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룰 교과서 - 선수와 팬을 위한 야구 규칙 완벽 가이드 야구 교과서 시리즈
댄 포모사.폴 햄버거 지음, 문은실 옮김 / 보누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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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야구의 어떤 점이 아들을 매혹시키는 것일까.

아들은 야구를 하다 인대가 늘어났고 왼발목과 오른 발목의 두께의 차이가

상당하다. 6개월 전에 다친 발목의 회복을 위해 기브스를 하고 한달여를

지냈고 그후 냉찜질을 해도 붓기가 별로 빠진 것 같지 않다.

어제는 한의원에서 죽은피를 빼고 침을 맞았다고 하니...

헐, 나도 아직 가지 않은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다니..

그러고도 시큰거리는 발목을 이끌고 일요일에 야구연습을 위해 운동장으로

향한다. 아들이 좋아하는 야구룰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야구 룰 교과서>의 부제는 '선수와 팬을 위한 야구 규칙 완벽 가이드'이다.

아들은 책을 읽고 나서 영어사전에서 모르는 단어를 찾듯이 잘 모르는 규칙이거나

애매한 상황들에 적용되는 규칙, 좀 더 미세하고 섬세한 차이가 있으며 복잡한

야구 규칙을 알고자 할 때 찾아 보면 좋은 교재라고 말한다.

저자인 댄포모사는 야구매니아이다.

OXO, HP 등의 멋진 디자인을 요구하는 제품들의 디자이너이기도 한 그는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시각적인 요소를 극대화하여 야구 입문자부터 전문가까지

즉각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야구 바이블 <야구 룰 교과서>를 출간했다.

책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보스턴 글로브' 등 유력 매체의 찬사를 받았다.

 

19세기 후반에 미국에서 프로야구가 탄생한 이래 야구 규칙은 수십 년에 걸쳐

수정하고 추가하면서 진화해왔다. 공식적인 규칙들이 있어서 야구 경기에 대한

모든 상황들을 빠짐없이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단번에 이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은 수많은 사례들과 삽화를 더해 경기 중에 펼쳐지는 모든 플레이들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안내서이다.

야구의 기본규칙에서 시작하여 경기준비, 야구장비, 경기장, 투구, 타격, 주루, 수비,

심판, 감독과 코치, 관중, 반칙행위, 경기의 중단과 재개, 그리고 종료, 공식기록원,

메이저리그에 이르기까지 알고자 하는 답을 확실하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하였다.

부록으로 용어모음을 수록하여 용어를 잘 모르는 초보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돋보인다.

이 책은 야구경기를 보면서 떠오르는 의문들을 쉽고 빠르게 해결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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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섬을 품다 - 섬은 우리들 사랑의 약속
박상건 지음 / 이지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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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노향림은 "그리움이 없는 사람은 압해도를 보지 못하네"라고 노래했다.

나에게도 섬과 바다, 그리고 그리움은 같은 단어처럼 여겨진다.

완도군 신지도 동고리...

바닷가 섬마을에서 초등학교 입학 전 4년 동안 어린 시절을 보냈다.

섬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면서 많은 것을 주었고 지금도, 앞으로도 

바닷가 섬마을에서의 추억으로 따뜻할 것이다.

시골이나 섬마을에서 살고 싶다는 오랜 소망 또한 어린 시절의 기억에 의한 것이니

수십 년을 지배해온 내 의식과 정서의 뿌리인 셈이다. 

어디 4년에 그치랴...

선구점을 했던 아버지는 현금이 부족한 뱃사람들에게 외상으로 물건을 팔았다.

물고기와 김, 미역 등의 수확철이 되면 엄마는 섬사람들에게 수금을 하기 위해

추우나 더우나 젖먹이인 나를 포대기에 업고 섬마을 이곳 저곳을 돌아 다녔다.

아마도 엄마는 해풍을 맞으며 이집 저집의 대문을 두드렸을 것이고

언덕위에 올라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멈춰 흐르는 땀방울을 닦았을 것이다.

그런 후에 나를 추스려 업고 잰걸음을 재촉했으리라.

잰걸음을 걸었을 엄마의 흰고무신이 보이는 듯 하다.

