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
이희준 지음 / 별숲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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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을 지키려면 담을 쌓아야 하지만 세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담을 무너 뜨려야 합니다. 장벽은 허물기 위해서 쌓는 것이고 문은 열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입니다.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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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종족이 어울려 살며 황제가 다스리고 노예제도가 존재하는 가상의 한국에 취미가 사격인 고등학생 인간 소년 하현은 이발소를 하는 도깨비 아빠 만월과 산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사격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민주정을 요구하는 시위를 목격한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인간남자 무리들이 시위대를 폭력으로 진압하고 납치한다. 이발소 밖이 시끄러워 잠시 살피러 나왔던 만월 역시 폭력을 당하고 납치를 당해 끌려가 버리고 만다.
하현은 아빠 만월을 구하기 위해 과거에 아빠에게 도움을 받았던 지인들을 찾아가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포메라니안인 시민견 무기상 박솜과 동굴요정 오리는 하현과 함께 만월을 구하기 위해 떠난다.

판타지 영화나 동화에서 나올법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커다른 날개를 가진 천사, 도깨비, 시민견, 시민묘, 요정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나라에 존재하는 노예제도, 민주정을 위해 싸우는 혁명가들, 그리고 사회적 불평등, 혐오 등의 사회문제를 담고 있는 독특한 세계관과 스케일이 큰 SF판타지 소설이다.

하현이 다른 캐릭터들과 연대하여 아버지를 구하는 이야기와 거인 도깨비 만월의 기구하고도 안타까운 지난 삶의 이야기가 교차되는데, 만월이 안쓰럽고 가엽다.

거인 도깨비였던 만월이 반강제로 누군가를 살리고 낫게 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치유 능력을 나눔으로써 결국은 어린이만큼 작아지게 되어버린 모습에서 인간의 이기심이 얼마나 추악하고 잔인한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책과는 무관하게 얼마전 본 소년심판 5화가 생각났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오직 개인의 희생에 기대고 있다'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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