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데이가 들려주는 전자석과 전동기 이야기 -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75 과학자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131
정완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며 칠 전이었다. 초등학생 아들아이가 공부를 하다말고,

“엄마, 내가 신기한 거 보여줄게”

하며, 내 손을 끌고 제방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가위 날 부분을 손으로 잡더니, 책상위에 놓인 인버터스탠드 전원버튼에 댔다. 그러자 스탠드 불이 켜졌다.

“ 어때, 신기하지”
“ 그러게 ”

아이는 가위 날 부분을 버튼과 거리를 두고 멀리 잡아 다시 버튼에 댔다. 이번엔 불이 켜지지 않았다.

“ 이 버튼에 미세한 온도를 감지하는 센서가 있는 것 같다.”

미심적긴 했지만, 나름대로 결론을 내리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다음 날, 아이는 다시 내 손을 잡아  끌었다.

“ 엄마, 잘 봐”

이번엔, 가위의 플라스틱 손잡이 부분을 잡고 버튼을 대보기도하고, 연필을 대보기도 했다. 불이 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나무젓가락에 불을 달구어 대보기로 하였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때서야 도체와 부도체를 생각해 냈다. 그제서야 체온이 아니라, 사람의 몸에 흐르는 전류가 금속을 통해 전도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상식으로 생각해도 쇠붙이를 잡는 순간 열 전도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인데, 너무나 엉뚱한 추측을 했다. 과학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나의 모습을 한심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이 나나 우리아이같이 자신이 아는 과학지식을 일상생활에 적용을 잘 못한다. 특히, 기계공학과 관련된 모터라든지, 전동기 따위는 더욱 그러하다.

이런 나에게 ‘패러데이가 들려주는 전자석과 전동기’는 더 없이 반가운 책이었다. 일단,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 것이 고마웠다. 다른 책들도 그렇지만 과학책의 경우, 더욱이 그 짜임새가 중요하다. 특히, 요즘같이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얼마나 많은 량의 지식을 담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효과적으로 독자를 이해시키느냐가 과학책의 포인트다. 그 부분에 있어서 이 책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책장을 펼치면 우리는 전자기유도 현상을 발견해낸 페러데이로부터 아홉 번의 수업을 받게 된다. 이 아홉 번의 수업으로 ‘전류란 무엇인가요?’로 시작하여 ‘발전기의 원리’까지 배우게 된다. 각 단원은 순차적으로 진행되어 가장 기초적인 것에서 출발하여 뒤에 올 이야기를 준비시킨다. 설명방법은 그림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단순화하였다.  

그러면서도 이 아홉 번의 과학실험 수업은 매우 친절하다. 혹시라도 독자가 궁금해 할 부분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실험에 필요한 도구와 실험방법을 꼼꼼히 다루었다. 그 중에  초인종의 원리를 알아보는 다섯 번째 수업을 예로 들어보면,   

‘페러데이는 쟁반 아래에 전자석을 줄로 매달아 놓았다. 전자석은 건전지와 연결이 되어 있지 않은 책 쟁반 아래에 매달려 있었다.
 
  이것을 바로 스위치를 누르기 전의 초인종의 모습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이제 초인종이 울리게 해 보죠.

페러데이는 전자석이 감겨 있는 에나멜선의 양쪽 끝을 건전지에 연결시켰다. 순간 전자석이 위로 올라가 쟁반을 때리면서 소리가 울렸다.‘

물론, 이 실험수업도 그림이 설명을 돕고 있으며, 앞에서 전자석 만드는 방법과 전자석이 갖는 힘의 정도을 알려주는 충분한 실험수업이 있었다.   

초등학생들이나 보는 과학책에서 감동을 받았다면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감동은 문학작품에서만 받는 것이 아니다. 감동은 자신이 몰랐던 과학원리를 깨우쳤을 때도 받게 된다. 그래서 초등학생이 소설보다는 동화책을 읽고 감명을 받는 것처럼, 독자층에 눈높이를 맞추어 설명하는 것이 과학책의 기능인 동시에 미덕이란 생각이다.

* 자석, 건전지, 나침반, 에나멜선, 쇠못 따위의 간단한 도구를 이용해 전자석과 전동기를 만들수 있습니다. 이것은 다시, 자가부상열차, 스크루가 없이 움직이는 배, 전동기의 회전력을 이용한 기계들을 설명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