엄마의 등뒤에서 쌔근쌔근 잠자던 나는 볼을 간질이는 바닷바람에 뒤척이며 깨서

엄마와 함께 먼 바다와 하늘, 갈매기와 떠가는 고깃배를 쳐다보았을 것이다.

바닷바람은 땀방울이 흐르는 엄마의 얼굴을 말개 주었듯이 엄마의 등뒤에서 흥건한

땀에 젖었을 나의 얼굴과 머리도 말겨 주었으리라.

유난히 나를 사랑하셨던 아버지...

무인도에서 아버지와 단둘이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큰바위 위에 누워 보이던 흰구름,

파도소리를 자장가 삼아 달게 자던, 그리고 드물게 울리던 낚시 방울 소리가

아직 들리는 듯 하다.

섬마을의 언덕길을 걷다 지쳐 아버지와 형제들과 함께 큰 댓자로 누워 노을빛으로

물들던 하늘을 바라보았던 시간들이 모두 과거로 흘러갔지만... 

그리움은 여전하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그 섬과 그 바다에 대한 그리움이 더해간다.

 

섬을 좋아하는 내가 섬여행 전문가인 저자의 책을 피할 수 없었다.

나는 저자의 섬이야기에 흠뻑 빠졌고 바람난 봄처녀처럼 섬여행을 하고 싶은 갈망으로

부풀어 오른다. 

<바다, 섬을 품다>는 동해와 서해를 돌아 남해섬에 이르는 40곳의 섬들을 저마다의

특색을 담아 소개하고 있다.

유난히 눈에 띄는 섬들은 소제목만으로도 마음이 따스해진다.

적막하기 그지없는 동해 최북단 ~ 대진항

눈 내리는 해안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 ~ 후포항

고요하고 적막한 바닷가 ~ 죽변항

들리는 건 통통배, 갈매기, 파도 소리뿐 ~ 구룡포항

나를 돌아보는 여행 ~ 석모도

매바위에 앉아 노을에 취하다 ~ 제부도

외로움이 차오르는 어촌 포구 ~ 영목항

그리움이 없는 사람은 보지 못하네 ~ 압해도

고요하고도 진한 여운 ~ 흑산도

작은 섬 거느리고 쪽빛 바다에 웃는 ~ 완도

풋풋한 삶의 오솔길 따라 ~ 마량포구

일몰이 아름다운 해안도로 ~ 삼천포

가도 가도 또 가고 싶은 섬 ~ 사량도

 

섬은 그안에서 온갖 풍상을 겪으며 거친 바다바람과 싸우며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만선의 고깃배가 들어와 파닥이는 고기들 앞에서 경매가 벌어지고 수 초 만에

낙찰이 이루어진다. 찬바람 거센 바다를 헤쳐온 고기들은 싱싱하다. 

밤잠 설치며 항해한 어부들의 삶의 무게는 고기가 팔리는 순간 가벼워진다.

어부들은 그 홀가분한 마지막 마음을 위해 늘 먼바다로 출항할 터이다.

저자는 섬과 바다의 적막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눈물지으며

폭풍과 썰물, 지는 노을을 보며 살아가는 지혜를 배운다고 한다.

밀물과 썰물의 이치를 보며 삶이란... 어쩌면 접고 펴는 일, 무엇을 접고

싶거든 반드시 먼저 그것을 먼저 펴주라는 지혜임을 깨닫는다. 

꽉 차서 부서지던 바다는 썰물이 되어 밑바닥을 드러낸다.

작은 게 한 마리에서 지렁이까지 세상에 다 보여주면서 하찮은 미물에게도

삶이 있고 사랑이 있음을 알려준다.

비워내기이다. 다 채우기 전에 한 번은 비우라는 삶의 상징이다.

"더러는 비워놓고 살 일이다.

하루에 한 번씩

저 뻘밭이 갯물을 비우듯이...." ~ 송수권 '적막한 바닷가'

폭풍이 불어올 때 방파제를 향해 무섭게 뛰어오르던 파도는 어느 순간 잔잔해진다.

자연의 위대함은 우리에게 자연 앞에서 매사 겸허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저자는 등대에 대한 자신의 단상을 여러곳에서 밝힌다.

