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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탁샘 - 탁동철 선생과 아이들의 산골 학교 이야기
탁동철 지음 / 양철북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6학년이나 된 녀석들이 밥 하나 할 줄 몰라 1 학년 여자아이한테 기댄단 말이냐 ?(80 쪽)
이 책을 읽다보면 어려운 말이 하나도 안 나온다 . 알기 쉽다 . 하지만 그렇게
쉬운 문장을 읽는데 가슴에 턱, 하니 얹힌다 .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마흔 줄 시골학교 교사에게 듣는다는 게 신기하다 . 다들 서울을 중심으로
삐까번쩍하고 자본이 집중되는 방식으로만 변용하는 세태이기에
이런 시골학교 교사가 들려주는 참다운 교육이야기는 신기할 따름이다 .
그는 또 말한다 .
남한테 의지하는 버릇이 들어 결국 자기 혼자 살아갈 길을 못찾게 되더라도
우는 아이를 달래주고 싶다고 ...
그는 강한 자, 이긴 자, 특별한 자가 살아가기에 좋은 세상에
아이들에 대한 진정한 애정, 교사로서 고민하고 더 이해하려고 애쓰는
그런 사람이다 .
또 학교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교가, 교장선생님 말씀 그런 거 안 하고 촛불 켜고 아이들, 교직원 둥글게 앉아 자기 소개하고 곷다발 선물주고 노래하는 입학식을 한다 .
물론 학생수가 적어서 가능한 이벤트이지만 판에 박힌 관습적 입학식이 아니고
아이들 위주로 , 사람이 할 수 있는 친화적인 방법을 고민하는 태도에서
나오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
그는 또 스승의 날에 밥 한 그릇 얻어먹은 거에 가첵을 느낀다 . 그가 생각하는 스승이란
일하는 사람이고 아이가 스승이고 자기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
책 전체를 읽어보면 진짜로 그는 그런 생각을 하는 듯하다 . 아이들을 스승이라고 생각하는
의식세계가 존귀하다고 느끼는 것은 비정상이다 . 사실은 모든 교사가 그래야하는데
대부분 교사들은 늘 가르치려고만 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학교는 지겨운 것을
가르치는 따분한 곳이라고 인식하는 건지도 모른다 .
나는 서울 위성도시에서 초중고를 다녔는데 다들 스승의 날이면 <선물>을 주고받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 심지어 중학교 때 교사 한 사람은 반장이엇던 나를 불러
장식 달린 털슬리퍼를 사달라고 주문을 했다 . 나는 아이들에게 몇 백원씩 걷어서
그걸 사러갔는 게 기억난다 . 그때 아이들은 왜 돈을 걷어야할 당위성이 있나를
따지지 않았을까 ?
다들 떠나버린 시골, 한 학년이 고작 열 명 안팎인 학교에서 ,
자기가 자라고 자기가 배운 학교에 남아서 여전히 남아잇는 아이들은 가르치는
그런 탁동철 교사는 , 아마도 이 시대에 남아있는 20 세기 소년,
아니,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그런 교사일 것 같다 .
세상에 많은 베스트셀러가 이렇게 하면 성공하고 돈벌고 유명해지는 거라고 교습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탁교사는 올바르게 사는 게 이런 거라고 쓴다 .그리고 그렇게 산다 .
이 책을 읽으면 가슴이 찡하고 정치란 것도 결국은 사람이 올바르게 제대로
살기 위해서 필요한 거란 걸 절감한다 .
정치적으로 올바른 시골교사의 진술...그가 비록 교장이 못 되고
장학사가 못 되고 , 교육부 장관이 못 될지 몰라도
그에게서 배운 아이들은 영원히 훌륭한 스승을 가졌다는 기억으로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
그리고 그가 가르친대로 그에게서 배운대로 당당하게 하고싶은 말 하고
스스로 하고 남과 나누고 잔인해지지 않고 부당한 것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고
일하는 삶이 아름답고 남을 배려하고 자신의 일을스스로 하는
그런 올바른 인간으로 성장할 것이다 .
그것이 성공임을 알아주는 그런 스승이 있으니 행복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