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외 세계문학의 숲 5
다자이 오사무 지음, 양윤옥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고전문학 시리즈 [세계문학의 숲]이 시공사에서 출간되면서, 어떤 고전문학을 선별하여 리스트를 만들지 흥미를 불러일으켰는데, 그 중 출간된 작품 리스트 중에서 가장 눈길을 잡았던 작품이 바로 이 책 <<인간실격>>이었다. 한번쯤은 읽어봤어야(?) 하는 책이란 생각만하고는 아직까지 읽지 못하고 있다가, 시공사 출판으로 <<인간실격>>을 만나게 되어 더욱 기대가 되었다. 

나는 그 남자의 사진을 세 장, 본 적이 있다.
- <머리말> 9쪽
<<인간실격>>은 <머리말>, <첫 번째 수기>, <두 번째 수기>, <세 번째 수기>, <후기>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는데, <머리말>의 첫 번째 문장이 바로 윗글이다. <머리말>에선 세 장의 사진에 대한 '나'로 불러지는 이의 느낌이 적혀 있는데~ 세 장의 사진에 대한 묘사가 어찌나 오싹한지 절로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이 오싹함은 순식간에 <<인간실격>>이라는 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강한 힘까지 가졌다하겠다.

이렇게 <머리말>에 표현된 사진 속 주인공 '요조'....... 그의 이야기가 '수기'로 펼쳐지는데~ '요조'의 수기에서도 '나'로 쓰여지고 있지만 문체의 변화(<머리말>과 <후기>는 ~이다체, <첫 번째 수기>, <두 번째 수기>, <세 번째 수기>는 ~입니다체로 쓰여짐.)로 인해~ 독자로 하여금 별도의 다른 감정을 이입하게 만드는 효과를 안겨준다. 

<머리말>에 쓰여진 사진의 묘사는 '수기'를 읽어가는내내 머릿속에 '요조'의 모습을 형상화 시켰는데, 워낙 소름돋는 묘사였던터라 더없이 나약하게만 느껴지는 '요조'의 수기 속 인물과 조금 상반되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왜? <머리말>에서는 그렇게 쓰고 있을까? 흉물스럽고 괴기스러우며 불길한, 그리고 너무 불쾌하고 역거운 '요조'의 사진 석 장이라니.......!
수기로 만난 '요조'는 읽는동안 몹시도 답답할만큼 남을 배려하고 자신의 기본적 욕구마저 죽이는(?) 사람이 아니었던가! 그의 주변 환경과 그와 인연을 맺는 이들이 더 교활하고 이기적인 인간들이 아니었던가! 어쩌면 이용 당하는 걸 뻔히 알면서도 스스로 그들과의 관계를 끊어내지 못한 것이 바로 '요조'의 잘못이었을까? 우유부단함, 나약함은 '죄'와 비슷한 말(본문 속 '요조'는 반의어 놀이를 즐겨한다.)이 아닐까란 생각마저 들게 만들었던 책 <<인간 실격>>....

나는 올해 스물일곱 살이 됩니다. 흰머리가 엄청 늘어서 사람들은 대개 마흔 넘은 나이로들 봅니다.
- 135쪽
그렇게 깊숙히 빠져 읽다가 처음 <머리말>을 읽었을때 느낌과는 전혀 다른~ 그래서 더욱 아이러니하다고 할까? <세번째 수기>의 마지막 문장글을 읽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이런~!! 사진 묘사글을 읽으며 마지막 세번째 사진은 노인이라고 생각했는데, 고작 스물일곱 살 청년의 모습이었다니....... 경악스럽기도 하고, 무척 암울하기도 하고........

<<인간실격>>은 다자이 오사무의 마지막 작품(미완이 아닌 완성작 중에서....)으로, 다자이 오사무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한다. 다자이 오사무와 주인공 '요조', 작가 다자이 오사무와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만화가가 될수밖에 없었던 '요조', 남들이 좋아할만한 작품을 쓰고 그리던 그들에게~ 화가의 꿈을 안고 몇 번에 걸쳐 완성시킨 요조의 작품이 '자화상'이었듯이, 오직 자신만을 위해 쓴 <<인간실격>> 또한 다자이 오사무의 자화상처럼 진하게 가슴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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