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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 2022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라자니 라로카 지음, 김난령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6월
평점 :
오늘은 요즘 저와 릴리가 함께 나눠읽고 있는 책 한권을 소개하려고 해요 사실 처음에 표지를 보고 생각한 것은 사춘기 소녀의 마음과 감정을 담은 책이라고 생각했고 혹시 모를 인종차별에 대한 어두운 이야기가 있을까.. 역간의 염려를 담아서 읽기 시작했어요 얼굴 표정에서 밝고 힘찬 기운보다는 조금은 정적이고 차분하면서도 약간은 어두운 느낌이 있었는데 책의 내용을 하나씩 만나보면서 사춘기 소녀의 머리속 여기저기를 함께 들여다 보는 느낌이 들어 충분히 재미있고 또 감동적인 이야기 였답니다 ^^
사실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출간되는 책들 중에 수상작을 고르면 크게 실패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번 책 역시도 2022년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한 작품이라 더 기대를 가지고 시작했던 것 같아요
뉴베리상은 1922 년에 제정되어 현재까지도 아주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어린이 문학의 노벨상이라고도 불리는데요 매년 1개의 대상 작품과 2~4개의 아너상을 수여하고 있다고 해요.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책은 2022 년 뉴베리 아너상을 수상한 것이구요 책을 읽기 전인데도 이미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은 작품이라는 사실에 푹 빠져드는 것 같아요 ㅎㅎ
책의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보게되서 일단 찡..하고 들어간 것 같아요 사실 이 책의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문고판의 글이 아니라 시를 모아놓은 책인데 118개의 시가 이어져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형식이예요 그래서 글밥이 많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기도 하고 표현 하나하나에서 작가의 감정과 의도를 상상하게되는 즐거운 시간을 가질수도 있는 것 같아요 운문소설이다보니 약간의 리듬감도 느껴지는데 이 부분은 아마도 원서에서 더 명확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해요 ^^
또하나 좋았던 것은 책 시작에 QR코드가 있어서 그것을 통해 당시대(1983 년)의 음악들을 유튜브로 만나볼수 있었다는 점인데요 어쩌면 이런 작은 요소 하나하나가 더 작가의 생각에 독자들을 닿게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살며시 해볼수 있었어요
그리고 추천사들을 살펴보다보니 이런 부분이 있더라구요
“이 가슴 아픈 운문 소설은 엄마가 암과 투병하는 동안 인도계 미국인으로서 세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기 위한 레하의 여정에 대한 진심 어린 탐구이다. 신화의 강력한 은유와 이미지는 그녀가 자신을 갈라놓았다고 느꼈던 것이 실제로는 그녀를 온전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 뉴베리 심사평 中
자신을 인도인과 미국인으로 갈라놓고 늘 그 안에서 고민하고 생각 속에 잠겨야하는 레하에게 엄마는 어떻게 다가갈까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 두분은 모두 인도인인 레하는 사립학교의 기숙사생활을 하는 동안은 미국인으로 살지만 주말에 집으로 돌아와서는 온전한 인도인으로 살아가요 자신의 삶은 이렇게 갈라져있다고 이야기하지만 책 속의 이야기를 만나다보면 알수 있어요 미국인으로써 사는 시간에도 그녀는 인도인으로써 지켜야하는 것들을 지켜야하고 인도인으로써 사는 시간에도 그녀는 미국인처럼 살기 위해서 많은 고민과 충동을 느낀다는 것을요
사실 제목에서 이 책의 이야기를 전혀 가늠할 수 없었기에 어떤 의미인지가 너무 궁금했는데 그것은 엄마와 관련된 이야기 였던것 같아요 엄마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지만 미국으로 와서 할수 있는 일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거셨다고 해요 혈액을 빠르게 돌려서 세포 수를 헤어리는 일인 전형검사를 하시는 엄마의 일..
