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1 세계문학의 숲 1
알프레트 되블린 지음, 안인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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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많은 출판사에서 꾸준히 세계문학전집이 출시되고 있고 필독서든 그렇지 않든 수많은 문학 작품들 중에서 시리즈의 리스트를 구성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리라. 전집 리스트 구성이 너무 진부하다면 독자들이 외면하기 쉬울테고~ 그렇다고 잘 알려지지 않는 새로운 작품(양서의 자질을 갖춘~.)만을 찾아 소개할 경우 일반인들에게 쉽게 다가서는 것 또한 어렵지 않을까 싶다. 시공사의 <세계문학의 숲>시리즈는 '반드시 소개 되어야 할 숨은 고전을 발굴하여 소개'하는데 역점을 두었다고 한다. 물론 출시된 책들과 근간 될 책을 살펴보니 숨은 고전과 필독고전(?)을 적절하게 구성하고 있어 좋은데~, 아무래도 눈에 익숙치 않은 숨은 양서들에 더욱 관심이 가는 건 사실이다. 
<세계문학의 숲> 리스트로 '반드시 소개 되어야 할 고전'을 엮은 시리즈 첫번째 책이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인 만큼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높았다. 수많은 고전 작품들 중에서 시리즈를 여는(?) 책으로 택하고 택했을 책일진데 방대한 분량이라는 것과 그래서 시리즈 첫번째와 두번째를 이 책이 자리매김할 만큼의 무엇이 숨어있을까 싶어~ 읽기도 전부터 가슴이 설레기까지 했다.

하지만 책을 펼쳐들고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흘러나왔다. 어떻게 읽어내려가야할지 감도 잡을 수 없을만큼 난해한 구성과 문장이라니~~~. 
내용이 머리 속에서 이해 되지 않고 그저 글자만을 읽듯이 그렇게 눈에 들어왔다가 사라져 버리는 느낌이기에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무척이나 어려웠다. 무엇보다 주인공 프란츠 비버코프의 의식을 따라가다 갑자기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나타나기도 하고 그러다가 생뚱맞게(처음엔 정말 생뚱맞단 생각을 했더랬다.^^) 당시의 주요 시사, 정치, 경제 문제들, 등장인물이 있는 곳의 배경이나 장소 등의 세밀한 묘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갈피 잡기가 힘들었다.

1929년에 쓰여진 이 책은, 소설 속 시대배경 역시 1928년에서 1929년의 베를린을 담아내고 있다. 1차 세계대전 후의 독일 베를린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은, 처음엔 지루하게만 느껴지던 당시 베를린 도시의 여러 상황 묘사들에 조금씩 익숙해지더니~ 책 속에서 인용하고 있는 수많은 기사들, 잡지들, 당시 유행가들, 영화와 연극 그리고 문학작품들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것들이 문장 속에서 어떠한 소개없이 그냥 문장 뒤나 중간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용들에 관한 주석이 달리지 않았다면 이상하게 느껴질 법도 한데, 읽다보니 반복하고 있는 인용구들이 노래처럼 혹은 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 
이 책의 전반적인 느낌이 시적인 느낌을 안겨주는데 그것 또한 한 몫하지 않았나 싶다.

애인을 때려서 죽인 죄로 4년간 복역하고 출소한 프란츠 비버코프는 착실하게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하고는 신문 파는 일이나 물건을 파는 일로 생계를 꾸려나가게 된다. 하지만 동료의 배신으로 심한 좌절을 맛보기도 하고, 원하지 않은 범죄 일원이 되어 일을 하게 되자 그 일에서 벗어나려다 팔 한 쪽을 잃는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이후 창녀 미체를 만나게 되고 미체의 순수한 사랑에 힘입어 생활의 안정을 찾게 된 프란츠..... 하지만 자신의 팔을 잃도록 만든 동료 라인홀트를 다시 찾아가게 되고, 라인홀트에 의해 미체를 끝내 잃게 된 프란츠는 죽음과도 같은 수렁에 빠지게 되는데.......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은~ 주인공 프란츠 비버코프 외에도 다양한 목소리를 지닌 등장인물이 불쑥불쑥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하는데, 배경이 되는 베를린을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창녀 바빌론에 견주어 비교하면서 현대 도시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을 꼬집기도 하고, 주인공 프란츠 비버코프와 주변 인물의 삶을 통해 당시 베를린 하층민의 생활상을 여실히 보여주기도 한다. 또 등장인물의 섬세한 심리묘사가 참 돋보이는 책으로~인물의 심리를 따라 책 속에 깊이 몰입하게 만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2권 마지막 부분인 죽음과 대면한 프란츠 비버코프 의식에 쏘옥 빠져서 읽었다. 

처음엔, 분량도 만만치 않은데다가 '두 권의 책을 어찌 다 읽을까~ 다 읽을 수나 있을까?'란 생각을 수없이 되내이며 읽다 덮다를 반복했던 책이었는데... 어랏? 1권의 중반부를 넘어서부터 속도가 붙기 시작하더니, 재미와 함께 흥미로움을 느끼며 영화 한 편 보듯이 주욱 읽었다. 2권은 1권 보다 더욱 더 빠져들어 읽었는데, 나중에 해설을 읽고나서야 이 책을 읽으면서 왜그렇게 영화처럼 느껴졌는지 알게 되었다.
영화광이였다는 작가는 '여러 인용들을 동원하여 전체 배경을 보여주는 '몽타주 기법'이라는 영화 기법'을 이 소설에 도입하여 사용했는데, 어찌보면 그것 때문에 끊기고 지루할 수 있을 소설 흐름이기도 하지만, 읽다보면 그러한 구성에도 익숙해져 별 무리없이 읽힐 뿐만아니라 그러한 텍스트가 주는 독특한 신선함이 내게는 참으로 매력적으로 느껴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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