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까는 여자들 - 환멸나는 세상을 뒤집을 ‘이대녀’들의 목소리
신민주.노서영.로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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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선거철마다 '20대 개새끼론'이 들려왔다. 고3은 정치에 관심 갖지 말고 죽은 듯이 살라 하더니 20대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욕을 한다. 애초에 20대가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되어 있었나? 20대의 목소리를 실제 행정에 제대로 반영한 적은? 20대에게 투표권 이외의 더 많은 기회와 자리를 내어줄 의지가 있었나? 10대에게 투표 이상의 정치 참여를 허락한 적은? 정치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보다 이제 막 투표권을 갖게 된 20대 탓을 하는 것이 쉬웠을 뿐이다.p28-29

숫자로만 표현되는 인구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정치를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대변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우리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나아가기를 바란다p51

아주 오랫동안 여성은 가족의 일원으로서만 취급되었다. 수 많은 여성이 자신의 삶 대신 가족을 위해 헌신할 것을 요구받았다. '어머니'라는 찬사 뒤에는 '맘충'이라는 혐오가, '노키즈존'이라는 차별이, '경력단절'이라는 현실이 감추어져 있다. 왜 포근함과 사랑을 주어야 하는 주체는 늘 엄마로 상정될까? 아직도 여성 정치인들에게 '엄마'라는 호칭은 칭찬으로 사용된다.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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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야의 이십대의 세 청년이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 사회제도, 페미니즘, 차별과 불평등, 혐오 등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언제나 선거철에만 동원되는 청년들은 표수, 머릿수, 부족한 인원을 충당하는 인원으로 밖에 이용 당하지 않는다. 정당에 충성하고, 정당활동에 충실하고,정치활동을 열심히 해도, 선거가 가까워오면 외부에서 이슈화된 유명인에게 공천을 주는 일이 마치 당연하다는 듯, 관례로 벌어지기도 한다.

세 여성 청년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정치를 비판하고, 여성을 배제하고 불평등을 일삼는 사회의 문제점과 새로운 변화의 길에 대해 생각하고 제안한다.
청년에게 씌운 잘못된 프레임과 고정관념들, 사회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가감없이 담겨 있다.

다만, 솔직한 자신의 의견들을 이야기한 것들은 좋았으나,
'정치인 한 명, 법 조항 하나가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마 우리의 사표 투척은 계속될 것이다. 더 이상 사표가 되지 않을 때까지, 적어도 그 의미를 제대로 읽어낼 수 있는 사회가 될 때까지.p33 -신민주 이대녀는 정말 정치에 관심 없을까中-

라는 글로 모든 이십대 여성들을 싸잡는 편협함이 몹시 불편했다.
사회가 그 의미를 제대로 읽어낼 수 있을때까지 사표 투척이 계속 될거라니, 이 무슨 망언이란 말인가.
정치에 그렇게 관심이 있고, 변해야 하는 사회라는 것을 인지한다면 누구보다 더 적극적으로, 더 열심히 투표하고 권리를 행사해야 하는게 마땅하다.
누구나 정치가 모두 좋아서, 사회 제도가 모두 옳아서, 특정 정당인이 100% 마음에 들어서 투표를 하고,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아니다.
변화를 이룰거라는, 조금은 달라질거라는 작은 가능성과 희망을 품고 투표를 하고 내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지.

책 속의 내용들에 공감하기도 했지만, 좀 과하고 극단적인 부분도 많다는 생각이 든다.
감수성이 부족한 사회이기에 분명 청년에 대한 문제들을 우리는 너무 쉽게 나중으로 미루고 있다는 걸 나 역시 인지하고 있다.
청년들은 당장 힘들어 죽겠는데, 사회는 자꾸 미루고 이들을 배제하기만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비판하고 예민하게 생각하고 의심해야 사회는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한다.
하지만 그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공감하고, 더 나아지게 만들려는 이들이 지금도 어디선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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