닻을 올리고 갈매기 떼 데리고 출항하는 섬사람들의 희망이 되어 빛나는 등대.

꺼지지 않는 삶의 등불로 바다를 지키고 밝혀주는 등대.

사람과 배가 오가는 곳에 늘 등대가 있다.

등대가 있기에 마음 편히 먼바다에서 항해를 하고 어부들은 고기를 잡는다.

자연에 거스름 없이 순응하며 욕심없는 삶을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순수한 인정과

풋풋한 삶, 그리고 이름도 조건도 없이 여전히 이 한세상 누군가를 위해 불을

반짝이는 등대는 서로 닮아 있다. 

바다와 섬과 섬사람, 그리고 등대는 영원히 동행하며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섬여행은 철썩이는 파도소리, 빛나는 햇살, 섬 안의 들길, 섬 모롱이를 걸으면서

보이는 해안 절벽 아래 펼쳐진 바다 풍경, 어민들의 생동하는 삶의 현장,

섬사람들의 정겨운 인심, 등대의 한적함과 여백의 아름다움 등을 마음껏 느끼게 한다.

사랑하는 이들과 같이 하는 섬여행은 생활에 바쁜 현대인들에게 여유로움, 평온함,

사랑, 낭만, 추억 등을 떠올리게 하는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저 섬에서 한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뜬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 김생진의 '무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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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품격
러우위리에 지음, 황종원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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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의 러우위리에 교수는 중국문화를 끌어가는 리더이자 실천가이다.

중국의 각지에서 분주히 강의를 하면서 전통문화의 전파에 힘쓰고 있는

그는 급속한 경제성장과 글로벌화가 진행 중인 중국에서 자국의 문화가

주체성을 상실한 채 문화적 획일화로 귀착되는 것을 우려한다.

<중국의 품격>은 바로 중국문화의 현주소에 대한 중국 원로 지식인의 우려와

함께 과거에 존재했다가 지금은 사라진, 다시 부흥해야 할 미래의 중국문화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그는 중국의 전통문화에 뿌리를 둔, 중국의 문명이

만든 특유의 품격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민정신의 현재와 지향해 나가야

할 바를 제시한다.

이 책은 중국문화. 중국철학 종교 등을 공부하려는 중국 인문학 초학자들의

입문서로 활용될 수 있다. 비교적 쉽게 읽히지만 번역자에 의하면 내용면에서

대학의 '중국문화 입문' 정도의 수준과 비슷하다고 한다.

 

저자는 오늘날의 발전 이념이 물질적인 욕구의 지나친 만족을 추구할 뿐,

정신문명의 낙후 또는 상실을 가져왔으며 이는 문명의 시각에서 진보가

아닌 후퇴라고 강한 일침을 놓는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빠른 경제성장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만에 주변에 있는 물건들의 대부분은 'made in china' 제품들이

차지했다. 엄청난 인구와 값싼 노동력, 축적된 기술의 힘으로 중국이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잡을 날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근. 현대 100년을 거치며 중국의 경제가 발전한 만큼 물질문명과 더불어

정신문명을 발전시키고자 할 때 중국인들의 정신적인 삶을 주도할

중국 문화와 인문정신은 풍부한 자산이 될 것이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은 후 서양의 사상가들도 인문정신의 재출현을

호소하면서 신인문주의를 제시한 바 있다.

저자는 인문정신을 재출현하고자 할 때 가장 풍부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 동양문화임을 강조한다.

중국문화에서는 '하늘의 도를 중히 여기고', '자연을 따를 것'을 강조하면서

'사람의 도'를 숭상하며 예를 통한 교화를 강조한다.

즉, 유가에서는 사람의 도인 예의를 통한 교화를 숭상하고

도가에서는 하늘의 도인 무위자연을 존중하며

불교에서는 인간 본성의 정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저자는 중국이 유.불.도의 세가지 틀과 함께 중(中)과 화(和)를 주장하는

사유방식이 함께 어우러져 중국의 품격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동양 문화권인 중국과 한국의 전통문화는 공통점이 많다.

