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어디 가요? 세트 - 전4권 옥이네 이야기 시리즈
조혜란 글.그림 / 보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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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옥이처럼 나도 바지로 물폭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재밌겠다~! 
엄마, 밤 따러 또 가보고 싶어요.
엄마, 떡 사서 먹지 말고 우리도 이렇게 만들어 먹으면 안돼요? 여기에 만드는 방법이 나와 있으니깐 보면서 만들면 되는데.....
읽는내내 엄마를 부르며 우리아이가 참 재미있게 읽은 이 책은 <옥이네 이야기>시리즈연작 가을편입니다. 재작년에 농원으로 밤따기 체험을 갔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그 때가 생각난 모양인지 또 밤따러 가자 하고, 떡은 떡집에서 사먹는거라고만 생각했다가 쑥버무리나 쑥개떡을 척척 만들어 먹기도 하고(할머니 어디가요? 쑥 뜯어러 간다! 옥이네 봄 이야기편에서), 약밥이나 밤송편도 가뿐하게 만들어 먹는 옥이네(할머니 어디가요? 밤 주우러 간다! 옥이네 가을 이야기편에서)를 보더니만 떡보 별명을 가진 울아들내미~ 우리도 만들어먹자 성화입니다. 
아이 성화도 성화지만 책을 읽고보니 쑥버무리나 약밥, 송편 등을 아이와 함께 만들어 먹는 것도 참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옥이네처럼 직접 산으로 들로 바다로 채취하러 가기는 어렵지만, 시장에서나마 구입한 재료들로 아이와 함께 우리 고유의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 보면서 우리네 토속 음식에도 애착을 갖게 하고~ 아이들이 훌쩍 자란 뒤엔 즐겁고 행복한 추억으로 그 시간들이 기억 될 것 같기 때문이지요. 

우리아이가 <옥이네 이야기>를 처음 만난건 겨울편 <할머니 어디가요? 굴 따러 간다!>입니다. 어촌 풍경이 그리 익숙치 않은 아이에게 농촌과는 사뭇 다른~ 맛조개를 잡고 굴을 캐고 감태를 뜯어 생활하는 어촌의 생생한 모습을 활기 넘치는 옥이와 옥이 할머니 이야기로 참말 재미있게 들려준 책이다보니 시리즈연작 다른 계절편 이야기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더랬지요. 

<옥이네 이야기>는 그림만 보고 있어도 왠지 마음이 편해지고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여자아이지만 선머슴처럼 행동하는 옥이도 그렇고, 퍼머머리 짧게 자르고 알록달록한 옷을 입는 동네 다른 할머니들의 왜소한 모습과는 달리~ 쪽진 머리에 진분홍 저고리를 입고서 어떤 일에도 절대 지지 않을 것 같은 다부진 옥이 할머니의 모습 또한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왁자지껄한 소리들이 당장 튀어 나올것 같은 시골 장터의 모습은 계절별로 제철 야채와 과일들, 해산물이 무엇인지 알려 주기도 하고, 페이지 가득 어촌 사람들의 생생한 생활 모습들이 꾸밈없이 솔직하게 표현 되어져 있어 더욱 실감 납니다.

옥이 할머니는 자신이 하는 많은 일들에 옥이랑 함께 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을~ 산나물을 뜯으러 갈 때도, 오디를 따러 갈 때도, 망둥어를 잡으로 갈 때도, 맛조개를 잡으러 갈 때도~ '할머니 어디가요?'하며 따라 나서는 옥이를 귀찮아하지도 않고 집에 남아있으라 하지도 않고 데리고 다닙니다. 음식을 만들 때도 함께 하고, 많이 만든 음식들을 시장에 내다 팔러 갈 때도 옥이는 늘 할머니를 따라 나섭니다. 
시장이나 가게에서 살 줄만 알았지 한번도 물건을 팔아 본 적 없는 우리아이는, 할머니랑 함께 시장에서 음식을 파는 옥이를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특히, 쑥개떡을 만들어 붕어빵 가게 앞에서 붕어빵과 쑥개떡을 함께 파는 이야기를 무척 재밌어 하는데, 옥이가 자신보다 한 살 적은 7살인데도 장사를 아주 잘한다나요~.(옥이네 봄이야기 '할머니 어디가요? 쑥 뜯으러 간다!'에서) 

<옥이네 이야기>를 처음 읽었을때~ 옥이보다 옥이 할머니의 호방한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할머니~하면 떠오르는 꾸부정하고 앙상하게 마른 몸과 힘 없어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모습과는 아주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는 옥이네 할머니는, 억척스럽다 느껴질만큼 강건하고 모든 일에 긍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그 일이 옥이를 위한 일이라면 더욱 두드러져서, 손녀 사랑이 담뿍 느껴지기도 하지요.

끈끈한 가족 사랑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옥이네 이야기> 중에서, 옥이에게 맛나고 귀한 반찬 해주려고 뾰족한 가시가 많은 엄나무의 순을 따다가 가시에 찔린 옥이 할머니의 쭈글쭈글한 손을 그린 그림... 그 손가락에는 금가락지 대신 반창고가 동여매져 있고 짧게 자른 손톱 밑은 여러가지 궂은 일로 인해 까만 때가 잔뜩 끼어 있는 두 손은~ 자식들을 위한 수많은 노고가 깊은 자국으로 남은 우리어머님의 손과 겹쳐지며, 보는 저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으며(옥이네 봄이야기 '할머니 어디가요? 쑥 뜯으러 간다!'에서), 스치기만 해도 긁히고 피가 나는, 덩굴가시가 잔뜩 나있는 덤불 아래를 옥이가 다칠까봐 폭 감싸안고 들어가는 옥이 할머니의 모습에서(옥이네 가을이야기 '할머니 어디가요? 밤 주우러 간다!'에서) 애틋한 부모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렇듯 할머니와 옥이의 이야기 속에는 가족간의 사랑을 담고 있지만 그보다 이웃간의 정을 더 담아내려 하지 않았나 생각듭니다. 산딸기를 따가지고 오다가 마늘 캐는 재동이네를 도와주는 옥이네에게, 재동이네는 고맙다고 뒤곁에 한가득 열린 앵두와 오디를 따 가라 하고, 앵두와 오디를 딴 옥이와 할머니는 연세가 많은 재동이 증조할머니 방에 들려 할머니의 젖은 기저귀를 갈아주는 모습은 '서로 돕고 산다.'는 말이야 말로 바로 이런 모습을 두고 말하는게 아닐까 싶었으며(옥이네 여름이야기 '할머니 어디가요? 앵두 따러 간다!'에서), 옥이 할머니가 벌에 쏘여 한 눈이 퉁퉁 부었을 때도 음식을 싸들고 병문안 오는 동네 할머니들 모습이나, 어떤 음식을 만들더라도 꼬옥~ 동네 사람들과 먼저 그 음식을 나눠 먹고 시장에 내다 팔러 가는 할머니의 모습 속에서 성은 다르지만 '가족'의 또다른 이름이 이웃이구나~!라고 느끼게 해주니 말입니다.  

산과 들, 바다를 마음껏 받아들이고 온몸으로 느끼는 옥이와 할머니는 자연만큼이나 진실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옥이와 할머니가 산으로 들로 바다로 다니면서 얻는 자연의 산물은 우리들이 일부러 물을 주고 키워내는 것이 아닌 자연이 심고 자라게 하며 열매 맺게하는 것들이기에 이 책은, 우리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더욱 느끼게 해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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