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부부가 달라졌어요
EBS 부부가 달라졌어요 제작진 지음 / 김영사on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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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결혼 전에는 눈을 크게 뜨고, 결혼 후에는 눈을 반쯤 감아라. - 벤저민 프랭클린
결혼에 관한 격언들 중에서 곧잘 인용되는 구절이 아닐까 싶은데, 이 책에서도 만날 수 있는 격언 중 하나다. 결혼 하기 전에는, 나와 한평생을 같이 살아가야 할 사람을 선택해야하는 일이기에 눈을 크게 뜨고 살펴 봐야겠지만, 한번 선택해서 결혼을 했다면 이제는 왠만한 것은 반쯤 눈을 감고 이해하고 배려해가면서 서로 양보하고 살아가야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음을 얘기하는 것일게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와는 반대로 행하고 결혼을 하는게 아닌가 싶다. 연애 시절에는 흔히 말하는 '콩깍지'가 쓰인 눈으로 제대로 보지 못하고 결혼을 하고서는, 결혼 후에는 자신과는 다른 생각과 행동, 하다못해 작은 생활 습관의 차이 등이 부부싸움의 빌미가 되니 말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또 그렇게 아웅다웅 하면서도 서로에게 맞춰서 살아가곤 한다. 양보할 수 있는 것은 양보하고 고칠 수 있는 것은 고쳐가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안되는 부부는 어떻게 될까?
 
본책에서는 모두 아홉 쌍의 부부이야기가 나온다. 대화의 단절로 인해 부부생활이 벼랑으로 내몰린 세 쌍의 부부와 결혼에 대한 제대로된 생각과 마음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너무 어려서 한 결혼으로인해 서로에게 상처만 키워 내고 있는 세 쌍의 부부 그리고 오랜세월 지속된 폭력으로 공포와 좌절 속에서 살아가는 세 쌍의 부부들을 만날 수 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전문가는 부부에게 다른 대안 답을 제시했다. 그런 바로 공감과 위로였다.
아  내 : 오늘 늦고 싶지 않아서 많이 조급했어.
전문가 : 당신, 조급해서 많이 힘들었겠다.   
이해와 위로의 말 한마디에, 잔뜩 곤두서 있던 아내의 표정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눈물을 쏟아내는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묻어나고 있었다. - 본문53쪽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던 부부와 함께했던 전문가와의 상담 내용 중 일부다. 인용한 글 앞선 내용은 아내와 남편의 대화가 실렸는데, 아내의 같은 말에 남편은 자신이 왜 기분이 나빠졌는지 그 이유를 얘기한다. 그렇게 또다시 불안하게 흘러가는 대화를 듣던 전문가가 이번에는 다른 답변을 제시했던 것이고 아내는 전문가의, 남편을 대신한 그 답변을 듣고서 눈물을 쏟고 마는 모습이다. 그렇게 한마디였으면 되었을 것을.......... 아내의 그 반응을 지켜보던 남편의 속 마음은 어떠했을까?
우리는 상대방이 아닌 나 자신을 이해시키고 변명하는데에 더 중점을 맞춰 대화를 하곤 한다. 물론 나또한 그럴 때가 많다. 변명이 아닌 위로 한 마디가 절실할 때조차 말이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부부들은 이렇게 전문가와의 여러차례 상담을 통해서 상대방의 모습을 다르게 읽어보기도 하고 놓치고 있었던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또한 각 부부에 따라 맞춤 솔루션을 통해 부부 관계의 틈을 메꾸기도 하고 심리극을 통해서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불안이나 불만, 고통과 상처등을 치유하기도 한다. 그러한 과정 후에 작지만 변화가 생기고 그 작은 변화에 기뻐하며 서로 좀 더 이해하고 배려하고픈 마음을 갖게 되는 부부의 모습이 그려진다. 
 
EBS에서 <부부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시청해본 적은 없지만 지인을 통해서 종종 애기를 듣고 흥미를 가지고 있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출간되었다해서 흥미가 컸던 책이다. 얘기를 듣기만 했을 땐, 전문가의 코칭을 통해 정말 그토록 오랜시간동안 커다란 틈이 벌어진 부부 사이가 몇 달만에 바뀔만큼 그 틈을 메꿀 수 있었을까란 생각이 들었던것도 사실이다. 그런 작은 의심(?)이 이 책의 머리말을 읽으면서 싹~ 사라졌다. 머리말에도 쓰고 있듯이 부부사이에 생긴 그 내놓고 싶지 않은 문제점들을 드러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용기를 갖고 프로그램에 신청할 만큼, 달라지고픈 부부의 간절함이 그들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기에 가능했겠다 싶다. 어떤 일이든지 포기해버리면 더이상의 변화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작은 끈이라도 붙잡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기에 달라질 수 있었으리라. 거기다 부부의 문제점을 콕 짚어주고 그에 따른 전문가의 코칭과 준비된 효과적인 솔루션도 큰 도움이 되었을 테고.
본문에는 중간중간 부부관계 강화 솔루션 프로그램을 알려주고 있으며 부부사이 행복 코칭 방법을 알려주는 페이지도 실려 있는데, 부부 문제가 특별히 없더라도 이 책은 부부가 서로 돌아가면서 한번씩 읽어보면 좋겠단 생각도 든다. 부부생활을 좀 더 행복하게 끌어가는데 도움을 주는 대화법과 마음가짐 등을 배우게 되기도 하고 혹 폭력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에 따른 올바른 대처도 배울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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