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급하게 맥주를 마셨다. 며칠 동안 그랬고 급하게 살이 쪘다. 운동 덕분에 그나마 건강하게 살찌는 중인가봄.
맥주를 마시지 않는 방법이 있을까. 오백미리 마시고 꺼억꺼억 트림하면서 과자 씹어 먹는 게 왜이렇게 좋은 걸까.
물론 거기에 괜찮은 영화나 드라마가 함께 있어야 한다. 생각해보니 집에서 혼자 맥주를 마실 때 무언가를 보지 않으면서 마신 적은 없다. 눈 앞엔 항상 화면이. 책을 읽으면서 맥주를 마신 적도 있는데 그건 뭐랄까 맥주를 마시고 싶은데 책을 포기 할 수 없어서 한 선택이었다. (올해는 스토너였따!!) 주말동안 내가 본 것들은 프로듀사와 댄싱나인과 무한도전과 NCIS뉴올리언스 두 편과 더 라스트 맨 온 어스 마지막화와 라디오스타. 아 삼시세끼도. 이런 삼시세끼. 하나 당 대충 한 시간으로 잡는다고 해도 족히 일곱 시간이다.
어제도 일어나 미드를 보다가 이건 아니지 싶어서 빨래를 개고 씻고 동네 책방 만일에 가려고 나왔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그 바로 앞에는 전부터 들러보고 싶었던 식빵 전문집이 있었는데 다 팔리고 문을 닫아,...아............나는 망연자실하여 길을 거닐다 몇 명에게 전화를 해보았는데 누구도 전화를 받지 않.........다가 같은 동네에 사는 언니가 전화를 받아주었다. 새로 문을 연 교회 건너편에 있는, 언니의 이름과 같은 이름의 카페 테라스에서 찬송가를 들으면서 커피를 마셨다. 언니에게 내가 쓴 걸 보여주었더니 언니는 좋다 좋다고 말해주었다. 좋다 좋다 우쭈쭈 들으니 열심히 쓰고 싶은데 그러고 저녁 먹고 집 들어와서도 과자에 맥주 마셨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체모를 쥐포까지. 심지어 잠이 오지 않아서 네 시까지 잠을 못잠. 지금 얼굴이 뜨겁. 잠 못자면 얼굴이 뜨거워진다. 눈은 이 뜨거움의 시발점인듯. 제일 뜨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