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뇌 인류 성공의 비밀
매튜 D. 리버먼 지음, 최호영 옮김 / 시공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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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나는 독신주의자였다.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하나 둘 씩 친구들이 결혼을 하고 만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왠지 모를 공허함에 빠져들었다. 그때 친구의 소개로 만난 사람이 지금의 아내이다. 그 이후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러면서 이런 게 행복이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책에 보니 결혼은 사람들에게 연간 10만 달러 이상의 추가 소득을 버는 행복감을 가져다준다고 한다. 매일 만나는 친구가 있는 사람도 이와 비슷한 정도의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돈을 많이 번다고 더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부부 관계, 친구 관계, 이웃 관계 등을 어떻게 가지냐에 따라 행복의 수치가 달라진다. 이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적 관계를 추구하는 힘이 인간의 행동을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힘들 중 하나이다.

 

저자의 생각에 공감되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기 위해 우리는 끝없이 공부한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마음이론과 다름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능력을 사용하는 심리화 작용을 생각해봐도 그렇다. 무슨 일을 하든지, 협력 관계이든지, 혹은 경쟁 관계이든지 간에 상대방의 마음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이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조정하는 삶을 살게 된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동료나 거래처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에 따라 업무의 결과도 완전히 달라진다. 직장 생활 자체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는 좋은 관계로 이루어진 사내 분위가 기대 이상의 실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처럼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회사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이다. 업무의 결과와 바로 직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인류가 앞으로 얼마나 발전할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그렇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 이런 행복한 삶은 다른 데서 찾을 필요가 없다. 친구와 나누는 커피 한 잔, 식탁에서 이루어지는 가족 간의 대화, 이웃들과 나누는 정이 바로 우리의 삶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우리는 사회적 관계를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사회적 뇌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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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상상력으로 비상하라 - 미래 사회를 이끄는 컬처 파워 전략
황인선 지음 / 대림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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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자원이 충분한 나라가 아니다. 아니, 어찌 보면 천연자원이 아주 부족한 나라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기술적으로 세계에서 최고 위치에 올라서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기술력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분야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우리나라는 원자재를 공급하는 국가도 아니고, 최종 완성품을 생산하는 국가도 아니다. 산업적으로 분류하자면 중간재를 공급하는 국가이다.

 

이런 경제적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어느새 중국은 수많은 분야에서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나라로 성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우리나라가 점유하고 있는 시장을 머지않아 중국에 뺏길지도 모른다고 예측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여러 해결책이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문화가 답이라는 것이 수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금도 K-pop이다 한류다 해서 한국 문화가 세계 도처에서 수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보다 훨씬 더 큰 시장이 우리에게 펼쳐질 것이다. 바로 문화라는 영역에서 말이다.

 

그렇지만 이런 예상과는 달리 아직은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특히 기업의 인식은 상당히 부족한 듯하다. 저자도 말하지만 문화에 대한 기업들은 문화가 수익적인 면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그저 생색내기의 일환으로 메세나를 자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말 기업들이 생각하듯이 문화는 그저 생색내기용에 지나지 않을까? 저자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앞으로는 문화가 기업의 본질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문화 전략 메트릭스를 4단계로 구분해서 설명한다. 단순한 모방의 단계인 인형에서, 예술적 모티프를 제품이나 서비스에 깊게 결합시키는 데카르트, 일종의 플랫폼 전략으로 기반, 공유, 양방향성의 의미를 가진 사랑방, 마지막으로 기업 브랜드 철학과 결합도가 높은 산타. 저자는 모든 기업들이 산타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각 파트가 끝나는 부분에 저자가 제안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문화 복합 단지에 대한 구상은 나 역시 예전부터 생각해보던 사업 방향성이었다. 특히 중국인을 대상으로 생각했던 방향이었는데,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많은 중국인들이 우리나라에는 문화적으로 즐길만한 것들이 별로 없다는 불평을 자주 한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이후에 줄곧 생각해온 사업 아이템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적지 않은 자금과 공간이 필요하다보니 이를 해결하는 일이 만만치 않아 일이 진행이 상당히 더뎌지고 있다.

