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꺼리 - 고전 문학 속 한마디 말의 힘
이선종 지음 / 아이템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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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는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여기서 말하는 좋은 책은 어떤 책을 말하는 것일까?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의 대화라고 쓰고 있으니 아마도 그 책은 고전(classic)이 아닐까 생각된다그렇다면 고전은 모두 훌륭한 책일까성인이라면 고전 작품을 무조건 수용하기보다는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보고 비판적 시각으로도 읽어낼 수 있겠지만독자가 청소년이라면훌륭한 사람들이 쓴 좋은 책이니 읽어보라고 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진다청소년을 자녀로 두고 있다 보니 좋은 책의 범주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망설여질 때가 많다고전이라고 하더라도 성인만큼의 경험과 연륜이 없다면 이해할 수 없는 책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여러모로 유용하게 읽힌다일반적으로 우리가 고전이라고 부르는 책 중에서 문학작품에 한정하여 선택된 책들을 다룬다문예사조에 따른 챕터별 구성도 나쁘지 않다목차를 보면서 사조별 대표 작가를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선택된 고전 작가와 작품을 다루는데 있어서도 내용 구성이 좋다작가의 삶을 짤막하게 소개하기도 하고 작가가 던진 유명한 명언들을 소개하기도 한다또한 작가가 살았던 당시의 세태를 설명하면서 다루고자 한 그 작가의 작품 구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이야기하기도 한다작품에 대해서는 간략한 줄거리와 함께 주요 문장을 발췌해 놓았다. ‘말꺼리라는 제목답게 책을 촘촘하게 읽는다면 작품이나 작가 관련하여 화젯거리가 무궁해질 만한 책이다.

이 책은 볼거리도 많다작가나 작품과 관련된 회화나 조각 작품사진이나 영화 속 한 장면 등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흑백이라서 조금 아쉬웠지만 거의 매 페이지에 실려 있어서 보는 즐거움도 컸다.

 

작가를 이해하고 당시 사회상을 파악한 후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작품만을 감상할 때와는 작품 이해도에서 큰 차이를 가져다준다이 책을 읽으면서 꼭 읽어야 할 고전 목록을 몇 권 더 추가했다.

이 책은 고전 독서에 흥미를 돋워줄 책으로도 좋고청소년들에게 고전을 추천할 때도 학생들의 상황에 맞춰 작품을 선택해줄 수 있는 가이드북으로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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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인문학 - 동물은 인간과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이강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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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책을 언제부턴가 자주 만났다요즘의 트렌드처럼도 느껴졌는데광범위한 인문학’ 분야가 더 확장되어 느껴질 정도다그런데도 이 책 <동물 인문학>을 읽기 전에는 동물의 생태와 관련한 자연과학 도서일 것으로 생각했다자연과학의 위치가 인문학과는 반대의 위치에 있다는 것과 동물이 주로 이 책의 소재라는 점 때문이었다물론 제목과 함께 훑어본 목차를 통해 동물 생태를 인간의 역사와 문화가치체계 안에서 엮고 있다는 생각도 했지만 말이다.


 



책은 굉장히 즐겁게 읽었다읽으면서 저자의 풍부한 견식이 부러울 지경이었다동물 생태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해당 동물의 서식지를 알아야 할 터이니 세계의 여러 기후와 자연경관토양 등의 많은 지식도 필요하리라 생각은 했지만책 속에서 만나게 되는 지식정보들이 매우 다양해서 놀라웠다동서고금의 시대를 아우르는 역사적 지식과 전염병식자재주요한 정치 이슈와 동물 생태에 관련된 경제적 상황 등 다양한 지식 전반을 다루고 있다.

 

문장도 어렵지 않은 데다가 글의 마침 문장 중에는한마디로 요약해서 그 동물을 알려주는 비유적으로 표현한 문장들이 있어 눈에 띈다.

소는 인간의 둘도 없는 후원자다.”(27)

아무르호랑이는 그 넓은 영역을 지속적으로 순찰하며 생태계 지킴이’ 노릇을 하는 것이다.”(51)

고양이는 대항해 시대를 여는 데 한 축을 담당했다.”(102)

어느 한 꼭지 재미없는 것이 없는흥미가 가득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으로이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해 보면,

우리나라 옛 조상들이 호랑이를 산신으로 부르기도 했던 이유를 이 책을 보고 가늠하게 되었다한반도에 서식했던 호랑이는 호랑이 아종 중 체격이 가장 큰 아무르호랑이와 혈연적으로 같다고 한다이 호랑이는 한 해 44마리 정도의 중대형 발굽 동물을 사냥해 먹는다고 하는데고양잇과에 속한 동물들이 그러하듯 냄새도 소리도 없이 눈앞에 그 거대한 몸체를 드러낸다면 정말 무서워했을 것이다최상의 포식자 위치에 있는 호랑이가 생태계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지킴이 역할을 한다는 것도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고양이에 관해서는항해 시대를 성공으로 이끈 의 하나로 보는 관점도 흥미로웠다쥐의 천적인 고양이가 먼 대륙을 향하여 항해하는 함선에 태워져 긴 시간을 이동하는 중에 배 속에 있는 쥐를 사냥함으로써 식량과 배를 지켜냈다는 사실이 놀랍다.