문화교류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다문화적 상황과 글로벌화가 진행 중인

현 상황에서 우리의 주체적인 문화를 살리는 길은 우리의 고유문화에 맞는

우리만의 품격이 내면적 가치로 자리잡아야 한다.

문학. 역사. 철학 등을 포함한 인문학의 부흥과 훌륭한 전통문화에 대한

가치 정립, 그리고 문화적 주체의식은 우리 사회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 

 

'사람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무엇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발전일까?'

'사람이 참된 자유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물질적인 생활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면서 자아상실은 현대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느끼는 가장 큰 정신적인 고통은 내가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수많은 외적인 것들, 특히 물욕에 의해

지배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신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에는 다시

그것을 신에게서 구한다.

하지만 인간의 문제는 자신이 지닌 능동성을 발휘하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이것은 정신의 개발과 인간 자신을 긍정하는 문제이다." ~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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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 현실의 벽 앞에 멈춰 서 있는 젊은 당신에게
엘링 카게 지음, 강성희 옮김 / 라이온북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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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링 카게는 1990년, 설상스쿠터, 개썰매, 물자와 식량 저장소도

없이 뵈르게와 함께 최초로 북극에 도착했다.

그는 1993년 역사상 최초로 혼자 걸어서 남극에 도착했고 1994년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그는 지구에 존재하는 극지 세 곳을 모두 정복한 최초의 사람이

되고자 했던 야망을 이루었다.

놀라운 점은 극한의 고통을 참으며 목표를 이루기 위한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목표를 정한다는 것이다.

극한의 상황과 싸우며 노력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꿈의 가능성과 전망을 보고

또 다른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것은 말처럼,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매 순간 새로운 꿈을 꾸는 것은 자신에 대한

신념과 용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책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은 끝없이 진화하는 그의 꿈들과 목표를 이루는

순간과 과정에서 자신의 사색들과 함께 작가, 출판사 CEO, 변호사,

미술품 수집가, 세 아이의 아버지로서의 삶을 담고 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춥고, 가장 힘들고, 가장 고단한 극지 탐험 못지 않게

인생 탐험이 소중하고 의미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삶에 대한 그의 열정은 남들이 하지 못한, 혹은 않는 일들에 대한 도전을

가능하게 했고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비우는, 군더더기 없는 치열한 정신은 

그의 삶을 남들과 다르게 만들었다.

그는 사람이 꿈꾸는 만큼 삶의 행로에서 찾고 성장하고 바라는 대로 이룰 수

있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그의 사유들은 철저하게 혼자일 때 가장 내밀한 자신과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 것들이다. 곳곳에 기록한 잠언같은 글귀들을 읽으며 많이 배웠다.

그는 사람이 어떻게 주어진 시간들을 꾸려야 하는지 그 자신의 귀한 체험과

성찰을 통해 체득한 철학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를 읽으며 내안에서 내 마음속에서 두려워하는

일들을 '나 홀로', '나도...' 맞닥뜨려 해보자는 갈망과 만난다.

나의 선택을 기다리는 많은 일들 앞에서 두려움을 떨치고 철저히 준비하고

성실하게 노력하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꿈꾸는 것이다.

이 사람이 작정하고 벌인 일들에 비하면 미소하지만..

꿈꾸던 것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두려움을 털고 노력해야겠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며 진심으로 그가 부러웠다.

다음과 같은 글을 읽고서였다. 극지를 홀로 걸으며 그가 자신의 깊은 내면과

어떻게 조우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에는 자신과 대면하는 것이 전부다.

나는 고독을 정복하기 위해 갖가지 도전에 몸을 맡기고 큰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그 명상과도 같은 시간에 중독되었다. 무언가에 오랫동안 천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나는 그 시간에 과감하게 나를 맡겼다는 사실이 기쁘다.

혼자 있는 것에 만족하는 법을 배우고 나자 이제 나는 주변 사람들을

존중하고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쉬워졌음을 깨닫는다." ~ 100

"때때로 나는 내가 자연의 일부이며 내 주위의 모든 것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다. 그 시간, 그 장소의 모든 순간을 완벽하게 인식했다.

과거와 미래는 무관했다. 오직 그 순간뿐이었다. 그것은 존재가 차례차례

일어나는 일련의 경험들로 이루어진다는 절반의 자각, 느낌같은 것이었다.

