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비평을 잘하는 사람들은 줄거리를 자기화하거든요. 줄거리를 재구축하는 방식이 비평으로 들어가는 첫 단계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래서고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20
한 문단으로 줄일 때, 다섯 문단으로 줄일 때, 각각 자기가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추출해내는 능력이 있어야 하거든요. 핵심, 패턴, 플롯을 볼 줄 알아야 해요. 이런 걸 다 보아내야 줄거리 요약이 가능하거든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21
선택의 결과란 말이죠. 줄거리를 요약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지적 활동이에요. 줄거리 요약을 잘하는 사람이 강연도 잘하겠죠. 대화도 잘하고.
그러니까 ‘책의 함정을 분석해서 공박하겠다’ 이런 것은 나중에 하고, 독서력의 초기 단계에서는 요약을 한번 해보라는 거죠. 소설도, 비소설도 마찬가지예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22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어떤 책을 공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치를 갖고 있음에도 도서시장에서 최소한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책에 스포트라이트를 주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건 직업윤리라기보다는 매체의 차이가 아닌가 이런 생각은 하고 있어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25
기본적으로 제게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한데, 넓이에 대한 끝없는 갈증 같은 게 있어요. 당연히 제가 잘 모르는 분야가 있을 수 있잖아요? 예를 들어 미술사의 경우, 다른 분야보다는 잘 모르는 편이에요. 하지만 중요한 흐름은 알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특정 분야에 대해서 완전히 모르는 채로 있는 게 싫은 거예요. 기질적으로 그래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34
그런데 『토니와 수잔』이나 『종이달』 또는 『발칙한 현대미술사』나 『숨결이 바람 될 때』에 대해서 이렇게 상세히 이야기하는 사람이 또 있나요? 있기는 하겠지만 전 본 적이 없어요. 찾아보지도 않고요.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중에서도 이왕이면 새로 나온 것을, 물론 그것이 좋은 작품이라는 전제하에, 읽고 소개하고 싶은 거예요. 그래야 세상에 조금 더 도움이 될 것도 같고 제 본성 자체가 그런 걸 더 지향하기도 하고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35
아무리 위장을 해도요. 가장 확실한 것 하나가 있다면 저는 차례인 것 같아요. 차례를 보면 그 책을 알 수 있어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39
저만의 기준을 하나 덧붙이자면, 책에 추천사를 많이 넣잖아요? 그런데 저는 책에 실린 추천사를 보고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39
저는 그것보다 평소에 우주탐사의 역사에 대한 책을 읽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 읽은 책들이 집에 일고여덟 권이 있다, 그런데 「히든 피겨스」가 개봉했다, 아, 그 책이 있었지? 그래서 『스페이스 크로니클』을 읽는 거예요. 이게 제 독서 방법이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읽는 독서는 99퍼센트 재미를 위한 거예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41
제일 중요한 건 재미예요. 몸과 정신에 덜 좋은 것일수록 쉽게 재미있어져요. 그게 무엇이든. 대표적으로 게임이 그렇죠. 어떤 것은 수백 번을 해봐야 비로소 재미가 생기는데, 한번 생기면 그게 평생을 가는 게 있단 말이죠. 어느 단계까지만 올라가면, 그다음부터는 세상에 책만큼 재미있는 게 없어요. 책만큼 안 지겨운 게 없고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42
그 책을 보면 볼프 슈나이더의 『만들어진 승리자들』에 대해 쓰신 부분 중에서 "업적 대신 일상이 있는 삶"의 다행스러움에 대해 쓰시면서 글을 마무리하셨는데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46
저는 쾌락은 일회적이라고, 행복은 반복이라고 생각해요. 쾌락은 크고 강렬한 것, 행복은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에 있는 일들이라고. 그래서 제가 항상 이야기하는 습관론이 나오게 되는데, 행복한 사람은 습관이 좋은 사람인 거예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47
그런데 패턴화되어 있는, 습관화된 부분이 행복한 사람이 있다고 해보세요. 그러면 그 인생은 너무 행복한 거죠. 시공간 속에서 매번 판단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인간이 실존적으로 세상을 향해서 갑옷을 두르는 게 습관인 거예요. 그런 면에서 좋은 습관을 가지는 게 최상의 행복 기술인데 그 습관 중에 독서가 있다면 너무 괜찮은 거죠. 예를 들어 매일매일이 습관으로 빼곡한데, 모처럼 이번 달 말일에 두 시간 정도 여유가 생겼다, 그러니 책을 한번 읽어보자, 그러면 책 읽는 게 행복이 아니라 쾌락인 거예요. 그런데 습관화되어 매일 책 읽는 사람이 있다고 쳐보세요. 저녁 먹기 전까지 30분 정도 시간이 있으면 책을 자동적으로 펼치는 거예요. 그건 행복인 거예요. 똑같이 책을 읽어도 쾌락이 될 수도, 행복이 될 수도 있는 거죠. 다만 쾌락은 지속 불가능하죠.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49
책을 읽는 진정한 가치를 좀 다르게 표현하면, 책은 한 사람의 정신세계가 고스란히 담긴 거잖아요. 그렇다면 나는 읽을 때 저자의 세계 전체와 상대하는 방식으로 책을 읽는 거란 말이에요. 그렇다면 독서 행위의 정말 중요한 가치는 ‘이 사람이 한 권의 책에서 구현해낸 엄청난 세계를 내가 어떻게 빨리 습득하느냐’가 아니죠. ‘이 책은 저렇게 말하는데 나는 이렇지’ 하고 자기반성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도 핵심이 아니죠. 그 둘 사이에 있는 것 같아요. 두 세계 사이의 교직에 책 읽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있는 것 같거든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52
그렇게 한다면 좋은 삶은 뭐겠어요. 시간을 흘려 보내는 삶, 시간 속에서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를 잘 선택하는 삶, 그것이 좋은 삶이잖아요. 그래서 앞에서 말한 습관이라는 것도 시간을 경영하는 방식 중 하나라고 이야기한다면, 시간을 흘려 보내는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검증된, 유쾌한, 훌륭한 방식 중 하나가 책 읽기라는 거죠.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53
그러나 타고나지 않은 사람이라 해도, 책을 열심히 읽고 글쓰기 연습을 열심히 하면 80퍼센트까지는 갈 수 있는 거예요. 그러면 먹고는 살거든요. 아주 잘 먹고는 못 살지 몰라도 직업으로는 삼을 수 있어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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