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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견전 - 인간을 일깨우는 위대한 개들 ㅣ 시공주니어 어린이 교양서 31
정해왕 지음, 박보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책으로도 만들어지고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 아이들에게 인기있던 <돌아온 진돗개 백구>가 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쓰여진 책인데, 서울로 팔려간 백구가 주인을 잊지 못해 진도에 사는 주인에게로 다시 되돌아온 사건이다. 그 먼거리를 헤메다 집으로 돌아온 백구의 이야기는 당시에 큰 이슈가 될 수 밖에 없었는데, 이 책 <위견전>을 읽으면서 퍼득 머리에 떠오른 개가 있다면 바로 진돗개 백구였다. 비록 이 책에는 '백구'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말이다.
본책에는 이렇게 백구처럼 주인을 잊지 못하거나, 구조견으로서 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리거나, 주인을 살리고자 목숨을 잃은 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휼륭한 사람들을 기리고자 쓰여진 위인전이 있듯이 위견전이라는 이름으로 쓰여진 제목에 걸맞게 무척 감동적인 내용들이 아닐 수 없다.
본문에 등장하는 위견들은 여덟마리의 개들이다. 영국, 스위스, 일본, 미국 그리고 우리나라의 개가 바로 그 주인공들인데,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위견들을 골라 다루고 있는 느낌이 든다. 언젠가 한번 들었봤음직한 이야기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우리나라 개는 '백구' 대신에 '오수개 누렁이'를 만날 수 있다.
누렁이 이야기 또한 이 책을 읽고서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신라시대 김개인이라는 사람이 키우던 개로 김개인이 술에 취해 잠들던 숲에 불이 나자 가까운 개울물에 몸을 적셔 밤새 주인에게 불이 덮치지 못하게 하고는 자신은 너무 지쳐 죽음에까지 이르고만 '누렁이'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보한집>에 기록되어 있는 이야기라고 한다. 이렇게 충성스럽고 주인을 향한 애틋한 사랑과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개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읽으면서 뭉클한 감동을 느끼며 읽었다.
죽은 주인의 무덤을 14년이나 지킨 스카이테리어 '보비', 디프테리아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혈청을 전달하고자 눈보라를 헤치며 달린 시베리안허스키 '토고와 발토'외 썰매견들, 등산하다 실족사한 주인의 주검을 석달 동안이나 지킨 스패니얼 '폭시', 루스벨트 대통령의 애견으로 루스벨트 대통령을 끝까지 잊지 못했던 스코티시테리어 '팔라' 등등 일곱가지 이야기 모두 실화라는 사실이 참 놀랍다.
특히 실족사한 주인의 주검을 배를 곯아가면서도 석달 동안이나 지키고 있던 '폭시'이야기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렇게 주인을 향한 믿음과 사랑, 그리고 희생이 동물이기에 더욱 대단하다 싶다.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그 개에 대한 뒷이야기가 소소하게 실려있어 더욱 흥미롭게 읽히는데다가 소개하고 있는 개의 종과 원산지, 특징에 대한 간략한 정보글도 실려 있다. 워낙 개를 좋아하는 울아이에겐 개의 대한 친근함이 더욱 더 커졌을터이고 개의 여러 종류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 좋았을 책이다.
무엇보다 '개만도 못한 사람'이라는 뜻을 확실히 알게 해주는 책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