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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ㅣ 청어람주니어 저학년 문고 12
노경수 지음, 우호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1년 7월
평점 :
7살때 우리아이가 한번 내 손을 놓친 적이 있었다. 나를 앞서 자신이 생각한 곳에 미리 가겠다는 일념으로 뛰어가버렸는데, 그걸 알지 못했던 나는 아이와 늘상 가던 그 장소가 아닌~ 바로 눈앞에서 사라진 그 곳에서 그리고 뒤로 돌아가 아이를 찾고 헤맸으니 그 상태로 계속 되어졌다면 어찌 만날 수 있었을까 싶다.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참말 다행인것은 울아이가 기다리던 곳에 엄마가 오지않자 어떤 아저씨에게 핸드폰을 빌려 내게 전화를 걸어 온 것! 그 날의 악몽 같던 시간은 그렇게 짧게 끝났다고 해야겠다.
<집으로 가는 길>에 나오는 현중이는 8살이다. 버스를 타고 돌아와야 하는 먼 길에서 엄마를 만나지 못한 현중이는 돈도 없고 전화를 빌려 쓸 용기도 없어 집까지 걸어가기로 맘먹는다. 누군가에게 말거는 것이 8살 꼬마에게, 특히 무척 순진하게 그려지는 현중이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부모와 함께 있을때라면 모를까~ 부모없이 아는 친구하나 없이 혼자만 덩그마니 있다고 생각되었을때라면 더더욱 두려웠을 것이다.
읽는내내~~ 현중아, 돈을 빌리기 어려우면 전화라도 대신 걸어달라고 하지!!! 가까운 경찰서를 찾아가던가 하면 좋을텐데~~! 이런저런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읽는 나는 현중이와 비슷한 9살 아이를 둔 엄마였기 때문에 더했으리라.
현중이는 하지만 꿋꿋하다고 해야할까? 두려워 하면서도 집으로 걸어가는 길을 택한다. 이제껏 차로 다녔던 길이다보니 걸어서 가는 길은 생소하기만 하는 현중이는 길을 반대로 가기도 하고, 다른 곳에 들러 보기도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집에 가는 길을 찾게 되는데............
책을 읽으면서~ 엄마의 눈으로 보여지는 8살 아이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참말 안타까움이 많았지만, 놀라운 것은 많이 당황하지 않고 두려움에 맞서 조금씩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아내는 현중이의 모습이었다.
아이를 키우면서보니, 5살에도 7살에도 9살에도... 늘 울아이는 어리단 생각만 든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보니 어쩌면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해서 그렇지~ 상황에 맞춰 어느만큼은 스스로 바른 길을 찾고 어려움을 이겨낼 줄 아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현중이에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두려움에 맞서느라 힘이 드는 길이었지만 엄마와의 이쁜 추억도 새록새록 떠올리고 이제껏 미처 자세히 살펴보지 못한 것들을 좀 더 세심히 들여다보고 새롭게 알아가는 흥미로운 길이 되었던것처럼 말이다.
현중이게도, 또 현중이를 기다리며 노심초사 했을 현중이 엄마에게도 이 날의 기억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커다란 추억으로 남으리라. 그리고 그렇게 혼자서 집으로 돌아오는 날, 현중이는 자신이 얼마나 용감한지~ 스스로 자신을 뿌듯해하고 존중하는 마음도 쑥 컸을테고 말이다.
엄마 또한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어느 순간 쑤욱~ 자란 현중이의 모습이 참 대견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