 

문화는 분명히 미래 산업의 주축이 될 것이다. 그것이 대중문화이든, 엘리트 문화이든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문화라는 미래 산업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금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기업적 차원에서, 개인적 차원에서 모두가 준비해야 할 국가적 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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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삼바
델핀 쿨랭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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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 사람들이 꿈을 품고 찾아오는 나라가 되었다. 이는 주변을 둘러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어느덧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 땅에는 어떻게 오게 되었을까? 이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불법체류자, 좀 더 넓게는 이주민들의 이야기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하게 다루어지는 것 같다. 그 중에서 프랑스가 처한 사회적 단면은 얼마 전에 읽은 <죽을 줄 몰랐어>라는 책에서 어느 정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죽을 줄 몰랐어>는 프랑스에서 실제 일어났던 일로 아랍계 이주민들의 모습을 다룬 책이다. 반면에 이번에 읽은 <웰컴 삼바>10년 간 프랑스에서 살았지만 체류증 문제로 프랑스에서 추방될 위기에 처한 삼바(춤 이름이 아니라 사람 이름이다)의 이야기이다.

 

사실 불법 체류자들의 상황이 어떤지 평상시에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다. 그들도 우리처럼 누군가의 아들이자, 오빠이고, 남편이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완전히 별개의 존재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다. 그저 그들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이 책을 읽으며 그들이 느꼈을 고통과 외로움이 절절히 다가왔다. 특히, 삼바의 삼촌 라무나가 프랑스 생활을 정리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할 때 삼바가 느꼈던 감정이 나의 마음을 너무나 아프게 했다.

 

그는 그곳에서 그에게 목소리와 이름이 있다는 것을, 그가 생각하고, 울고, 웃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유일한 사람을 잃게 될 것이다. 그는 미쳐 버리거나 거지가 되고 말 것이다..... 삼촌이 없으면, 그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말 것이었다.(P.121)

 

아무도 그 존재에 의미를 두지 않는, 살아있지만 그 어떤 사람에게도 살아있는 존재가 아닌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 상상만으로도 너무 끔찍하다. 삼바가 바로 그런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런 삼바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삼촌 라무나가 없다면? 그 생각을 하니 나 역시 소름끼치게 두려웠다. 아무도 나를 바라보지도, 내 말을 듣지도 않는 삶. 그런 삶을 살아갈 자신이 내게는 전혀 없다.

 

삼바는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어쩌면 이름 없는 존재가 되어버릴지도 모르는 삶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그의 모습은 나에게 수많은 화두를 던진다. 과연 나는 어떻게, 어떤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영화로도 개봉된 이 책은 <죽을 줄 몰랐어>와는 그 분위기 사뭇 다르다. 후자가 침울하고 슬프고 아픔으로 얼룩진 겨울 같은 느낌이라면 이 책은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 따뜻하고 화사한 봄볕이 스며드는 듯한 느낌의 이야기이다. 우리네 삶에도, 또한 그들의 삶에도 얼마 남지 않은 봄날의 따뜻함이 함께 하는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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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황제
김희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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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황제>, 제목을 보고 내 얘기를 하는 줄 알았다. 그만큼 나는 라면을 좋아한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책 속에 나오는 라면의 달인 김기수씨 정도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즐겨 먹는다. 와이프랑 마트에 가면 새로 나온 라면이 없나 찾아보고 있으면 무조건 사서 먹어봐야 한다. 아무리 와이프가 뭐라고 해도 내 귀에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오로지 먹어봐야 한다는 궁금증과 사명감 밖에는.

 

그런데 저자는 이런 라면이 그 유해성 때문에 지구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한다. 이런, 이런. 세상에 사라질 게 따로 있지 라면이 사라졌다니. 나처럼 라면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전 세계적으로 결집된 음식은 라면 말고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인데 이게 말이 되는 건가 싶다.

