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어 1 - 신을 죽인 여자
알렉산드라 브래컨 지음, 최재은 옮김 / 이덴슬리벨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어가 제일 좋아한 건 마일스의 목에 새겨진 단순한 한글 타투였다.p44

로어는 여신을 죽이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신의 힘을 갖고 싶지도, 이것과 관련된 그 어떤 것도 원하지 않았다.
"기분 더럽죠?" 로어는 거침없는 무모함으로 두려움을 밀어내며 겁 없는 입담을 쏟아냈다. "인간이 되는 거요. 죽을 수도 있다는 것. 참 맥 빠지는 일이죠. 누구 작품인지 감히 물어봐도 돼요?" p69

"내가 이런 원초적인 욕구를 받아들여야 하는...낮은 존재가 된 것이 실감 나서. 이렇게 아무 맛도 없고 구역질 나는 식량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것이, 고통을 느껴야 하는 것이, 정말 참을 수 없군."
"뭐 어쩌겠어요.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대체로 그렇게 '참을 수 없는' 것투성이인 걸요." p100
.
.
신들의 횡포에 화가 난 제우스는 이들에게 벌을 내려 신계에서 쫓아내고 7년에 한 번씩 일주일 동안 ‘아곤’이라는 목숨을 건 경합을 치르게 한다. 신들은 7년 동안은 불멸로 살며 힘을 과시하고 편하게 살지만, '아곤’이 진행되는 일주일에는 인간과 똑같은 몸으로 헌터들에게 쫓기며 그들과 싸워 살아남아야 한다.

페르세우스 가문의 유일한 생존자 로어는 부모님과 여동생이 처참히 살해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후 아곤을 떠난다. 어느 날 새로운 아곤이 시작되고 고대 신 중 211번의 아테나는 로어를 찾아와 운명 결속을 제안하고, 뉴 아레스 래스를 제거하기 위해 함께하기로 한다.
어린 시절 함께 대련 훈련을 했던 카스토르 아킬레우스도 뉴 아폴론이 되어 나타나 그녀의 복수를 돕지만, 자신의 가족을 죽인 진짜 범인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로어는 큰 혼란에 빠지고 아테나는 래스를 제지하다 죽기 직전 로어에게 자기 심장을 찌르게 해, 자신의 힘을 받도록 한다. 결국, 래스를 죽이고 신이 된 로어는 카스토르와 함께 새로운 결심을 하면서 1권이 끝난다.

7년마다 벌어지는 아곤을 통해 살아남기 위해 상대를 제거하고 새로운 신이 되기 위한 과정들이 고대의 신과 새로운 신, 신과 인간의 대결구도로 실감나게 담겨 있다.
지금의 시대에서 변하고 변하지 않은 것, 변해야 하는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스 신화와 접목해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인간을 하찮게 여기는 신의 오만함에 대항하고, 누군가를 지배하고 짓누르려는 추악함에 맞서 싸우며 성장하고 명예를 되찾는 과정들은 남성 중심의 그리스 신화의 세계관이 아닌, 관습에 대항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여성을 중심으로 한 세계관이 무척이나 돋보이는 작품이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2021 아마존 에디터 올해의 판타지 소설, 2021 반즈앤노블 올해의 판타지 소설로 뽑힐정도라니 재미 보장!
영화로 나와도 너무 재미있을것 같다.

초반에 로어 친구의 목에 '한글'타투가 있다는 문장을 보고 한글이란 두 글자가 참 반가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