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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철학 입문 - 후설에서 데리다까지 ㅣ 북캠퍼스 지식 포디움 시리즈 2
토마스 렌취 지음, 이원석 옮김 / 북캠퍼스 / 2023년 9월
평점 :
요즘 개인적으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는 중인데 쉽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솔솔하다. 철학은 결국 사람의 이야기이고, 신학은 이런 사람을 사랑한 하나님의 이야기이라 더욱 흥미롭고 재미나다. 그중에서도 20세기의 철학은 더 많은 관심을 쏟게 되는데 길지 않지만 20세기를 직접 경험하면 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20세기의 철학을 살펴보려고 인터넷에서 검색도 하고 여러 책들도 보았는데 너무 광범위해서 도저히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토마스 렌취의 <20세기 철학 입문>을 읽으면서 이런 고민이 모두 사라졌다. 후설에서 데리다까지라는 부제처럼 20세기의 철학을 두루두루 아우르는 책이라 개략적인 흐름과 의미, 사상들을 살펴보기에 적절하기 때문에 별다른 부담 없이 읽어보았다.
하나의 사상을 간단한 입문서로 이해한다는 건 말도 되지 않는 얘기라 이 책으로 20세기의 철학 사상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흐름이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까지 이르렀는지는, 즉 20세기 철학의 계보 정도는 나름 정리해볼 수 있는 책으로 권할만한 책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키르케고르, 마르크스, 퍼스, 니체, 프레게, 프로이트, 아인슈타인이라는 뛰어난 사상가들의 사상이 20세기 들어와 어떤 식으로 이어져갔는지를 설명하는데 한 번도 제대로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사상도 적지 않아서 입문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사상을 배운다는 건 결국 인간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함께 살아갈 방안을 찾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할 필요도 없지만 분열의 모습으로 얼룩진 오늘날의 사회를 보면 이런 생각이나 사상의 융합이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간단한 입문서이지만 이 책이 그런 융합과 조화의 과정을 이루는 첫 걸음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