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 대한민국이 선택한 역사 이야기
설민석 지음, 최준석 그림 / 세계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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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국사는 나에게 정말 쥐약같은 과목이었다. 몇천년에 걸쳐 암기해야 할 사항이 계속 쏟아져나오는 과목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던 거다. 암기를 그다지 잘 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었기에 당연히 국사를 엄청나게 싫어했다. 당시 누군가 내게 무슨 과목을 제일 싫어하냐고 물었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국사를 꼽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역시 사람은 변하긴 변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도 싫어했던 역사라는 분야가 이렇게 흥미롭게 다가올 줄은 미처 몰랐다. 더군다나, 재미를 느끼는 정도를 떠나, 역사 공부를 충실히 하지 못했음을 아쉬워하고, 이제 성인이 되어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이 안타까워질 줄이야.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거다. 시험이라는 압박감에서 한걸음 물러서서 편안하게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크겠지. 그리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세상을 조금은 더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겼기에 역사가 재미있어지는 측면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이라는 존재, 문화라는 존재는 예나 지금이나 그 본질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과거에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참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역사를 좀더 쉽고 친숙하게 찬찬히 설명해주는 친절한 책이 있다면 역사를 더 좋아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매우 성공적이다. 괜히 설민석이라는 사람이 역사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절실히 깨닫게 된다. 옆에서 1:1로 과외를 하듯, 그것도 똑같은 내용을 너무나도 흥미롭게 머리에 쏙쏙 집어넣어주는 쪽집게 과외선생님 같은 느낌이랄까. 대화체로 적힌 글투부터 시작해서 과거의 사례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현재의 사례에 빗대어 설명하는 능력까지, 책장이 정말 술술 넘어간다. 게다가 각 왕조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각 챕터 마지막에 마인드맵으로 정리하기까지 했다.

조선왕조실록과 관련하여 말이 필요없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교과서와 시험 대비용 요약서 등으로만 역사를 꾸역꾸역 머리에 집어넣기 바빴던 나같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진짜 역사를 입체적으로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하게 추천한다. 시간이 난다면 저자의 책들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든다. 책 읽을 시간이 그리 많이 나지 않아 아쉽지만, 그래도 열심히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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