나는 앞으로 다가올 것에 신경을 쓰느라 매 순간을 쉽게 무시하고 지나가기

쉬운 집에서의 생활에서도 그 느낌을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나는 그렇게 자신의 삶에 매순간 집중하는 것을 통해 인생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가르침을 배웠다.

그리고 존재 자체로 행복해야 한다는 것도." ~ 203

 

인생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거저 주어진 인생의 시간들이 아니다. 의미있고 소중한 시간들이다.

매 순간에 철저하자. 이 시간과 이 장소를 완벽하게 인식하자...

 

그는 '뷔르당의 당나귀'를 인용하면서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는 것보다

무슨 일이건 상관없이 자신만의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거리가 똑같은 두 건초더미 사이에 서 있는 당나귀가 어느 쪽으로 먼저

가서 건초를 먹을지 망설인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던 당나귀는

두 건초더미 사이에서 굶어 죽는다.

"우리를 후회하게 만드는 것. 그것은 우리가 잡지 않고 흘려 보냈던 기회,

속으로만 간직한 채 실현하지 않았던 진취성, 하지 않았던 일들이다."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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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들 예수
칼릴 지브란 지음 / 프리윌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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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에 전 세계 사람들이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은 책 <예언자>의 저자

칼릴 지브란(1883~1931)은 레바논 북부에서 태어났다.

그의 출생지 베챠리는 산세가 험하고 예수의 탄생지와 인접한 지역이다.

가난과 터키의 폭정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그는 로댕과 블레이크가

인정하는 재능 넘치는 화가였지만 그에게 명성을 안겨준 것은 그림이 아니라

1923년 세상에 나온 잠언 시집 <예언자>였다.

20세를 전후하여 영어로 쓰기 시작해 20년 만에 완성한 <예언자>는 타고르의

<기탄잘리> 이래 동양에서 나온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의 작품인 <사람의 아들 예수>, <눈물과 미소>, <예언자의 동산>, <이 땅의 신들>,

<방랑자> 등은 사람들에게 시공을 초월하는 진실을 제시하고 글이 가지는 힘과 

아름다움으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철학자이자 시인이면서 소설가, 화가이기도 한 그의 글은 <사람의 아들 예수>에서

그가 피력하고자 하는 예수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사랑으로 넘친다.

그러기에 <사람의 아들 예수>는 '지브란에 의한 복음서'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지브란은 책의 곳곳에서 고향인 레바논의 땅과 흙, 꽃과 나무들, 바람과 지는 해,

고향의 흙바람 속에 선 예수를 묘사한다.

그는 삶의 매 순간 예수를 만나고 싶다는 갈망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요한, 마태, 나다니엘, 막달라 마리아, 라헬, 아리마테아의 요셉, 야고보, 니고데모,

도마, 철학자, 시인, 빌라도, 안나스, 바라바, 유다와 유다의 어머니 등등

그들은 자신들의 생의 한 순간에 빛으로, 사랑으로 존재했던 예수와의 만남과 이별에

대해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말하며 햇살같은 온화함을 지닌 예수, 영혼의 힘과

놀라운 권위를 가진 예수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고 있다.

물론, 이 모두는 성경을 토대로 하고 있으면서 상당 부분 지브란의 작가적인 상상력에

의해 창조된 것이다.

독백처럼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들으며 살과 뼈가 있는 사람의 아들 예수, 

고통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는 인간 예수의 면면에 대해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예수와 만났던 모든 이들에 대한 이해 즉, 바로 나 자신에 대한 이해

역시 깊어짐을 느낀다.

지브란은 예수를 배반한 유다, 엄마 마리아, 바라바 등 모두에게 숨과 생기를 불어넣어

살아있는 현재의 인물로 소생시킨다.

역사 너머 2000년 전에 존재했던 옛 사람들이 바로 오늘에 살아 숨쉬는 것이다.

 

지브란은 책의 초입에 여성 제자였던 라헬의 입을 빌어

예수가 육신을 가진 사람인지, 아니면 우리 마음 속의 정신인지,

혹은 인간의 신념 속에 들어온 어떤 이상인지, 우리가 꿈꾸는 이상과 환상에 살을

붙이고 목소리를 담아 우리 자신처럼 실제로 존재하는 실체를 만든 것이 아닌지 회의한다.