 

가벼워 보이는 이 단편 소설이 살짝 무거워진 것은 만두집 아저씨의 이야기 때문이었다고 해야 할까? 단순히 라면의 달인이 27년 간 라면을 먹었다는 이야기가 이제 라면의 달인이 라면을 먹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으로 넘어간다. 왜 그는 라면을 먹어야만 했을까? 입이 근질거리는 하지만 여기서 말할 수는 없겠다. 궁금하면 직접 읽어보시길....

 

이 책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책 속 내용들이 진짜 현실에서 있었던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 인터넷 검색을 하게 만들 정도로 현실적인 이야기나 역사적 이야기와 상상의 이야기가 잘 버무려져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저자가 문단에 등단하게 된 작품인 <교육의 탄생>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국민교육헌장과 천재 소년과의 관계,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아 보이는 둘의 관계는 작가의 상상력 속에서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국민교육헌장을 외워야 했던 내 입장에서 국민교육헌장에 담긴 세뇌 의도는 나를 분노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정말 그랬다면 말이다.

 

9편의 작품들이 참 독특하고 재미있다. 외계인이 등장하고, 페르시안 양탄자에 얽힌 역사적 사실들을 추적해보기도 하고. 각 단편들은 따로 또 같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 만큼 라면의 이야기로, 외계인과 우주선으로, W시로 서로 얽히고설켜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의 박생강 작가가 떠올랐다. 빼빼로와 외계인을 연결해서 삶의 단편들을 재미나게 묘사했던 박생강 작가나 라면과 외계인, W시를 연결한 김희선 작가, 이들 젊은 작가들의 기발한 이야기들이 나를 너무나 즐겁게 해주었다. 이들이 앞으로 어떤 작품들을 내놓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작품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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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국가 - 세월호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
김애란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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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능력자다().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어떻게 이런 게 안 보일 수가 있지? 조금만 신경 써서 보면 바로 보일 텐데. 아니, 내가 능력자라서 그런가. 내게는 다른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빈 공간이 너무나 선명하게 보이는데. 평형수만 조금 빼도 얼마나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는데 어떻게 그런 공간이 보이지 않는다는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능력자다().

사람들은 참 아껴 쓸 줄을 몰라, 물건 귀한 줄 모르고 쯧쯧. 우리가 언제부터 그렇게 부자로 살았다고. 뭐든 아껴 쓰고, 고쳐 쓰고, 다시 쓰고 해야지 말이야. 아무리 낡았어도 이리 저리 땜빵하고 개조하고 증축해서 활용하는 나처럼 말이야.

 

나는 능력자다().

멀리서 나를 구하러 오는 해경의 구조선 소리가 들린다. 얼른 나가야겠다. 다른 사람들도 구조선이 오는 소리를 들었겠지. 못 들었다고 해도 어쩔 수 없고들을 수 있는 능력을 제대로 가지지 못하고 태어난 걸 탓해야지, 어떻게 하겠어. 다 타고난 지 복인데.

 

나는 능력자다().

말만 했다 하면 모든 사람들이 내 말을 철썩 같이 믿는다.  우찌 그리 잘 믿던지. 이번에도 그랬다. 말을 많이 할 필요도 없다. 철저하게 밝히겠다고. 그저 그 말 한 마디면 되었다. , 진상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그때 가서 또 다시 내 능력을 발휘하면 되겠지. 지들이 어쩌겠어. 안 넘어가고 배기겠어.

 

나도 능력자일까?

숨바꼭질을 잘하는 것도 능력일까요?

 

그 밖의 능력자들

수많은 사람들이 회한의 눈물을 흐릴 때 웃으며 포즈를 취할 수 있는 능력자.

긴박한 상황에서도 여유를 가지고 지켜만 볼 수 있는 능력자.

누가 말해주면 그대로 똑 같이 다시 말 할 수 있는 능력자.

 

이런 능력자들이 이끌어가는 이 나라를 눈 먼 자들의 국가라고 하다니

당신 미친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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