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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문고판) ㅣ 네버엔딩스토리 32
이효석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9월
평점 :
이 책은 이효석의 단편소설 9편을 모아 놓은 단편모음집이다. 이효석하면 떠오르는 건 아무래도 <메밀꽃 필 무렵>일게다. 가장 대중(?)적이고 청소년 필독서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제목으로 쓰고 있고 표지에 그려진 그림 또한 나귀에 짐을 싣고서 물건을 팔러다니는 장돌뱅이 허생원과 조선달 그리고 동이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가 보다.
얀들얀들 나부끼는 초목의 양자는 부드럽게 솟는 음악, 줄기는 굵고 잎은 연한 멜로디의 마디마디이다. 부피 있는 대궁은 나팔소리요, 가는 가지는 거문고의 음률이라고도 할가. 알레그로가 지나고 안단테에 들어갔을 때의 감동-- 그것이 봄의 걸음이다. 풀 위에 누워 있으면 은근한 음악의 율동에 끌려 마음이 너볏너볏 나부낀다. - <들> 중에서, (본문 39쪽)
9편의 작품들 모두 등장인물의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가지 감정들을 아름다운 문체로 표현하고 있으며, 이효석을 보고 서정적인 소설의 정수로 일컬는 이유를 이 책을 보고서 아주 확실히 느꼈다고 해야겠다.
작품 중에는 <메밀꽃 필 무렵>이 그렇듯이 결말이 극적인 작품들도 있고, 매우 사회비판적인 작품도 있다. 그 중 <도시와 유령>은 아무래도 사회고발적 경향이 강하다보니 앞선 작품들(아름다운 묘사와 감성 표현들이 많은 작품들)과는 매우 다른 느낌을 준다. 하지만 당시의 사회상을 읽어 낼 수 있어 이또한 흥미로웠다.
<메밀꽃 필 무렵>을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읽게 된 작품들인데, 그 중 <고사리>와 <석류> 작품이 마음을 끈다. <고사리>는 '어른'이 되고자하는 청소년들의 마음 속 '성'에 눈 뜨는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고 <석류>는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안타까워 하는 여교사의 모습을 참말 아름답게 표현해 놓은 작품이다.
원문을 살려서 실은 까닭은 처음엔 읽기 어렵기도 했다.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는 말들이 곧잘 나와서 말이다. 본문 뒤에 주석을 달아 놔서 읽어가며 읽기도 했는데, 어찌된게 읽어가다보니 뒤로 갈수록 주석을 보지 않고도 그냥 걸리적거림없이 주욱 읽어갈 수 있었다. 이효석의 문체와 작품 세계를 읽어 낼 수 있어서 좋았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