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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속으로 떠난 여행
페터 헤르틀링 지음, 오승민 그림, 문성원 옮김 / 한길사 / 2004년 7월
평점 :
베른트는 전쟁때문에 엄마와 아빠,친구,고향도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베른트는 엄마가 된 이모와 함께 전쟁에서 벗어나고
편히 쉴 곳을 찾아 떠난다.
빈까지 가기 위해 어느 시골에서 기차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
지루해하던 베른트는 마이어씨를 알게 되고 같은 나이 정도의 폴디와
레니가 친구로 생겼다. 또 베른트의 뒤를 졸래졸래 따라온 강아지도 말이다.
하지만 마이어씨는 그렇게 좋은 사람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베른트에게 위험한 일을 시키고서는 하마터면 베른트까지 총에 맞아
죽을 뻔 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기차가 역으로 들어온다는 후버 씨의 말에 이모와 베른트는
급하게 기차를 타서 겨우 겨우 빈으로 도착했다. 드디어 전쟁의 비참한 모습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전쟁의 비참함을 잘 알려주는 책이다. 베른트가 그 시골에 도착했을 때는
두꺼운 옷을 몇 겹이나 껴입고 있었고 그 이유는 옷 한 벌이라도 더 가져오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전쟁 때문에 폐허가 된 곳들은 정말 비참해져서
제대로 된 집도 별로 없고 거리에는 아직도 소련군들이 돌아다니며
집집마다 갑자기 들어와서 집을 뒤지고는 다시 사라지기도 했다.
내가 그 상황을 겪었다면 무서워서 밖에도 있지도 못하고 집에 있어도
안전하지 않은 그런 생활 때문에 공포감으로 사로잡혀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베른트는 힘들고 어려운 생활을 이겨냈다. 마이어씨와 폴디 레니와
궤도차도 타보고 아무도 잘 가지 않는 숲도 한 번씩 갔다가 죽을 뻔 했던
일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렇지만 마이어씨가 국경을 넘어서
베른트에게 위험한 일을 시켰던 것은 베른트에게도 큰 충격이 되었다.
그래도 나중에는 빈으로 가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이제는 돌아가셨지만 우리 아버지도 625를 겪었다 . 개성에서 수원으로
내려와서 자는데 이불이 없어서 솜을 덮고 잤다고 했다 . 지금 사람들은
전부 호강하다가 갑자기 집도 가족도 돈도 없는 상태가 된다면
거리에서 솜을 덮고 자는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까 ? 아마도 한강에
하루 수십 구식 시체가 떠오를 것 같다 . 나 역시 상상이 안 간다 .
집도 차도 돈도 자식도 기족도 모든 게 사라져 버린 상태를
어떻게 견딜 것인가 ? 근데 어떤 인간들은 전쟁하자는 건지
왜 북에다 삐라는 살포하고 지랄난리를 부린다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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