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마지막 달이지. 그래서인지 올해 마저 다 읽지 못한 책들을 다시 꺼내기도 하는 달.

 

 

 

 

 

 언제 처음 펼쳤는지도  기억이 안 나네. 계속 꽂혀 있기만 해서 이 좋은 책들 왜 내가 안 읽고 있었나 싶고 약간 자괴감도 들...지는 않았고. 요 며칠 이 책들을 마저 읽었다. 황현산 슨생님 책 좋은 건 당연하고 성동혁 시도 참 좋았는데 그러니까 가끔 이런 문장들이 꽂혀 있는 것이다.

 

나는 너를 사랑해

내가 네게 명명한 폭력

<6> 中

 

 혹은

 

 눈이 녹고 손목이 가늘어진다 혼자 어른이 되는 게 죄를 짓는 일 같다 유리 가득, 울지 않는 아이들의 발꿈치

<퇴원>中

 

 다시 읽은 뒷 부분 중에선 이 두 시가 좋아서 여러 번 읽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봄.

어떤 시가 좋다고 분명히 느끼는데 이 시가 무엇때문에 좋은지는 정확히 설명할 수 없음. 이건 쓰는 순간과 그렇게 멀지 않을 수도 있겠다. 특히 시라는 장르에서 이걸 많이 느끼게 되는 듯. 편한 생각인가 싶기도 하고. 잘 모르겠고. 모르는 것 투성이고...

 

 

 여행 중 팡테옹에 간 이후 나는 <목로주점>을 이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 다락방님 페이퍼를 여행 중에 보기도 했다. 이것 그래서 오자마자 책을 주문했다. 그리고 나는 읽었지.

 아 제르베즈의 삶은 모두의 삶인 것만 같아서 나는 얼마나 가슴 쥐어 뜯겼던가. 바로 <나나>를 읽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에밀 졸라 책 연달아 읽는 건 조금 힘들 것 같아. 한 해에 한 권 씩만 읽어야지. 그런데 내년은 이 주밖에 남지 않았지? <나나>를 주문해야겠.

 

 

 

 

 

 <이름 붙일 수 없는 자>보다 먼저 꺼내 읽었다. 짧은 텍스트니까,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펼쳤다가 괴로움. 좋은 문장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덮었다 펴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일단 이 책은 아름답다!! 내년엔 <이름 붙일 수 없는 자>를 읽어야지! 천천히 씹어 먹어야지!!

 

 12월 얼마 남지 않았고 지금 내 옆엔 <미국의 송어낚시>가 있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며 순천에 갔다 오겠지. 사고 싶은 책은 언제나 많고 사두고 읽지 못한 책 또한 언제나 많다. 결국 내년으로 넘어가는가...내년에는 더 읽고 쓰는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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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2-27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에는 이름님의 글을 자주 봤으면 좋겠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