그러나 다시 그녀의 입을 빌어 세월의 강물이 아무리 흘러도 사랑이고 진리이신 그분

자체에 대한 기억은 우리들의 마음속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유다의 어머니 시보레아는 아들 유다가 예수를 배신한 후 양심의 가책으로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지만 그는 단지 이스라엘의 잃어버린 영광을 되찾으려 했다고 말한다.

"저는 그 애를 사랑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무척 아픈 것이군요. 만약 사랑이 육체 속에 있다면 저는 뜨거운 인두로

제 몸을 태워 그 무감각 속에 살고 싶지만 사랑은 영혼 속에 있고 제 손이 닿질 않습니다."

 

"오 하느님, 어찌하여 당신은 저를 빛 하나 없는 불길 속에 던져 태우십니까?

당신은 왜 갈릴리 사람에게는 미지의 땅에 대한 열망을 주시고 제게는 동족이나 가족을

버리지 못하는 욕망의 짐을 지우셨나이까? 저는 날개 없는 이 인생에 곤고합니다.

저의 눈물로 강을 이루어 저를 고통의 바다로 흘러가게 하옵소서." ~ 유다

유다의 고백을 보면 지브란의 유다에 대한 연민이 얼마나 지극한가를 보여준다.

예수를 배반했던 자신의 치욕스러운 행위에 영혼이 아팠을 그의 처지가 한없이

불쌍하게 여겨진다.

 

예수는 제자들과의 이별을 예고한다.

"사냥 당할 수사슴은 사냥꾼의 화살이 자신의 가슴에 박히기 전에 이미 그것을 알고

강물은 바닷가에 이르기 전에 이미 바다를 알아차리느니라.

사람의 아들은 인간의 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노라."

 

"저는 올리브나무 숲 사이를 뚫고 혼자 달아났습니다.

제 마음 속에는 두려움 외에는 그 어떤 내면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그 어떤 용기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 오직 살아남기 위해 숨을 곳을 찾아 두 세 시간을

도망치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저는 제가 여리고 마을 근처에 와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제가 왜 그분을 두고 도망쳤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서글프게도 저는 그분을 배신하고 만 것입니다.

결국 그분은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고 그분의 피는 이 땅을 적셔 대지를 새롭게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 살아서 그분이 이 땅에 실현시킨 자비로운 삶의

은혜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 ~ 야고보

 

"나는 이제 압니다. 그를 죽이라고 아우성 친 사람들이 나에게 영원히 계속될

고통의 짐을 지웠다는 것을. 그분의 십자가에서의 고난은 수 시간 만에 끝났지만

나는 내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십자가에 못 박혀 있어야 할 것입니다." ~ 바라바

 

"저는 가끔 그분이 풀잎을 만지려고 허리를 굽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제 마음의 귀로 그분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작고 푸른 생명아, 내 나라로 함께 가자. 너는 내 나라에서 베산의 떡갈나무처럼,

그리고 레바논의 삼나무처럼 자랄 것이다.'" ~ 시인 루마노

 

'그로부터 1900년 후 레바논에서 온 사람'으로 시작되는 지브란의 기도는  

하느님에 대한 순수한 열망과 무한한 사랑의 표현으로 참으로 아름답다.

"그들은 당신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합니다.

그들은 당신을 닮아 가려고 합니다.

당신의 눈물은 5월의 소나기와 같고 당신의 웃음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같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하고 싶은 말씀들을,

소나기와 파도의 입을 통해 아득한 속삭임으로 말씀하십니다.

당신은 아직 웃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그들에게 활력을 주기 위해 먼저 웃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아직 젖지 않은 그들의 눈을 바라보고 먼저 눈물을 흘립니다.

주님이시여, 우리 외로운 날에도 끝없이 자비로우신 이여.

당신은 오늘도 이 땅 이곳저곳을 걷고 계시며 당신을 열망하는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심을 압니다.

사람의 아들 예수의 이름으로 구하오니,

부디 우리가 지은 모든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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