다. 인상적이었던건 형과 아우의 우애가 단순히 형과 아우 형제만의 우애가 아니라 형님과 동서의 동의를 구한 가족적인 차원의 우애였다는 점이었다.

잠자리에서 아내에게 의견을 묻고 동의를 구하는 모습에서 작가의 부부관계에 대한 인식과 평등한 가족관과 더불어 진정한 형제애를 구현할 수 있는 어떤 방법론적인 제시가 되는 장면이었다고 생각된다. 형제는 마땅히 우애해야 한다는 당연하고 일방적인 교훈이 아니라 형제애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이루어지기 위해서 거쳐야하는 중간과정에 대한 해학적이고 재미있는 힌트였다.

 

그 외에 이 책에는 여러가지 장치들이 숨어있다. 동물을 가족의 일환으로 보아 개나 고양이를 가족의 숫자에 포함시키는 농촌의 생활상이라든가 농사를 짓는 일련의 과정을 이 책 한권으로 충분히 알 수 있게 한 점.  더불어 그에 따른 자연의 변화까지 그림으로 함께 진행되면서 아이들이 농촌에서 농사짓는 과정을 쉽게 이해하도록 흐름이 이어지도록 구성한 점은 참 좋다.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려면 최소한 7세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보여진다.

농사를 짓는 과정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할 수 있어야 하고 , 생소한 농촌관련 어휘라든가 사투리에 대한 이해, 형과 아우의 형제가 각각 일가를 이루어 확대된 가족으로 재생산 되는것들을 이해하고 그 상태에서 형제가 서로를 배려하는것의 중요성등을 이해시키려면 그 이상의 나이에서도 쉽지 않다고 보여진다. 이 이야기를 가르치는 입장으로 접근하지 않고 감동과 재미로 느끼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연령을 말하는 것이다.

피상적으로 형제란 사이좋게 지내야하고 나보다 형이나 아우를 더 배려해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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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은 살아있다 (10disc) [알라딘 단독 특가!]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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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5살인 공룡매니아 아들 둘 보여주려고 구입했는데 어른인 내가 더 재미있는 전문적인 내용. 깨끗한 화질과 우리말 나레이션으로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볼 수 있다. 두고 두고 성인까지 볼 수 있는 훌륭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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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 할멈과 호랑이 비룡소 전래동화 17
소중애 지음, 김정한 그림 / 비룡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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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할멈과 호랑이` 는 아이들이 읽는 가장 유명한 전래동화이다. 그동안 읽었던 내용과 달리 현대적인 감각의 일러스트레이션과 경쾌한 표현이 인상적이다. 씩씩해진 할머니와 늠름한 호랑이가 호기심을 자아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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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다시 읽기

 
“그림도 대화도 없는 책을 뭐가 좋아서 읽는담?” 앨리스는 혼자 중얼거린다. 언덕 위, 언니 옆에서. 그때 말하는, 거기다가 조끼에 회중 시계까지 가지고 있는 토끼가 나타나고, 앨리스는 토끼를 쫓아 토끼 굴로 뛰어든다. 이때부터 앨리스의 신나고 환상 가득한 여행은 시작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환상문학의 효시가 된 작품이다. 최근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 그리고 영화 「매트릭스」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이르기까지 앨리스가 가지고 있는 수학적 상상적과 환상은 끊임없이 차용되고 변이되어왔다. 루이스 캐럴의 환상은 어쩌면 고도의 환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앨리스는 현대의 테크놀로지, 이제는 멀티가 된 문화의 한 장르에 너무도 절묘하게 흡수되어 있다. 그만큼 앨리스는 디지털적 사고를 자극하는 텍스트이다. 때문에 『앨리스』는 우리 시대의 고전이자, 우리 시대의 가벼운 선지자인 셈이다.

