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나는 오늘도 소진되고 있습니다 - 스트레스와 피로에 휩싸여 '격렬히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번아웃 증후군 극복 프로젝트
이진희 지음 / 대림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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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4개를 줄까 3개를 줄까 고민했다. 요새 부담스러운 일이 떨어지고 향후 몇개월간의 삶에 대해서 힘든 생각만 자꾸 들어, 우연히 눈에 띈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 아니라 이렇게 충동적으로 읽어내려가는 책은 보통 기대에 못미치기 마련인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역시나 내 기대만큼 쏙 맘에 든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나름 얻어가는 부분들이 있어 별 4개로 결론이 났다.

번아웃. 예전에는 관심도 없었던 단어였는데 어느덧 이에 대한 책을 충동적으로 읽고 있으니 조금 우습기도 하다. 몇 년전까지 나는 의지와 그에 맞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인다면 뭐든지 다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었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정말 오만한 생각이었고 나를 아끼지 못하는 치기어린 마음에 불과하다. 물론,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건 당연히 바람직하다. 하지만 내 스스로에게 휴식과 여유를 주지 않고 그저 채찍질만 해버린다면 그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할 뿐더러, 나중에는 목표를 향해 나갈 의지조차 잃어버리게 된다는 걸 이제는 안다.

일반적으로 번아웃은 우울증과 유사하다고들 하고,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런 면에서 저자가 초반에 번아웃과 우울증을 비교하고 그 차이점을 분석하는 게 매우 신선하고 적절하게 다가왔다. 뭐든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그에 맞는 처방을 할 수 있는 듯하다. 번아웃은 우울증과 달리 업무나 학업 관련 부분에서 발생하며, 쉬지 않아서 생긴다는 것, 그러기에 업무량을 조절하고 충분히 쉬어줘야 한다는 것이 강조되어 있다. 그러면서 다양한 번아웃 탈출 방법을 제시한다.

기억에 남는 방법들은 자신에게 위로의 말걸기, 감사/다행 일기 쓰기, 자신의 일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기, 운동요법 등이었다. 다만, 저자가 한의사여서 그런지, 한의학적인 접근방법이 많이 쓰였는데 이에 관심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그런 접근방법이 별로 와닿지 않았다. 특히, EFT 프로그램이나 배치 플라워 등은 좀 특이한 방법이라서 그런지 글의 흐름과 다소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정신의학과 한의학의 관점에서 쓰인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번아웃에 대해 쉽게 접근하고 싶고 생활속에서 극복방안을 모색하고 싶은 분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물론 이 책에서 제시한 방안들을 실천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지만, 가끔씩은 이런 책을 읽는다는 거 자체가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한다. 여전히 연말까지 머리아픈 일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이 책을 기반 삼아 조금씩 앞으로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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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 0~2세편 - 0~2세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아이 성장에 관한 모든 것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
신의진 지음 / 걷는나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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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엄마가 세계의 전부고, 그렇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기에 엄마만 찾고, 가끔씩은 아빠의 손을 뿌리치는 것이 그렇게 섭섭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그 정도가 심해지고 농담처럼 "딸아이의 권력순위가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아빠는 3위 혹은 4위에 불과하다"라는 말이 나올 때쯤 내가 조금더 딸아이의 관계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 문득 아내가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와 달라고 했다. 아이의 마음을 알고 싶고, 아이와 좀더 소통하고 싶었던 내게 "아이심리백과"라는 제목은 책장을 펼쳐 이 책을 읽어나가게 했다. 내 관점에서 바라보는 아이만 생각했을 뿐, 아이 관점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알고 싶었던 거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너무 뻔하게도 기승전"애착" 혹은 기승전"사랑"이다. 그래서 회사 선배에게 이 책의 저자에 대해서 물었을 때, "다소 추상적인 내용으로 글을 썼고 책의 내용상 실질적인 조언이 부족하다"는 평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회사 선배의 말에 일정정도 공감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의 방향성을 깨닫게 되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어린아기이기 때문에 내가 하자는 대로 따라와야 하고, 얘의 자유의지는 고집이라고 느꼈던 나의 생각이 잘못이었던 것 같다. 이제 자기가 세계를 탐색하고 스스로 하고 싶은 것도 많다는 점, 부모와의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제1순위 과제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사랑으로 대하되 되도록 아이와 많이 소통하고 한 인격체로서 자율적인 의지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점 등등 얻게 되는 것이 많았다. 세부적인 스킬들은 그리 많지 않지만 전체적인 방향성을 잡아주기에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내 태도에 변화가 있었는지 아이도 눈에 띄게 나를 따르는 게 느껴진다. 육아 관련서적을 꼭 엄마만이 아니라 아빠들도 읽어볼 필요가 있는 듯하다. 자식과의 따뜻하고 원만한 관계를 꿈꾸는 아빠들이라면 아이가 아직 많이 자라지 않았지만 아이가 무엇을 느끼는지 0~2세 때부터 파악하는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엄마는 물론이거니와 육아에 대해 일정정도 관심이 있고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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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 대한민국이 선택한 역사 이야기
설민석 지음, 최준석 그림 / 세계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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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국사는 나에게 정말 쥐약같은 과목이었다. 몇천년에 걸쳐 암기해야 할 사항이 계속 쏟아져나오는 과목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던 거다. 암기를 그다지 잘 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었기에 당연히 국사를 엄청나게 싫어했다. 당시 누군가 내게 무슨 과목을 제일 싫어하냐고 물었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국사를 꼽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역시 사람은 변하긴 변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도 싫어했던 역사라는 분야가 이렇게 흥미롭게 다가올 줄은 미처 몰랐다. 더군다나, 재미를 느끼는 정도를 떠나, 역사 공부를 충실히 하지 못했음을 아쉬워하고, 이제 성인이 되어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이 안타까워질 줄이야.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거다. 시험이라는 압박감에서 한걸음 물러서서 편안하게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크겠지. 그리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세상을 조금은 더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겼기에 역사가 재미있어지는 측면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이라는 존재, 문화라는 존재는 예나 지금이나 그 본질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과거에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참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역사를 좀더 쉽고 친숙하게 찬찬히 설명해주는 친절한 책이 있다면 역사를 더 좋아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매우 성공적이다. 괜히 설민석이라는 사람이 역사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절실히 깨닫게 된다. 옆에서 1:1로 과외를 하듯, 그것도 똑같은 내용을 너무나도 흥미롭게 머리에 쏙쏙 집어넣어주는 쪽집게 과외선생님 같은 느낌이랄까. 대화체로 적힌 글투부터 시작해서 과거의 사례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현재의 사례에 빗대어 설명하는 능력까지, 책장이 정말 술술 넘어간다. 게다가 각 왕조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각 챕터 마지막에 마인드맵으로 정리하기까지 했다.

