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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품격
러우위리에 지음, 황종원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77세의 러우위리에 교수는 중국문화를 끌어가는 리더이자 실천가이다.
중국의 각지에서 분주히 강의를 하면서 전통문화의 전파에 힘쓰고 있는
그는 급속한 경제성장과 글로벌화가 진행 중인 중국에서 자국의 문화가
주체성을 상실한 채 문화적 획일화로 귀착되는 것을 우려한다.
<중국의 품격>은 바로 중국문화의 현주소에 대한 중국 원로 지식인의 우려와
함께 과거에 존재했다가 지금은 사라진, 다시 부흥해야 할 미래의 중국문화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 그는 중국의 전통문화에 뿌리를 둔, 중국의 문명이
만든 특유의 품격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민정신의 현재와 지향해 나가야
할 바를 제시한다.
이 책은 중국문화. 중국철학 종교 등을 공부하려는 중국 인문학 초학자들의
입문서로 활용될 수 있다. 비교적 쉽게 읽히지만 번역자에 의하면 내용면에서
대학의 '중국문화 입문' 정도의 수준과 비슷하다고 한다.
저자는 오늘날의 발전 이념이 물질적인 욕구의 지나친 만족을 추구할 뿐,
정신문명의 낙후 또는 상실을 가져왔으며 이는 문명의 시각에서 진보가
아닌 후퇴라고 강한 일침을 놓는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빠른 경제성장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만에 주변에 있는 물건들의 대부분은 'made in china' 제품들이
차지했다. 엄청난 인구와 값싼 노동력, 축적된 기술의 힘으로 중국이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잡을 날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근. 현대 100년을 거치며 중국의 경제가 발전한 만큼 물질문명과 더불어
정신문명을 발전시키고자 할 때 중국인들의 정신적인 삶을 주도할
중국 문화와 인문정신은 풍부한 자산이 될 것이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은 후 서양의 사상가들도 인문정신의 재출현을
호소하면서 신인문주의를 제시한 바 있다.
저자는 인문정신을 재출현하고자 할 때 가장 풍부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 동양문화임을 강조한다.
중국문화에서는 '하늘의 도를 중히 여기고', '자연을 따를 것'을 강조하면서
'사람의 도'를 숭상하며 예를 통한 교화를 강조한다.
즉, 유가에서는 사람의 도인 예의를 통한 교화를 숭상하고
도가에서는 하늘의 도인 무위자연을 존중하며
불교에서는 인간 본성의 정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저자는 중국이 유.불.도의 세가지 틀과 함께 중(中)과 화(和)를 주장하는
사유방식이 함께 어우러져 중국의 품격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동양 문화권인 중국과 한국의 전통문화는 공통점이 많다.
문화교류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다문화적 상황과 글로벌화가 진행 중인
현 상황에서 우리의 주체적인 문화를 살리는 길은 우리의 고유문화에 맞는
우리만의 품격이 내면적 가치로 자리잡아야 한다.
문학. 역사. 철학 등을 포함한 인문학의 부흥과 훌륭한 전통문화에 대한
가치 정립, 그리고 문화적 주체의식은 우리 사회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
'사람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무엇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발전일까?'
'사람이 참된 자유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물질적인 생활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지면서 자아상실은 현대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느끼는 가장 큰 정신적인 고통은 내가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수많은 외적인 것들, 특히 물욕에 의해
지배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신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에는 다시
그것을 신에게서 구한다.
하지만 인간의 문제는 자신이 지닌 능동성을 발휘하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이것은 정신의 개발과 인간 자신을 긍정하는 문제이다." ~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