환상과 광기, 유머와 풍자로 가득 찬 『앨리스』에 대한 최고의 찬사

마틴 가드너는 루이스 캐럴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연구가 중 한 사람이다. 1960년 처음 출판된 『주석 달린 앨리스』가 출간되자 수많은 『앨리스』 독자들은 물론 연구가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루이스 캐럴의 두 고전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교묘하게 감추어져 있던 수많은 수학적 수수께끼와 말장난들을 처음으로 해석해낸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 『Alice』(『주석 달린 앨리스』 결정판, 2000년)는 40여 년 전 최초의 『주석 달린 앨리스』가 출간된 이후 마틴 가드너가 줄곧 가져왔던 꿈을 실현시킨 필생의 역작이며, 루이스 캐럴 연구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기도 했다. 『주석 달린 앨리스』(1960년), 『좀더 많은 주석 달린 앨리스』(1990년)를 거쳐 결정판으로 출간된 이 책에는 가드너의 백과사전적 지식을 통해 새롭게 발견된 여러 가지 내용들이 덧붙여졌으며, 존 테니얼의 사랑스런 원본 삽화와 최근에 발견된 그의 연필 스케치들이 들어 있다. 또한 존 테니얼의 반대로 『거울 나라의 앨리스』 첫번째 판본에 실렸다가 삭제된 「가발을 쓴 말벌」도 실려 있다. 어린아이들이나 일반 독자들은 물론 학자들이 읽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는 이 매력적이고 위대한 『Alice』는 마틴 가드너가 루이스 캐럴의 걸작에 바치는 가장 아름답고 영원한 헌정물이 될 것이다.

앨리스의 신나고 환상 가득한 여행

『앨리스』 시리즈에는 대단히 흥미롭고 복잡한 종류의 말장난이 등장한다. 게다가 그것은 지금과는 다른 세기에 살았던 영국 독자들을 위해 쓰여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의 재미와 맛을 완전히 즐기고 싶다면 텍스트 이외의 다른 많은 것들을 알아야만 한다. 캐럴의 어떤 농담들은 오직 옥스퍼드에 사는 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있고, 훨씬 더 개인적인 또 다른 농담들은 오직 리델 학장의 사랑스런 딸 앨리스만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캐럴의 말장난들은 오늘날 『앨리스』를 읽으려고 애를 쓰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터무니없고 황당한 것이 아니다.

『앨리스』가 불멸의 명성을 얻게 된 것은 물론 아이들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주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어른들의, 심지어는 학자들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주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의 각주는 바로 그런 어른들을 위한 것이다. 『앨리스』 시리즈는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읽지 않고도 읽었다고 착각하기 쉽다. 또 대강의 이야기를 안다는 이유만으로 새롭게 읽을 만한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기도 쉽다. 그러나 『앨리스』는 읽을 때마다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는 책이며,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텍스트이다. 1960년부터 ‘앨리스’는 전세계적으로 수없이 많은 영화와 텔레비전, 라디오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되어 왔다. 이미 지어진 지 100년이 지난 이 이야기가 왜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 인기를 얻고, 학자들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는지 그 매력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루이스 캐롤과 앨리스

옛날 옛적 어느 왕국에, 그러니까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에, 예쁜 어린 여자아이들을 위험할 정도로 좋아했고, 실력 있는 아마추어 사진작가였고, 말더듬이 목사였고, 발명가였고, 괜찮은 수학교수였던 찰스 러트위지 도지슨이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운명이 허락했다면 평생동안 편안한 독신생활을 누리다가 가끔 수학자로서 자잘한 업적이나 남겼을 이 전형적인 빅토리아 시대의 독신 남성이 영문학상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떨치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1862년 7월 4일, 도지슨 목사는 옥스퍼드 트리니티 대학 학장의 세 딸들과 함께 템즈강에 뱃놀이를 떠났습니다. 그 중 그가 유달리 예뻐했던 둘째 딸 앨리스 리델이 그에게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습니다. 도지슨 목사는 어떻게 이야기를 맺을 지 생각도 하지 않고 앨리스라는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를 줄줄 읊어갔습니다. 이 작품은 나중에 앨리스의 생일을 위해 [지하세계의 모험]이라는 작은 책으로 만들어졌고 그 책은 다시 다듬어져 루이스 캐롤이라는 필명을 달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동화로 출판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 뒤에 나온 속편 [거울 나라의 앨리스]와 함께 영문학 사상 가장 중요한 환상 문학 작품으로 남게 됩니다. 그는 그 뒤에도 [실비와 브루노]와 같은 작품들을 썼지만 그의 명성은 대부분 두 편의 [앨리스] 동화를 통해 얻어진 것입니다. 고로 자연인 도지슨 목사에 대한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예쁜 애들을 미치게 좋아한 걸 빼면 그렇게 역동적인 삶을 산 사람도 아니었거든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한 초기 평가는 아동문학의 관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앨리스] 시리즈는 당시 빅토리아 시대 어린이 작가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교훈적인 내용과 상관 없었습니다. 캐롤은 종종 잔인할 정도로 막나가는 상상력을 예의차리지 않고 마구 풀어놓았고 그런 스타일이 당시 어린 독자들에게 제공한 자유는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앨리스]는 중요한 작품입니다. 현대 환상문학에 끼친 캐롤의 1차적인 업적도 여기에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자 [앨리스]는 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담은 성인 문학작품으로 읽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종종 고전이 된 환상문학에 닥치는 운명이 [앨리스]에게도 떨어집니다. 소설의 환상적인 요소들이 모두 캐롤이 살았던 실제 세계의 은유로 읽혀지는 것이죠. 환상 문학 장르 고유의 성격인 의미의 애매모호함 덕택에 해석의 여지는 충분했고 [앨리스] 시리즈는 가장 많이 분석되는 영문학 작품으로 떠올랐습니다. 정신분석에서부터 종교적 해석까지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케빈 스미스의 영화 초반부에서 타락 천사 로키는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바다 코끼리와 목수]에 독특한 신학적 해석을 시도했는데, 캐롤의 의도는 절대로 아니었겠지만 아직도 이 텍스트의 해석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흥미로운 증거가 됩니다.

