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세계사 1:인류의 탄생
백산서당 편집부 엮음 / 백산서당 / 199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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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목 : 에세이 세계사 -인류의 탄생-
저자 :  대월서당편집위원회
출판사 :  백산서당

역사란 무엇인가 ? (킹피셔 어린이 세계사 백과사전1)/ 파랑새어린이
역사(history)라는 단어는 고대 그리스의 ‘히스토(histo)'에서 온 말로 ’이 사실을 알아라‘는 뜻이다. 그리스 사람들은 눈으로 직접 보거나 다른 사람에게 물어 보아야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리스 사람들은 ’내가 안다‘는 말을 ’내가 보았다‘는 뜻으로도 이해했다. ’히스토레오(historeo)'라는 말도 ‘물어서 안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역사란 과거에 일어난 일이며, 인간이 지나온 자취이다. 그러므로 역사는 첫째,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 이야기이다. 둘째, 역사에 대한 지식을 올바르게 쌓으려면 증거가 분명해야 한다. 셋째, 역사를 써 나가는 데 실수가 없어야 한다. 또 역사란 과거의 사건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리하는 것이므로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연구하고 잘 보존해야 한다.
  이런 작업은 사건의 증거와 문화 유물, 입에서 입으로 전해 오는 이야기, 독특한 방식으로 남긴 기념물을 이용하여 진행된다. 오늘날 역사의 뜻이 다양해진 것은 많은 역사학자들이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역사를 연구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알면 옛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지금 우리의 삶에도 일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계사, 한번은 집고 넘어가야할 산. 그러나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 자의반 타의반으로 읽게 된 ‘에세이 세계사’는 일본 大月書店에서 출간된 [世界와 日本의 歷史] 전 12권 중 세계사에 관련된 부분만 정리하여 5권으로 되어 있다. 세계사를 에세이로 쓴다면 어떻게 다루게 될 까 ? 궁금했다.
 
1권은 ‘인류의 탄생’이라는 타이틀아래 인류문명의 시작을 자연조건에 따라 크게 넷으로 나누고 있다. ‘눈과 얼음의 세계’ ‘초원과 사막, 오아시스를 찾아서’ ‘대지의 사람들’ ‘바다를 헤치며’로 정해진 목차는 두 번째 장에 펼쳐진 세계지도에서부터 읽어 나간다.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세계
그린랜드의 카리브의 뿔을 보면 일반인들은 ‘박제로 만들 수 없을까’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에스키모들은 뿔의 껍질을 벗겨 갉아먹는다. 짐승의 뿔을 생으로 먹는 에스키모인이 야만적이고 잔인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야채와 과일을 구할 수 없는 그들이 비타민c가 풍부한 카브라의 뿔을 날로 먹는 것과 사냥의 포획물을 박제하여 거실에 장식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잔인하고 야만적인가? 인도나 시리아 유목민이 손으로 식사하는 것은 불결하게 느끼면서 타인의 손에서 만들어진 초밥이나 김밥을 맛있게 먹는 것은 모순이다.
 
‘접시를 영어로 디쉬(dish), 책상을 독일어로 티쉬(Tisch)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모두 ’디스크스‘라는 라틴어에서 온 말이다. 말하자면 책상은 곧 접시라는 것이다. 디스크트는 원반(原盤)이란 뜻인데, 레코드를 디스크라고 하는 것도 그 어원은 같다.
 손으로 음식을 먹으면 손가락이 당연히 더러워진다. 그러면 더러워진 손을 식탁 위에 깔린 천으로 닦는다. 냅킨은 손으로 식사하는 습관에서 생겼다. 시리아 유목민이 손으로 식사하는 것을 야만인이나 하는 행동이라 하면 서양인 식사 습관도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맛은 혀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눈으로 본다든지 혹은 냄새와 소리로도 맛을 느낀다. 그리고 음식에 손을 댔을 때 손가락으로도 느낀다.‘

‘자신들의 기준만으로 자기와 다른 세상의 생활방식을 섣불리 판단한다면 절대로 그 세계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북극사람들은 자신들의 처해진 환경에 맞게 의식주를 해결해 왔다. 그 속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많은 지혜가 숨어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눈을 30가지로 나누어 사용한다. 흙을 나타내는 단어는 12가지나 된다. 자연환경에 의해 언어를 만들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부터 4만 년전에는 아시아대륙(시베리아)와 아메리카(알래스카) 사이의 베링해협이 육지로 이어져 있었다. 동물과 사람은 두 대륙을 걸어서 갈 수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은 이 길을 지나 아시아에서 아메리카로 건너  갔다.

에스키모 문화는 약 4,500년 전부터라고 생각된다. 아마 시베리아에서 석기를 만들어 수렵문화를 형성하는 사람이 알래스카까지 건너와 에스키모 문화를 만들어갔을 것이다. 알래스카의 자연 속에서 육상, 해상의 수렵기술은 더욱 발전하여 캐나다에서 그린랜드로 퍼져 갔다.

