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재팬 로드 - 라이더들을 설레게 하는 80일간의 일본 기행
차백성 지음 / 엘빅미디어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올 봄에 부모님께서 일본 규슈로 여행을 다녀오셨다. 돌아오셔서 가장 많이 들려준 이야기가 '일본인들의 친절 그리고 미소'였다. 여행의 시작은 공항에서부터란 생각을 하는데, 부모님이 도착한 구마모토 공항에서부터 모든 여행 일정을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변함없는 친절과 미소에 부모님도 참 즐거웠다고 하신다. 그러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그때부터 만나게 되는 공항직원들의 무뚝뚝한 표정들을 보며 어쩔수 없이 일본과 우리나라가 절로 비교 되었다나~.
일본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친절'과 '예절'이 아닐까 싶다. '스미마셍'의 나라로 불리울정도로 타인을 배려하는듯한 그들.... 하지만 그건 일본인의 행동철학이라고 불리우는 '다테마에' 의식이 깔린 모습이다. 종종 일본을 방문하는 사람들 말에 의하면 일본 사람들과 소통할 때 '혼네'를 모르고 '다테마에'만 보다가는 낭패당하기 싶다고도 한다. 본책에 실린 '친절과 예절 뒤에 감추어진 스트레스 국가'라는 글에서 저자 또한 '다테마에'와 '혼네'를 이야기 하고 있다.
조선통신사의 흔적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혼렌지(14세기 창건된 법화종 고찰)에 보물로 남아 있는, 주로 통신사들이 주고 간 선물들을 보며 화기애애하게 얘기를 나누던 던 중에 저자가 주지승에게 한마디를 하는데, '귀사에서 조선 강점기에 통신사 유물들을 파기시킨 적이 있느냐?'고 묻고, 일순 당혹스러웠을 주지승이 '혼네'를 감추고 끝까지 평정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통해 '다테마에'를 이야기하고 있다. '다테마에' 뒤에 감추어진 그들의 스트레스는 자살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라나~!
자전거 여행기는 얼마전 읽은 <동갑내기 부부의 아프리카 자전거 여행/엘빅미디어>이 처음이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참말 대단한 사람들이구나~!' 했다. 자전거를 타고 30분도 채 달리기 쉽지않은 나의 체력을 생각하면~ 그들은 아프리카 10개국을 다녔으니 말이다. <재팬 로드>는 자전거 여행기로는 두번째 책이여서 그런지 자전거 일주 여행에 대해 처음 느꼈던 '대단함(?)'은 조금 옅어진 마음으로 읽었다. 하하.
80일간 일본 열도를~ 자전거로 여행하고 쓴 이 책은, 한번에 주욱 이어진 여행이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 여행 한 후 한 권에 담은 여행기다. 여행을 할 때 한가지 테마를 정해 놓고 자전거 여행을 한다는 저자는, <재팬 로드>에서 '일본 속에 남아 있는 우리 역사의 흔적을 찾아가는 '역사순례''라고 쓰고 있다. 저자의 그런 의도하에 한 곳 한 곳 일정을 잡아 두 바퀴로 찾아가는 그와 함께 느낀 일본 속 우리의 흔적들.......
책을 읽는내내 이 책은 두 가지 이중적인 감정으로 읽힌 책이기도 하다. 바로 저자도 느꼈을 '안타까움과 자부심!'
이 테마 여행을 통해 저자는 우리와 얽히고 설킨 많은 역사 속 흔적들을 얘기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태평양 전쟁에 대한 진심어린 반성과 전범국가로서 책임을 지려는 행동보다는 원폭의 피해자로만 숨어버리려고 하는 일본의 모습은 씁쓸하고 씁쓸했다. 하지만, 저자가 윤동주시인이 마지막 숨을 거두었던 장소 '후쿠오카 형무소'(저자는 나중에 윤동주가 공부했던 '도시샤 대학'도 찾아간다.)를 찾았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애송하는 시 중 하나가 <서시>라고 하면서도, 그가 마지막으로 숨을 거둔 그 형무소는 안내원의 말에 의하면 저자가 첫발걸음이었다니~~ 왠지모를 부끄러움에 고개가 숙여지기도........
자전거 문화가 발달된 일본은 자전거 여행자들에게 배려와 준비가 잘 되어있는 여행국이라고 한다. 그런데, 일본어에 능숙하지 못한 저자가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며 여행을 하는 도중 길을 가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영어로 질문을 했을 때 대부분은 어쩔줄 몰라하거나 열에 서넷은 줄행랑을 친다고 한다. 역사순례 테마로 쓰여진 여행기를 읽고 리뷰를 쓰면서 왜 이 부분이 생각나는겐지......ㅋㅋ
사실 여행기를 읽다보니~ 현재 그네들의 습성이나 생각들, 문화와 생활양식 읽는 재미가, 그 나라의 볼거리 얘기보다 더 나를 끌어당긴다.
직접 가보지 못하고 침대머리에 누워서 책을 통해 그 나라를 체험해 보는 여행.... 원래는 여행기를 자주 읽지 않았는데, 이 흥미로움 또한 쏠쏠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