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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여행 - 다르게 시작하고픈 욕망
한지은 지음 / 청어람장서가(장서가) / 2010년 8월
평점 :
스물아홉에 서른이 될 자신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하기로 정하고 이제껏 쳇바퀴처럼 반복하던 일상을 접고 일탈처럼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여행을 떠난 저자.......
여행 기자였던 저자가 자신만의 여행을 계획하고, 인도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여행기는~ 처음엔 몸에 밴 기자 생활 때문에 무조건 카메라에 담기 바쁘다가 카메라 앵글을 벗어나 자신의 눈에 깊숙히~ 그리고 마음에 켜켜히 감동과 느낌을 담는 과정을 생생하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의 첫여행지인 인도의 모습은 저자의 눈에 비친대로 느낀대로 쓰여져 있는데, 가보지 못한 인도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질 정도다. 특히 인도인들의 여러가지 생활방식들이 흥미로웠는데, 주욱 읽다보니 왠지 나는~ 인도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없어지더라는...하하.
이 책을 읽는 중에, 지인에게 이 책을 소개하게 되었더랬다. 인도 이야기와 더불어서 말이다. 그러면서 인도는 왠지 가보고 싶지 않다고 했더니, 어떤 이는 최고의 여행지로 인도를 꼽기도 한다며, 오지를 체험하고 여행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인도가 양파처럼 벗겨도 벗겨도 색다른 맛을 안겨주기 때문이라나~~
하지만, 여행을 하며 움직이는 내내 호객꾼들과 흥정해야 한다면 그 일만으로도 내겐 상당한 스트레스가 될듯하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나의 일상에서 다른 사람들의 일상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굳이 남의 일상에 들어와서 무언가를 느끼고 감동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닐 테다.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그들과 함께 했던 또다른 일상을 추억하며 행복에 젖는 것, 여행자의 몫은 여기까지가 아닐까. - 125쪽
저자 또한 인도에 신물이 나듯 적어내려가다가, 어느 순간 여행자의 몫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내게도 긴 여행이 주어지면 저자처럼 그렇게 생각 할 수 있을까? 나는 그 여행지에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싶은것이 왠지 한번은 인도를 방문해고픈 마음이 슬쩍 파고들기도 한다.
저자는 인도를 거쳐 네팔의 안나푸르나에 올라도 보고, 태국에서 요리학교도 다녀보고, 슬픔이 묻어나는 캄보디아를 지나~ 베트남, 라오스, 필리핀을 여행하고 돌아온다.
여행이 길어질수록 어떤 나라에 대해 한마디로 표현하는 것이 버거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가 가보지 못한 수많은 도시들,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 그리고 여행자 시선으로 느낀 감정으로 한 나라를 표현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의미하고 어리석은 일일는지도 모른다. - 248쪽
그녀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많은 글에 공감을 했지만, 위 글처럼 한 쪽만 바라보고 편향된 시각을 갖고 한 나라와 민족을 잣대질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란 생각이 든다. '나쁜 사람들만 모여 사는 세상도 없고, 좋은 사람들만 모여 사는 세상도 없'듯이, 자연 또한 계절에 따른 아름다움도 다를테고, 도시와 오지의 느낌도 다를테니 말이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리고 사는 내게는, 읽는내내~ 달랑 배낭하나에 침낭하나 메고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그녀의 용기가 부러웠다. 혼자서 여행을 하면서 스스로 되묻고 다지고 생각하며 지낸 그 날들이 10개월이나 되었다는 점도 그렇고 말이다.
'콜라의 가치'라는 제목으로 쓰인 글은 여행의 의미를 새삼 곱씹게 만들어 주었다. 더위에 지쳐 가게에 뛰어들어가 물어본 콜라의 값이 시내에 비해 세배나 비싸다보니 콜라를 포기한 저자와 세배의 가치를 무더위에 목마른 자신을 위해 쓴 미국인 여행자 피터.......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지만 이젠 여행길을 떠나게 된다면, 피터처럼 '콜라'의 가치를 어느정도 인정해주리라 마음 먹게 해준 글이다.
여행은 고행이 아닌 어느 방향이든 자신의 '행복'을 위해 계획되었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