책의 이야기 중에 이런 내용이 있어요
" 혈액 속에 있는
적혈구는 산소를 운반하고
혈소판은 피를 멈추게 하고
백혈구는 외부 침입자로부터 우리 몸을 보해해 줘"
"세포들과 혈장을 모두 합친 피를 "전혈"이라고 불러
바로 이 완전한 하나 된 혈액이 우리 몸에 흐르는 거야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가
바로 우리의 동맥과 정맥
그리고 심장에 흐르는 소중한 생명의 강이지"
그리고는 다시 책의 제목을 살펴봤어요
부분과 부분이 있어야 오롯이 완전한 하나가 된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이야기 하고 싶었겠구나.. 인도인으로써의 레하와 미국인으로써의 레하가 각자의 역할을 해내면서 그 안에서 잘 살아내야 레하는 완전한 그녀의 삶을 살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구요
사춘기 즈음 되는 아이들은 가끔은 뾰족하게 굴지 않아도 되는 것에 뾰족해져서는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게되는 것 같아요 또 반대로 닫지 않아도 되는 문을 닫고 생략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생략해서 스스로를 숨기기도 하구요
사실 이 책은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읽으면 많은 공감과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봤어요 릴리가 딱 그 나이이기도하고 이 주인공의 많은 생각들을 엄마라는 독자보다는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사춘기소녀의 입장에서 대하면 얼마나 더 많은 공감을 만들어내고 스며들수 있을까? 하는 기대까지 하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책 속에서 또 어떤 이야기는 (아직 소녀감성이 남아있는 것인지 몰라도) 저의 마음에도 와닿는 시도 있었어요 지금 엄마들의 연령대에는 아마도 사춘기때 라디오를 들으면서 많은 감성을 공유하고 또 키워왔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녁마다 라디오를 통해서 들려지는 노래를 들으면서 왠지 모르게 나의 이야기 같고 또 실제로 그렇기도 했던 시간을 고스란히 다시 공감 할 수 있었어요
저는 사연을 보내고 노래를 신청하는 것을 즐기는 아이는 아니었고 그냥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고 녹음하면서 나름의 감성을 만들어가는 아이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책속의 이 부분이 어쩌면 딱 그때의 저의 마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어떻게 우리 마음에 쏙 드는 음악들만 골라서
들려주는 걸까?
마치 우리 마음에 들어왔다 나온 것처럼 말이야
가끔 사람들이 전화로 신청곡을 주문할 때도 있지.
하지만 난 그러고 싶지 않아.
주문하지 않았는데도
내가 듣고 싶었던 음악이 나오는 마법을 깨고 싶지 않거든"
늘 아이의 부족하고 위태로운 부분이 더 확대되어 보여지는 것만 같은 조바심이 몸에 베인 부모의 모습일지라도.. 레하의 부모님처럼 늘 기다려주고 존중해주되 지켜야할 것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표현하는 부모의 모습일지라도.. 모두 다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또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레하는 이미 알았을까요?
인도에는 정말 많은 신이 있다고들 하죠? 그런데 이 문장을 보면 그럴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바라건데, 우리 릴리도 이렇게 저를 믿고 의지하고 아직은 스스로 선택하고 조절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바라봐주었으면 해요
" 우리 엄마 아빠가 신이고
엄마 아빠의 얘기가 바로 경전이야"
사실 이 봉함엽서에 대한 이야기는 꼭 릴리에게 함께 읽어보자고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그게 아니라 혼자서 충분히 생각하면서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주면 좋겠어요 아마도 그것이 더 필요할 것 같아요
봉함엽서의 특성상 조심해서 띁어야 안쪽에 쓰인 정성스런 이야기가 손상되지 않기에 이 엽서를 받은 사람들은 아마도 정말 설레이는 마음으로 조심조심 개봉을 하게 될 것 같아요 그 안에 있는 글자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하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편지를 다시 한번 읽어 내려가 봅니다 그리고 또 명필은 아니지만 흉내내에 필사도 한번 해봅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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