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들 진정한 도피처 멀리서부터 수많은 거짓들을 거치며

(…)

 홀로 서 있는 작은 몸 작은 덩어리 잿빛의 뛰는 심장.

 달라붙은 잿빛의 작은 몸 먼 곳을 마주한 뛰는 심장. 작은 몸 작은 덩어리 무성한 음부 엉덩이 회색으로 물들어 갈라진 유일한 덩어리. 몽상 그것들을 흩어지게 하는 새벽 그리고 황혼이라 불리는 다른 것.

<없는>, 사무엘 베케트

 

 

 이제 해도 빨리 지고 날은 추워지고 얇은 코트로는 버틸 수 없겠구나 싶을 정도로 추워지고.

 왜인지 배는 자주 고프다. 엄청나게 고프거나 엄청나게 배부르거나. 속 편할 땐 속이 편해서 신경도 안 쓰나.

 알렉시예비치 새 책이 나와서 결제를 해야 하는데 아직 첫 장도 펼치지 못한 책이 왜이리도 많나...아아 결국 올해 한 번도 펼치지 못한 책이 있다니. 충격적이야. 

 합정에 나오는 길에 알라딘 중고에 들렀는데 득템을 했다.

 <미국의 송어낚시>와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가 그 아이템인데, <미국의 송어낚시>는 아무래도 어제 알라딘에 들어와 결제를 할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이렇게 나를 기다리고 있었구나. 감동의 눈물은 흘리지 못하고 추우니 콧물 조금.

 오늘 기욤 아폴리네르의 <사랑받지 못한 사내의 노래>를 다 읽었다. 중간에 오타가 있는 것 같던데... 아폴리네르 시집 처음 읽었는데 발레리나 말라르메보다 좋았...다시 읽으면 또 모르지만. 리...리뷰를 쓰고 싶다...근데 못 쓰겠어...

 정리되지 않는 하루. 정리할 것도 없는 하루. 

 둘 중엔 뭐가 더 괴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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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1-25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발레리보다 아폴리네르의 시가 좋았어요. 두 사람 시가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정감이 느껴지는 시는 아폴리네르입니다. ^^;;

이름 2016-11-26 13:02   좋아요 0 | URL
정감이 간다는 표현에 완전 동감해요. 읽는 동안 쓰는 아폴리네르의 표정이 참 궁금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