그러나 그러는 동안에도 [앨리스] 비평가들은 한동안 마땅히 언급되고 분석되어야 할 부분들을 지나쳐갔습니다. 나라 사랑에서 번역 출판된 두 편의 주석판 [앨리스] 동화 뒷표지에는 라즈니쉬의 [내가 사랑하는 책들]이라는 책에서 뽑아온 인용구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라즈니쉬는 한심하게도 이렇게 운을 뗍니다. '수학자인 루이스 캐롤이 이토록 아름다운 책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은 가히 놀라운 일이다.' 그는 루이스 캐롤의 이 짧은 동화가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보다 몇 백배 뛰어난 작품이니, 무한한 영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느니 어쩌느니 하고 허풍을 떨었지만 정작 [앨리스]의 정수는 이해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의 글이 실린 책이 라즈니쉬의 입장과 거의 반대되는 입장의 마틴 가드너가 주석을 단 번역본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정작 출판 기획자들도 자기가 출판하는 책의 매력이 무엇인지 몰랐다는 말이 되는군요.

[앨리스] 시리즈는 수학자가 쓴 작품이며, 이 작품의 진짜 매력도 여기에 있습니다. 캐롤에 매달린 대부분의 인문학자들이 쓸데없는 정신분석에 매달리며 시간 낭비를 하느라 정작 중요한 핵심을 무시했던 것은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캐롤의 작품에 나오는 환상의 매력은 그 절묘한 부조리에서 나옵니다. [반지의 제왕]과 같은 환상물의 주인공들은 우리와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지만 그 세계는 모양만 다르고 초자연적인 존재들만 돌아다닐 뿐 기본적으로는 우리가 사는 세계와 같은 방식으로 움직입니다. 하지만 [앨리스]의 캐릭터들은 그 부조리를 전면으로 끄집어냅니다. 캐롤의 부조리는 초현실주의자들의 그것과는 달리 의식적으로 정교하게 짜여진 것으로, 모두 논리와 수학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의 고안품입니다. 

 이러는 동안 캐롤은 두 종류의 독자들을 얻게 됩니다. 위에서 인문학자들이 점잔을 빼며 작품에 문학적 주해를 가하는 동안, 논리학자/수학자/자연과학자들로 구성된 또 하나의 독자군이 나타나 앨리스를 영감의 원천으로 삼고 자신들의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인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캐롤의 자연과학자적 영감은 종종 20세기의 난해한 현대 과학을 설명하는 데 너무나도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볼 때마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병들에 대해 읽고 나서도 이 에피소드를 불확정성의 원리를 설명하는 데 써먹을 생각을 하지 않는 물리학 교수들은 많지 않습니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캐롤의 이러한 매력은 다시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자연과학자의 측면에서 두 권의 [앨리스]에 흥미로운 주석을 제공한 수학자 마틴 가드너의 업적을 먼저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D. 호프스타터를 포함한 수많은 과학저술가들이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앨리스의 친근한 이야기를 다시 끌어온 것도 캐롤 세계의 새로운 이해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150년전, 10살배기 여자 친구를 위해 말더듬이 목사가 들려준 이 정신나간 이야기는 점점 새로운 의미를 얻어가고 있습니다. 더 이상 대중들이 동시대의 지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복잡한 현대에 와서 루이스 캐롤 연구의 중요성이 점점 커져가는 것도 이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감이 가득 찬 작가들이 종종 그렇듯 캐롤의 작품은 오래 전에 작가 자신의 이해를 벗어났습니다. 
 

