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만든 그날의 세계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 강희진 옮김 / 제3의공간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세계사를 다룬 여러 책들을 읽었지만 기후학자나 기상학자들의 눈에 비치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날씨를 주제로 하여 다루고 있는 책으로는 이 책을 처음 읽었다. 읽기 전부터 매우 흥미를 끌었는데, 세계사에서 다루고 있는 굵직한 인물인 나폴레옹이나 히틀러의 운명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날들이 날씨로 인해서 어떻게 바뀌게 되었는지, 또 프랑스 혁명, 워털루 전쟁,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 세계사를 흔든 여러 전쟁들이 그날의 날씨에 따라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는지를 당시의 역사적, 환경적 배경과 함께 그날의 생생한 날씨변화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문에서 다루고 있는 많은 흥미진진한 날씨이야기들 중에서 16세기 에스파냐와 영국의 전쟁과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영향을 미친 날씨에 대해서 간력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세계 여러나라의 언어들 중에서 영어가 지금 1위의 세계공용어라는 사실에 반기를 들 사람들은 많지 않으리라. 날씨로 인해 바뀐 역사의 흐름 중에 현재 세계공용어로 쓰이고 있는 영어가 16세기 그 날의 전쟁에서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혹시 스페인어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 전쟁이 나온다. 당시 에스파냐의 펠리페 2세는 엘리자베스 1세가 다스리고 있던 영국을 침공했는데 에스파냐의 해군은 '무적함대'라는 말을 들을만큼 해상에서 독보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에 패배했다. 그 전쟁에서 에스파냐의 엄청난 수의 전함과 병사들이 영국군과 직접 싸워서 졌다기보다는, 뒷날 '신교도의 바람protestant wind'으로 불리우는 바람의 영향으로 바다에서의 악천후로 인해 배가 난파되고 목숨을 잃은 선원이 대다수였다고 한다. 이 바람이 이후에도 에스파냐의 침공계획을 저지했다고 하니 그 날의 날씨로 인해 영국의 해상장악권력이 커지고 그로인해 영국의 식민지들이 생겨나고 영어를 쓰는 많는 식민지들로 인해 영어가 세계공용어로 쓰이고 있게 되었다고 한다면 결코 지나친 비약은 아닐것이다. 

또한, 우리가 지금 D-day라고 하는 그 말이 역사에 기록된 작전명으로 불렸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의 성공을 가져온 날씨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성공은 독일의 패망을 가져오는 신호탄이었다는 것만으로 알고 있었는데,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성공하기 위해서 꼭 필요했던 날씨가 꽤나 까다로웠다. 상륙할 지점의 하늘에는구름 한점 없거나 있더라도 아주 소량이어야만 한다거나, 보름달처럼 환한 달빛이 필요하고 해안은 밀물 때여도 안되고 썰물 때여도 안되며 수심 또한 너무 높거나 너무 낮아도 상륙작전을 성공하기 어려웠다고 하니 그 작전의 성공을 위한 날씨가 딱 맞춰줘야만 했다는 사실과 그러한 날을 찾아 상륙을 성공시켰다는 사실은 그저 놀랍기 그지 없었다.


책을 읽다보면 그 때 그 당시의 날씨가 새로운 세계사를 만들었다고 표현할 만큼 날씨의 영향력은 매우 컸다. 물론 우리는 오늘의 날씨를 매일매일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지만 이러한 날씨가 내 삶을 뒤바꿀 수 있을만큼의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쉽게 하지 않는다. 그저 오늘 입을 옷차림이나 우산이 필요한지 등 아주 소소한 것에 관심을 가질 뿐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고보니 지난 역사와 마찬가지로 지구의 어느 한 곳에서는 매일의 변하는 날씨가 어느 나라의 누구에게는 그들의 삶을 바꾸어 놓기도 하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날씨를 예측하여 방비할 수 있다고 해도 여전히 인간에게 날씨를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은 없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저자가 에필로그로 마무리했던 것처럼 되도록이면 친환경기술을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고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필요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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