조선왕조실록과 관련하여 말이 필요없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교과서와 시험 대비용 요약서 등으로만 역사를 꾸역꾸역 머리에 집어넣기 바빴던 나같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진짜 역사를 입체적으로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하게 추천한다. 시간이 난다면 저자의 책들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든다. 책 읽을 시간이 그리 많이 나지 않아 아쉽지만, 그래도 열심히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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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열한 계단 : 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 - 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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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넓얕을 우연히 알게되고, 채사장의 글을 감탄하며 읽었었다. 그래서인지 일종의 편견이 생겼었던 것 같다. 채사장이란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책도 많이 읽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을 거란 편견.

인문학적 에세이라는 이 책의 첫머리에 진입했을 때, 나는 이것이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이 아닌지 의심했다. 지금은 각종 인문학 지식을 알기쉽게 정제하여 우리 앞에 선물하는 저자가 고등학교 때는 거의 반에서 꼴찌였으며, 고2 겨울방학 때까지 책을 제대로 안읽었다니..쉽게 믿기 힘들었다.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은 송두리채 날아갔다. 그만큼 자신을, 그리고 자신의 생각들과 삶을 솔직히 드러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용기를 내면서 다양한 주제를 연결하여 좋은 글을 우리 앞에 선사해줬다는 점에서 이미 이 책은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성장에의 욕구가 강렬한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결코 자신이 머무른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가고자 한다. 물론 그 양상은 저자의 말처럼 하나의 영역을 계속 깊이있게 파고들어갈 수도, 아니면 자신에게 익숙치 않은 불편한 분야를 마주하며 지평을 넓혀갈 수도 있다. 저자는 광활한 세상을 돌아다니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기꺼이 불편한 지식들을 접하라고 권한다.

중간중간 내용이 어렵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특히 채사장이 살아온 경험들, 그리고 그 시기마다 접했던 여러 신선한 지식들, 종종 나오는 채사장과 유명인들과의 가상대화가 섞인 서술이 맘에 들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삶을 살아가며 한단계 한단계를 올라가고픈 성장 욕구가 강한 사람들, 현실에 충실하면서도 현실 너머를 보고싶은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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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8-08-2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도 채사장의 진면목을 발견하게 해준 책이었습니다ㅎ
 
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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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온 줄은 알고 있었지만 한동안 관심 밖에 두다가 이슈가 된 이후 찾아 읽기 시작한 책. 분량도 많지 않았고 김지영씨와 동시대를 살아서 그런지 책장도 술술 넘어갔다. 그래서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남녀가 서로를 온전히 이해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남자로서 여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더 말할 것도 없고. 그래서 이 책을 더 읽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남자는 알 수 없는 동년배의 여자들이 지금까지 어떻게 대우받아 왔고 어떤 구조적인 이유로 고통받아 왔는지를 알 수 있어 좋았다. 막연하게나마 느껴왔던 여성에 대한 차별, 그리고 남자들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한가지가 어떤 관점에서 나온 것인지를 다시 돌이켜 볼 수도 있었다. 김지영씨의 생애를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시간 순으로 서술하면서 여자로서 겪을 수 있는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녹여낸 느낌이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글에서 읽었듯 이런 식의 이야기라면 정반대의 관점에서 서술하는 것도 가능하다. 주제를 명확하게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었겠지만 전반적인 남성상은 부정적 일색이다. 특히 가부장적인 시대를 살아온 꼰대들은 그렇다치고, 동시대를 사는 비슷한 연령대의 남자들조차 무능하고 개념없는 모습으로 그려졌다는 데에는 반감이 든다. 무엇보다도 며칠밤을 새어가면서 자신의 일과 삶에 헌신하는 여자를 대표적인 여성상인 김지영씨로 설정한 것이 실제의 현실에 맞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고 차별적인 상황이 있다는 점, 그리고 이를 위해서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감한다. 하지만 소설 자체와는 별개로 ˝여성혐오˝를 주장하는 마지막 부분의 서평에선 답답함이 밀려왔다. 여성에 대한 구조적/차별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과, 여성혐오가 만연해 있다는 건 전혀 별개의 문제다. 그런 관점으로는 문제해결의 동반자가 되어야 할 남성들을 배척하고 적으로 돌리는 것 밖에 할 수 없다.

이 책이 이슈가 되는 이유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기반이 되기 때문이지, 남성들은 이렇게 여성혐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 소설 중간중간 통계치와 근거자료로 가져온 내용들은 일부 고개를 끄덕이게 했지만, 일부는 안해서 못하게 된 건지/ 못해서 안하게 된건지에 대한 의문을 가져오게 했다. 어쨌든 남자들이 읽어야 할 책은 맞고 지금 이 시점에서라면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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