 



케냐에서 인간 남자만을 사냥하여(140여 명 정도) ‘고스트와 다크니스로 불렸던 수사자 이야기는 인간이 망쳐버린 자연에 대한 사자들의 경고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동물로 시작하고 동물을 이야기하며 동물로 끝을 맺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적 기준에서 숙고해볼 만한 사상과 가치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끌어낸다한마디로 동물학자의 눈에 비치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정치경제를 동물 생태와 엮어 참신하게 담아 놓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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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버스 특서 청소년문학 20
고정욱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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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장소설을 오랜만에 읽었다두껍지도 않고 내용도 가벼워서 금방 읽기는 했지만 읽는 중에도읽고 난 후에도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안겨준 책이다청소년의 성 문제를 소재로 하여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을 주제로 펼쳐 낸 소설이다.

주인공은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인 지강과 은지이다두 아이의 정서적 환경이 비슷하다 보니 서로 급속하게 마음을 열고 친해진다환경에 의해 결핍처럼 느꼈던 그 부분을서로가 위로하고 의지하면서 그 결핍을 채워나가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애틋했다.

 

이 소설은 액자소설 구성으로제목이 스토리텔링 버스인 이유는 외화를 끌어나가는 지강과 은지가 버스로 여행 중에 고립되고그 고립된 버스 안에서 승객들이 하는 이야기가 내화로 네 편이 실려 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 아닐까 싶다.

내화로 실린 이야기의 주제는 각기 조금씩 다르다첫 번째 이야기인 김상복 이야기가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과 가장(家長)의 책임을 이야기한다면두 번째 이야기인 하태우 이야기는 외화와 가장 닮은 주제바로 성과 관련된 행동에 대한 책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세 번째와 네 번째 이야기는 말과 글이 갖는 힘에 대해서 다룬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외화 안에 들어 있는 내화가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짤막한 이야기 묶음인 단편집 같은 느낌도 들었으며외화의 비중이 크고 외화의 인물이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기 때문에 내화의 주제가 좀 더 치밀하게 외화와 연결되었으면 어떨까 생각하기도 했다작가가 꿈인 은지를 위한 내화 이야기가 들어있고성과 관련된 행동에 대한 책임을 다룬 이야기도 있지만 그 연결 고리가 외화의 주인공들에게 변화를 불러일으키기엔 조금 느슨한 듯 느껴졌다또한 사회적 역할에 대한 몇몇 문장은 읽다가 눈에도 걸리고 마음에 걸리기도 했다.

 

책 속 내용 중 마음에 와닿았던 장면은공장이 부도가 나서 월급을 받지 못해 화가 난 아버지와 지강의 대치 장면이었다지강을 향해 욕을 하면서 너도 날 배신할 거지?”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말이 특히 그랬다사회가 배신하고 아내가 배신하고그러하니 아들마저 자신을 배신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아버지의 분풀이처럼 나온 그 말 속에 고단하고 팍팍한 삶이 눅눅하게 배어있는 듯했다.

아버지에게 맞고 나서 은지를 찾아가 위로받는 지강의 모습에선따뜻한 위로를 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되면서도이 아이들이 아직은 청소년기의 아이들이라는 점 때문에 마음 한구석이 불안하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자기 행동의 책임을 강조하고 그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것은 교육적으로 마땅히 가르쳐야 할 일이다하지만 그것에 선행되어야 할 것은 어른들의 바른 행동과 그에 따른 책임 의식이 아닐까 한다아이들은 어른들이 가르치는 교훈적인 말보다 어른의 뒷모습을 따라 그 행동을 배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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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독서 - 김형석 교수를 만든
김형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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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상급반에는 작가 황순원이 재학 중이었고, 시인 윤동주는 같은 반에서 수학했다. 만일 그때 그런 이들과 친구가 되었다면 나도 상당히 큰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런 기회를 놓쳤다.”(본문 28)

이 책의 앞부분쯤 읽다가 만난 글이다. 저자는 그들과 친구가 될 기회를 놓쳐서 불행하다고 했지만, 황순원과 윤동주를 매일 만날 수 있는 같은 학교에 다녔다는 사실이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당시 일제강점기 사회적 분위기가 정치적 독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남들이 놓치고 있던 문화 독립의 애국적 경지에 있던 윤동주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 있어 마음을 적셨다.

