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의 불빛 동화 보물창고 35
셸 실버스타인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 우리아이 반응은 열광적이라고 표현하는게 맞지 싶다. 하루 종일 옆구리에 끼고 살면서 키득거리기도 하고 그려진 삽화를 골똘히 들여다보기도 하고, 어떤 그림우화는 엄마에게 들고와서 읽어주기도 하면서~ 오랜시간 읽었으니 말이다.

아이가 여러 편을 읽어주었는데, 그 중에서도 울아이가 참 좋아했던 우화가 있다.



숙제 기계, 오! 숙제 기계, /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발명품, / 먼저 숙제를 넣고, 동전을 넣은 다음 / 스위치를 누르고, 10초만 기다려 봐. / 네 숙제가 나올거야. / 빠르고 말끔하게. / 여기 있어요. / "9 더하기 4는?" / "3입니다." / 3이라고? / 오, 이런! / 내가 생각한 것만큼 / 그렇게 완벽한 건 아니군. - 숙제기계 (전문)

아이들에게 숙제를 대신해주는 기계야말로 늘상 꿈꾸는(?) 발명품 중 하나가 아닐까? ㅎㅎ 그래서 가장 완벽한 발명품으로 소개되고 있는 숙제기계를 읽으면서 잠깐이나마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하지만 아래 행으로 내려가면서 엉뚱한 답을 말하는 숙제기계라고 적고 있으니...........ㅎㅎㅎ 그래도 이또한 반전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우화여서 더욱 더 재미를 더하는게 아니었나 싶다.



조그만 소년이 말했지. "가끔 전 숟갈을 떨어뜨리곤 해요." / 조그만 할아버지가 대꾸했어. "나도 그렇단다." / 조그만 소년이 소곤거렸지. "오줌도 싸거든요." / 조그만 할아버지가 허허 웃었어. "나도 그렇단다." / 조그만 소년이 말했지. "걸핏하면 울어요." / 조그만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어. "암, 나도 그런걸." / "하지만 무엇보다도 속상한 건, 어른들이 저에게 /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는 거예요." / 그러고 나서 조그만 소년은 쪼글쪼글한 손에서 / 따스한 기운이 전해져 오는 것을 느꼈지. / "아무렴, 그렇고말고. 네 마음 다 알지." 조그만 노인이 말했어. - 조그만 소년과 할아버지 (전문)

이 우화는 책 속에 실린 우화 중에서 내가 참 좋아하는 우화다. 한 번 읽고 또 한 번 더 읽게 만든 우화였는데, 읽을 때마다 가슴이 저릿하다. 어른들도 한때는 어린아이였는데, 가끔 그것을 망각하여 작은 우리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곤 한다. 감정이 상해서 혹은 슬퍼서 우는 건데도 어른들은 그렇게 얘기한다 '걸.핏.하.면' 운다고........ 한걸음 뒤에서 기다려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말이다. 그럼에도 그러한 잘못을 지적하는 말 조차 없을 때 아이는 더욱 속상해 진다니..........

그 조그만 소년의 마음을 고스란히 이해하는 할아버지 모습에서 다시 작아진 어른을 본다. 늙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인데 그 또한 잊고 사는게 아닌지!



당근이 밀에게 뭐라고 했게? / "'부추'를 살걸 그랬지. 내 구두보다 '쌀' 것 같은데." / 종이가 펜에게 뭐라고 했게? / "친구야, 네가 너무 '써서' 이젠 밥맛이 없구나." / 찻주전자는 분필에게 뭐라고 했게? / 에이, 바보....... 찻주전가 뭔 말을 해! - 뭐라고 했게? (전문)

하하하. 이런 말놀이 우화들도 꽤나 많이 수록되어 있다. 이 우화를 읽으면서 울아이는 무척이나 깔깔대고 웃었다. 정말 신선하고 톡톡튀는 발상이 기발하다. 창의성이 퐁퐁 느껴지는 우화라고 할까?



이렇듯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감성을 매만져 주기도 하는~ 멋진 그림우화들을 135편이나 만나 볼 수 있어 더욱 풍성하게 느껴지는 <다락방의 불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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