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왈라와 강에서 지조틀인들의 나라까지 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6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공나리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W*신기한 왈라와 강
 
 도시는 규칙적으로 움직였다.
 시계탑의 종소리는 일상 생활의 기준이 되어 사람들의 활동을 규제했고,
 모든 이에게 동일한 시간이 주어졌다.
 안개 속에서도 정오를 알리는 종소리는 어김없이 울려 퍼졌다.
 강물은 예전의 신비한 매력을 잃은 지 이미 오래였다.
 일을 하세, 일을 하세......  쉬지 않고 돌아가는 시계 바늘은 낡은 모자를 쓴
 야곱의 조급한 종종걸음을 연상케 했다. 사람들은 시간을 잴 줄 알게 되었고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려고 하지 않았다.
 게다가 집집마다 추시계가 생겨났다.
 도시의 거대한 심장인 시계탑이 그의 노래를 되풀이할 분신을 갖게 된 것이다.
 작은 금속 이빨들은 쉬지 않고 시간을 알려주었다.
 사람들의 삶을 조금씩 갉아먹으면서 말이다.

 


     X * 이야기 나라 싱리

  옛날 옛날에 대상들이 자나다니는 길의 교차로에 싱리라는 나라가 있었다.
  싱리는 상인들의 손바닥에서 달그락거리는 요란한 동전소리를 연상케 했다.
  하지만 사막의 건조한 바람은 싱리의 풀밭을 죄다 말라붙게 했고,
  도시를 황폐하게 만들었다.
  이제 이 나라에서 팔 수 있는 물건이라곤 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뿐이다.

 


     Y * 얄레우트인들의 나라

  노힉은 털과 깃털을 가지 대자연의 형제들과 서로 교감할 줄 아는 자신의 부족이
  몹시 자랑스러웠다.
  푸른 제복 사람들은 부유하고 군사력도 막강했지만,
  순수한 대자연과 신비로운 밤의 떨림에 대한 기억은 단 한 톨도 갖고 있지 않았다.

  새 노인은 서명을 단호히 거부했다.
  "나는 우리 부족이 당신들 나라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을 반대하는 게 아니오. 하
  지만 알레우트는 그곳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의 소유라오. 그러므로 나는 우리
  형제인 새들과 물고기들 이 조약의 내용을 이해하고  동의할 때에만 서명을 할
  것이오."  

 


        Z * 지조틀인들의 나라

     오르배의 모든 역사는 어머니 지도에 나타나 있다.
   가장최근의 기록이 그 전의 기록 위에 겹쳐서 그려진다.
      어머니 지도를 읽기 위해서는 어린아이의 눈,
        즉 '양피지 아이'의 눈을 가져야 하고,
      그것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노인의 기억력,
  즉 '백개의 이름을 가진 노인'의 기억력을 가져야 한다.

  발의 예의범절
  지조틀인들은 땅의 표면에
  최대한 가벼운 발자국을 남기는 것을
  인간 존중을 위한 최상의 표현으로 여긴다.
  아름다운 발자국은 마치 식물의 씨앗과도 같아서
  이들이 지나간 뒤에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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