저자는 자신이 다니던 숭실중학교를 그만두고 독서로 공부를 대신했던 1년의 독서 기간을 자신의 운명을 바꾼 1년으로 칭한다. 1년 동안 나도 줄곧 책만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어떻게 그 1년을 보낼까 싶었는데, 이 책의 4 챕터 ,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 가늠해볼 수 있어 좋았다.

 

역사 무지의 정치는 역사 부재의 사회를 낳는다.” 이 글은 본문 186쪽에 쓰인 문장이다. 과거사를 통해 배우지 못하고 현재를 살아간다면 좋은 미래는 없다는 말이 떠올랐던 구절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구절에 밑줄을 쳤지만, 이 글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저자의 글로 인해 더욱 기억에 남게 된 구절이다. 저자는 국가 지도자의 역사의식 부족 혹은 역사 공부의 부재가 민족과 국가에 커다란 지장을 가져온다고 보았는데, 그 글을 읽으며 역사의식을 갖췄다 하더라도 그 국가 지도자가 갖춘 역사의식이 어떠한지도 무척 중요하단 생각을 했다. 물론 역사의식이 있어야 하는 것은 국민 개개인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개개인이 역사에 관한 객관적 사관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그에 따른 역사책을 잘 골라 읽어야 한다고도 말한다.

 

저자는 우리나라 독서인구 부족을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2019년 국민독서실태조사결과를 찾아봤더니 성인 1년 독서량이 6권 정도라고 한다. 그렇지만 흥미로운 조사 결과도 있다. 코로나 19 발생 이후 2020년 한 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서 독서량이 2019년과 비교하여 더 늘어났다는 결과다. 코로나 여파이기도 하겠지만 요즘 책 관련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책 시장도 다양한 형태의 책, e-북 혹은 오디오 북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손쉽게 어디서나 읽고 듣는(?) 책이 일반인의 독서량을 늘렸다고 볼 수도 있겠다.

책 제목 그대로 저자가 지금껏 백 년에 가까운 독서를 해오면서 자신이 읽었던 책에 관한 생각, 인간과 사회에 관한 생각을 담담히 전한다. 이 책을 통해 문학 고전과 철학 고전에 대한 이해, 철학사의 흐름, 독일 철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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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없다는 착각
프레데릭 팡제 지음, 조연희 옮김 / 일므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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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심리학자 중 일부는자기 자신의 현재 모습은 30% 정도의 타고난 성격(기질적 특성)과 70% 정도의 자신이 자랐던 환경의 영향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고 말한다대부분의 학자는 성격은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는 오랫동안 성격 특성으로 여겨진 요소들도 원한다면 분명 바꿀 수(294)” 있다고 말한다. ‘원한다면이라는 조건이 달렸듯이 인지적 사고의 틀 교정이 쉽지는 않겠지만그런데도 자신이 반복적으로 교정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타고난 성격을 바꾸길 원한다면 충분히 교정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인지심리학이나 행동심리학적으로 접근하여 다양한 심리적 기법과 과학적 방법에 의해 부정적 사고를 조절하거나 통제함으로써 타고난 기질적 성향을 사회관계망 속에서 원활하게 생활 할 수 있도록 교정한다면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어떤 상황이나 자극에 의해 사람들은 자동적 사고(automatic thinking)를 떠올리는데이때 역기능적인 부정적 사고를 하게 되면 그러한 사고에 따라 비합리적이고 자기부정적인 행동이 나타나게 되면서 악순환적 사고체계로 이어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더욱 의기소침해지고 불안증과 두려움까지 유발하게 된다그러니 그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겠다역기능적이고 비합리적인 신념체계를 바꾸는 일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뒤늦게 생각되더라도 비슷한 장면을 맞닥뜨리면 또다시 자동적 사고가 나타나서 부정적인 정서 반응을 이끌어 내고 정신과 사고 방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어쩌면 이 책의 표지에 실린 글 중요한 것은 할 수 없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는 문구를 늘 마음에 다잡아야 가능할 듯하다. ‘착각이라는 것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습관처럼 반복되는 역기능적 사고를 당장 멈추게 할 수는 없어도 조금씩은 긍정적 변화를 주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실제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어서 더 쉽게 와 닿는다. 7가지 편견 중에서 두 가지의 편견이 나에게 항상 을 지우고 힘들게 했었는데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마음의 부담을 덜게 되었다물론 그 편견이 책을 읽자마자 사라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나의 그 생각이 편견이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의도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있겠다 싶다또한 자신감이 생기는 세 가지 기술을 통해서 자존감을 높이는데 필요한 주요 기법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책 전체적으로 보면 이 책은 제시된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나와 가장 근접한 상황을 떠올려보고 그에 따른 부정적 사고를 어떻게 또 어떠한 생각들로 바꿔나가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사고 체계에 따른 표를 제시하고 있어서 글줄을 통해 이해한 것을 좀 더 시각적으로 더 쉽게 머릿속에 인식되도록 구성한 점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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