- 한국 창의독서 연구소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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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의 생애


평생을 아동 문학에 바친 이원수는 1911년 경상남도 마산에서 출생하였다. 1925년 15세 때 신화소년회원이 되어 소파 방정한을 처음 만났다. 그 이듬해에 남과 북에서 누구든지 즐겨 부르는 동요 《고향의 봄》이 당선되어 〈어린이〉4월호에 실리게 되었다. 그는 〈어린이〉를 통해 아동 문학을 시작했기 때문에 초기에는 방정환이 중심이 되었던 〈어린이〉의 영향을 많이 받다가 점점 방정환이 동심 천사주의 문학관을 버리고, 현실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어린이의 구체적인 삶에 관심을 갖는 등 그 나름의 독특한 문학 세계를 펼쳤다.

그는 평생 동안 296편의 동요 동시와 160여 편에 이르는 동화를 남겼다. 1981년 1월 24일 구강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 이원수의 작품 세계 *

그의 작품에는 늘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 고난을 겪는 아이들의 모습이 나온다. 가난한 아이들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갖게 하고, 부유한 아이들에게는 넉넉한 마음을 갖게 하는 힘이 있다. 〈해와 같이 달과 같이〉에 나오는, 가난한 가정을 돌보느라고 구두닦이를 하면서도 밝고 씩씩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비슷한 처지에 놓인 다른 아이들에게 많은 용기를 줄 것이다.

-- 자연과 생명에 대한 사랑이 녹아 있다. 〈잔디숲 속의 이쁜이〉에는 주인공인 이쁜이라는 개미가 규범으로 얽매인 삶에서 벗어나 자유와 사랑이 넘치는 나라를 찾아가기 위해 온갖 고난을 겪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개미의 생태나 삶의 모습이 과학적으로 그려진다.

--- 그의 동화를 읽는다는 것은 곧 우리 역사를 읽는거나 마찬가지이다. 이원수는 우리 역사에서 가장 첨예하게 갈등하며 흘러온 귀중한 순간순간의 흐름을 전혀 놓치지 않고, 그대로 어린이들에게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 고 있다. 〈5월의 노래〉는 이원수가 해방 이후에 일제 시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소년소설이다. 일제 시대라는 어둡고 쓸쓸한 공간에서 일본인의 탄압을 받아야만 했던 경험은 그대로 그의 가슴에 깊이 박혀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호수 속의 오두막집〉에는 북으로 갔던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가 물 속에 잠겨 버리는 집을 떠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즉 분단으로 인해서 우리 겨레가 겪는 아픔을 통해 통일의 당위성을 깨달아 가도록 한다. 불의한 힘을 멀리하고 정의를 옹호하는 마음을 길러 가게 하는 〈명월산의 너구리〉, 전태일의 삶을 다룬〈불꽃의 깃발〉, 4·19 혁명을 다룬〈벚꽃과 돌멩이〉 등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 준다.

그가 동화에서 다루는 주제는 통일, 민주주의, 생명 존중, 더불어 사는 삶, 정의 등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문제, 부딪치는 모든 문제이다. 그는 이 모든 문제를 아이들의 눈으로 다룬다. 투철한 역사 의식과 인간에 대한 사랑이 그의 작품 세계를 이루는 뼈대이다.

* 작품 목록 *

- 소년소설

<지혜의 언덕>(1979), <해와 같이 달과 같이>(1979초판, 1990개정판)

- 장편 동화

<숲 속 나>(1995), <잔디숲 속의 이쁜이>(1998)

- 중·단편 동화

<나의 그림책>(1976), <루루의 봄>(1976), <미동이의 모험>(1975), <희수와 일락>(1976), 불새의 춤>(1970), <희야의 소라고동>(1957), <쑥>(1975), <바람과 소년>(1976), <불꽃의 깃발>(1969), <꼬마옥이>(1953~55), <갓난 송아지>(1973), <여울목>(1979), <엉겅퀴>(1969), <밤안개>, <도깨비와 권총왕>  

- 한국 창의독서 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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