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봉을 찾아라!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작은도서관 32
김선정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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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초등학교 한 반 아이들이 35,6명 정도 한다지만, 내어릴적에는 한 반에 70여명이 함께 배웠었다. 학교 수는 턱없이 부족하고 학생 수는 참 많았던 시절.... 그때 선생님들은 해마다 새롭게 만나는 70여명의 아이들을 모두 다 기억하고 있을까? 아마도 쉽지 않았을테고, 지금 학생 수가 줄었다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공부도 잘하고 완전 모범이 되는 학생은 눈에 띄어 기억하고 또 그 반대로 말썽만 일으켜 속을 썩히는 말썽꾸러기들을 기억하게 된다는 선생님! 그렇다면 너무도 평범해서 있는듯 없는듯 자신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 아이들은 어떨까? 어쩌면 그 학년과 반을 맡고 있었을땐 기억했다 하더라도 학년이 올라가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기억 속에서 옅어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지금 현재 맡고 있는 반 아이들조차 잘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건 문제가 있으리라. 이 책 속에서 만나게 되는 최기봉선생님이 그랬다.

어느 날 최기봉 선생님에게 선물이 왔는데, 이름을 밝히지 않은 15년전 제자가 보낸 것으로~ 최기봉이란 이름과 함께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 그림이 새겨진 도장과 우는 아이 그림이 새겨진 도장을 보내왔다. 엄지도장, 울보도장이라고 불리우게 되는 이 도장들을 가지고, 최기봉 선생님은 커다란 도장판을 만들어, 칭찬 받을 일을 하는 아이에겐 엄지도장을, 말썽을 피우는 아이에겐 울보도장을 찍어 주게 되었는데, 어느 날 선생님 서랍 속에 늘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엄지도장이 사라져 버렸다. 문제는 사라져 버린 것으로 끝나지 않고 교실, 복도, 화장실, 심지어는 선생님만 사용하는 결재판과 상장에까지 최기봉 이름 석자가 새겨진 엄지도장이 쾅! 쾅! 찍혀 있다는 것이다.

찍혀진 도장을 볼 때마다 지우느라 바쁘고 교장선생님에게 혼까지 나서 화가 날대로 난 최기봉 선생님은, 반에서 의심스러운 아이들로 도장특공대를 결성하고 누가 범인인지 찾게 하는 임무를 맡기게 된다. 말썽꾸러기라서 늘 울보도장을 많이 받게 되는 현식이랑 형식이, 그리고 말썽을 피우진 않지만 뭐든 제대로 하지 않아 울보도장을 받는 공주리... 이렇게 세 명으로 결성된 도장특공대는, 도장이 찍힌 것을 보면 알리고 지우고 또 의심갈만한 사람을 찾는 일로 선생님과 자주 얘기나누다보니 점차 선생님도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헤아리게 되는데.......

도장 때문에 아이들과 선생님이 이야기를 하면 꼭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도장을 보는 사람들이 꼭 자기를 보는 사람들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 82쪽
사람들은 누구라도 자신이 소속된 그 그룹에서 인정받고 싶어한다. 선생님에게 눈에 띄고 싶고 인정 받고 싶었던 아이... 선생님 곁을 맴돌아도~ 매일 만나는 아이들조차 자신을 잘 기억해주지 못해서 도장을 훔치고 도장을 아무데나 찍어대면서, 그 도장때문에 시끌시끌해지자 꼭 자신을 얘기하는 것 같아 도장 찍기를 계속 했다는 글에 가슴이 시려 왔다. 
이 동화는, 자신이 가르치는 반 아이들조차 관심없어했던 최기봉 선생님이 도장 분실 사건으로 인해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눈을 맞출 수 있는 선생님으로 새롭게 변화되는 모습을 담고 있는 이야기다.

낄낄 깔깔~ 읽으면서 웃음이 터져나오는 이 책은, 웃낀(?) 책을 좋아하는 울아이가 무척이나 재밌게 읽은 책이다. 재미는 물론 결말 부분에선 감동까지 안겨주는 멋진 동화인데, 도장을 훔쳐간 범인을 찾아내는 탐정동화라고까진 할 수 없지만, 익명으로 도장을 보낸 15년전 제자가 누구인지, 또~ 형식이와 관계 있어 보이는듯한 박 기사 아저씨, 최기봉 선생님을 무척이나 싫어하는듯 보이지만 뭔가 알고 있는듯한 유보라 선생님 등등 동화 속에 배치된 등장인물이 동화 초반에는 확연히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호기심 가득~ 흥미진진하게 읽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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