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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박물관 ㅣ 동심원 15
푸른동시 동인 지음, 임수진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월
평점 :
자그마한 판형이라 가방에 쏙 넣어가지고 다니기도 좋고, 아이 침대 머리맡에 두고 틈틈히 읽어주기에도 좋은~ 푸른책들 동심원 시리즈 동시집 열다섯 번째 책이다. 이 동시집은, 별이 그려진 캄캄한 밤하늘 표지 그림때문인지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이 퍼득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별처럼 아름답고 반짝거릴 것 같은 예쁜 동시들을~ 가득 담고 있을 것 같단 생각도 들게 하고 말이다.
이번 동시집은, 여러 명의 시인들이 두 편씩 자신의 시를 수록하여 모두 스물두 명의 시인이 쓴 마흔네 편의 동시를 만날 수 있는데, 각 시인마다 색깔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동시 한 편 읽을 때마다 새롭고 신선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방바닥에 구멍이 뚫렸나 보다 / 소리가 새는 게 분명하다 / 뒤꿈치를 들고 다니는데도 / 아래층 할머니는 시끄럽다고 / 만날 인터폰을 한다 / 오랜만에 서울에 올라온 / 할머니께 일렀더니 / "내 한번 다녀오마." / 아래층에 내려가셨다 / "혼자 사시더라 쯧쯧 / 마음에 구멍이 뚫린 거지." / 친구하기로 했다며 / 전화번호까지 적어 오셨다 / 할머니가 시골로 내려가신 후 / 인터폰이 울리지 않는다 / 뛰어다녀도 공을 튀겨도 된다 / 시골 할머니가 서울 할머니의 / 구멍을 막았다 - <구멍 / 이장근>
이 동시는 두 번 반복해서 읽었다. 마음을 뜨끈하게 만들어준다고나 할까? 작은 일에도 차갑고 예민하게 구시는 할머니를 이렇게 쉽게~~, 그 뻥뚫려 허한 구멍을 메꿀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진심어린 마음 보듬기였음을 우리아이들에게 실감나게 전해주는 동시이지 싶다.
선생님이 그랬어. / 누구나 / 자기만의 색깔이 있다고. // 노란색이 / 화려한 빨간색을 닮고 싶다면 / 빨간색은커녕 주황색이 되고 말 거야. // 빨간색이 / 차분한 파란색을 부러워하면 / 엉뚱하게 보라색이 되겠지? // 파란색이 / 귀여운 노란색이 되고 싶어 하면 / 노란색도 파란색도 아닌 / 초록색이 되고 말 거야 . // 나는 무슨 색깔일까? - <너는 너고 나는 나야 / 이옥근>
우리아이들을 보면 친구가 하는 게 무조건 좋아 보이는 모양이다. 특히 좋아하는 친구일 경우엔 더하는것 같다. 말하는 것이나 행동까지도 따라할 때가 많고, 친구가 무엇을 배운다고 하면 따라서 배우고 싶어하고 친구만큼 못하면 속상해 하는데, 그럴때마다 자신이 더 잘하는게 있고, 나만의 색깔이 있는거라고 얘기를 하곤 했는데, 이 동시를 읽으니 ㅎㅎ~ 요렇게, 정말 색깔로 얘기하면 딱 좋을듯 싶다.
제목처럼 '너는 너고 나는 나'라는 사실을 14행 동시로 쉽게 일러줄 수 있음이다.
반달을 얇게 썰어 / 단무지를 만들고 // 까만 밤 끓여서 / 자장이 되었어요 // 전깃줄 면발을 / 가늘게 뽑아 // 전봇대 젓가락으로 / 쓱쓱 비벼요 - <거인의 자장면 / 박영식>
어쩜~ 이렇게 기발한 상상을 할 수 있을까? 반달이 단무지가 되고 까만 밤은 까만 자장이 되고 말이다. 전깃줄이 면발이라니...ㅎㅎ 더군다나 전봇대 젓가락으로 쓱쓱 비비는 거인의 자장면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오호~~ 엄청 큰 거인이 처억 머리 속에 떠오를 수 밖에..........
세 편의 동시만 골라 적었보았지만, 한 편 한 편 빼놓을 수 없을만큼 반짝이는 동시들이 가득이다. 따뜻한 동시, 상큼한 동시, 고집스런 동시...ㅋㅋ 어떤 동시는 맛도 있고 어떤 동시는 상상력을 쑥쑥!! 이렇듯 다양한 맛과 색을 가득 담고 있는 동시 박물관 같은 동시집이 바로 <별 박물관> 동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