시베리아의 동부에 있는 소련의 야쿠트자치공화국의 수도 야쿠츠크의 최고 기록은 영하 64.4도이다. 이 곳에서 700킬로미터 북쪽에 잇는 베르호얀스크는 영하 67.8도, 오이먀콘은 71.1도를 기록했다. 베르호얀스크의 아이들은 영하 60도나 되는 매서운 날씨에도 운동장에서 눈투성인 채 레슬링과 축구를 한다. 이 곳 사람들은 공기가 건조하기 때문에 건강에 좋은 곳이라고 자랑한다. 습한 곳에선 숨을 쉬기 어렵다고 하면서 말이다. 아마도 그들의 호흡기관은 또 다른 종으로 진화해 가고 있는 듯하다.

유라시아 대륙의 북부인 북극해를 끼고 있는 넓이 500km에서 600km에 이르는 지대에 툰드라가 끝없이 이어진다. 시베리아의 산림을 타이가라고 한다. 이 곳 사냥꾼들에게 수백 년 동안 내려오는 전통대로 이동 할 때 마다 낯모르는 사람을 위해 음식과 땔감을 남겨 두었다. 그러면 그들도 낯선 오두막에서 누군가 자신을 위해 남겨 놓은 음식과 땔감을 만난다. 사냥꾼들은 멧돼지도 사람과 같아 속일 줄 알고 화낼 줄도 안다고 한다. 동물은 인간과 동등한 경쟁 대상으로 관찰된다. 그들에겐 생존을 위한 사냥만이 의미 있을 뿐이다. 나는 타이가의 사냥꾼에게서 현대문명에서 볼 수 없는 진보된 정신을 발견한다.

에세이로 읽은 세계사는 이렇다. 기후에 따라 세계를 4으로 나누고 현지인의 생활모습을 살핀다. 그러면 우리는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문화를 유추한다. 또 대륙 간에 이어진 인류역사의 흐름을 읽어 낸다.

자연환경에 따라 자리 잡게 된 인류문화는 초원과 사막,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대지), 바다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유목민들이 가축의 우유로 다양한 음식을 만든다. 아랍에서는 낙타를 부르는 명칭이 백여 개나 된다. 바다를 생활 근거로 삼는 이들은 같은 종의 물고기라도 크기에 따라 수십 가지로 부른다. 윤택한 대지의 사람들은 일찌감치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야생상태의 바나나는 씨가 있다. 요즘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오랜 세월을 걸쳐 개량되어 온 것이다. 음식은 참으로 많은 부분으로 인류문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목민이 풀을 찾아 동물을 몰고 다닌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동물의 이동 경로를 쫓아 사냥을 하다 유목민이 된 것이다. 모래바다 속 오아시스에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특색 있는 물품을 생산하는 수공업이 발달했다. 또 오아시스와 오아시스 사이에 물물교환이 이루어져 상업이 번성했다. 그들은 곧 먼 나라까지 물품을 운반하여 이익 얻는다. 이런 대상 활동은 전쟁이 발발하고 있을 때라도 계속된다. 마침내 오아시스 도시에 부와 번영을 가져다준다.

이 책은 세계사를 사건 중심이나 연대순으로 나누어 놓고 보지 않는다. 지구촌 오지에 지금도 남아 있는 오래된 생활모습을 펼쳐 놓고 몇 천 년 전 인류 문화가 그와 같은 형태를 갖추게 된 과정을 이해하게 한다. 인류 문명 발생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고 이겨내는 과정 속에서 생겨난다. 그런 과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음식 획득에 있다. 인류는 원숭이로 있었던 시대부터 매일 계속 먹어 왔고 하늘에 인공위성이 떠다니는 현재에도 음식을 먹고 살아간다. 인간은 주어진 환경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지만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

인간은 두 가지로 진화되어 왔다. 미생물에서 시작되어 포유류로 다시 원숭이에서 지금과 같은 인간이 된 생물학적 진화가 하나이고 문명의 진화가 둘이다. 인간의 문명이 계속 진화 할 거라 생각한다면 인간의 생물학적 진화도 계속 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육체는 점점 나약해지고 기능은 상실되어 가고 있다.

 세상은 지배자의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게 된다. 즉 지배자의 눈으로 밖에 사물을 볼 수 없다. 지배자는 자신들의 문명만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느끼지도 못한다. 지배자의 가치에  따라 종속자들은 부의 축적과 편리함을 추구한다. 그 결과 인간은 육체를 나약하고 무능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나약해진 육체를 위해 또 다른 기계가 만들어지고 육체는 더욱 나약해지고 본래의 기능은 상실되어 간다.

 요즘 아이들은 음식을 많이 씹지 않아 턱이 좁아지고 있다. 그래서 생이 한두 개는 빼야 깔끔한 치아를 갖게 된다. 편도선은 크게 필요한 부위가 아니므로 잘라 버려야 감기에 자주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비합리적인 문명의 발달과 신체적 퇴화를 거부할 순 없는 것인지, 아니면 필연적인 진화과정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건지.....,

에세이로 담아낸 세계사에선 지배자 중심의 역사에서 벗어나 지구촌 변두리의 생활에서 광활한 대륙역사의 근원을 찾아 의미를 부여한다. 현재에서 과거를 읽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미래를 생각한다. 필요한 순간마다 그려져 있는 손바닥만한 지도를 함께 읽다 보면 '세계사' 좀 만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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