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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롱이의 꿈 ㅣ 동심원 11
이옥근 지음, 안예리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9월
평점 :
얼마 전 기르고 있는 고무나무를 가지치기 하고선 잘린 몇몇 가지를 화분에 심어 놓았더랬다. 그걸 본 우리아이는 신기했던지~ 잘라서 버리지않고 다시 흙 속에 심어 놓은 이유가 뭔지 물었다. 그렇게 심어 놓으면 그 가지에서도 새뿌리가 나와 큰 고무나무로 자라게 된다고 얘기를 해주었더니 놀라워하더니만, 아빠랑 같이 등산 하던 중~ 잎 하나 뜯으려다 잔가지까지 꺾여진 적이 있어 많이 속상했는데, 다음번에 또 그런 일이 생기면 이젠 나무가지를 흙 속에 심어 주어야겠다면서 눈을 반짝거린다.
나뭇가지가 꺾인게 참 많이도 마음이 아팠던 모양이지 싶어~ 아이의 마음을 읽으면서 그 순수하고 따스한 마음이 참 예쁘단 생각이 들었다.
이 동시집 <다롱이의 꿈>을 읽고 있으면 이렇게 아름답고 예쁜 아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내마음 속으로 들어와 쌓인다. 그래서 마음 깊숙이 아주 맑아진 느낌!!!^^
시인은 어른인데도, 아이들 마음을 훤히 들여다 보는듯하다. 아이 마음을 어쩜 이렇게 잘 담아내었을까 싶은 동시들이 참 많이 실려있는데, 생활 속에서 흔히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에 대한 동심을 그려내고 있어서 그런지 왠지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오랫동안 꿇어앉아 / 벌 받던 / 내 동생 // 일어서려다 / 힘없이 주저앉으며 / 울먹인다. // -엄마, / 발가락이 / 사이다를 먹었나 봐. - <내 동생> (전문)
이 동시를 읽고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저릿저릿한 느낌을 사이다로 표현한 게 어쩜 이렇게도 기발하던지~~하하. 잘못해서 벌 세웠는데, 아이가 이렇게 말하면 어떤 엄마들이 웃지 않을 수 있을까~~! 참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시다.
초록빛 신호에 / 나는 재빨리 / 길 위에 놓인 사다리를 탄다. / 검은 칸은 훌쩍 건너뛰고 / 흰 칸에서 다시 힘을 모아 / 또 한 칸 성큼 건넌다. // "잘못하면 빠지니까 조심해. 아래는 검고 깊은 강이 흐르고 있어. 물귀신이 네 다리를 잡아챌지도 몰라. 무시무시한 악어가 입 벌리고 있거나, 뜨거운 유황불이 부글부글 끓고 있을 수도 있어. 정신 바짝 차리고 조심조심 잘 건너." // 엄마는 조심하라며 / 내 손을 잡아끌지만 / 한 칸 한 칸 / 나는 혼자서도 잘 탄다 / 횡단보도 사다리. - <횡단보도 사다리 타기> (전문)
내아이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덜 땐 가끔 동시 속 내용처럼 여러가지 상상을 하며 재미있게 폴짝폴짝 뛰며 건너기도 했더랬는데~, 우리아이 뿐만아니라 요렇게 생각하며 건너는 아이들도 많겠구나 싶어 얼마나 친근하던지....!!
실린 동시들 중에서 표제시이기도 한 <다롱이의 꿈>은 사랑스럽기도 하지만 우리아이들에게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드는 동시이기도 하다.
... 다롱이가 떠난 며칠 후 / 베란다 화분마다 해바라기 씨앗이 / 소복하게 싹을 틔웠습니다. / 먹이를 줄 때마다 조금씩 묻어 둔 / 겨우살이 식량이었나 봅니다. / 다롱이가 떠난 그 자리에 / 다롱이의 꿈들이 고물고물 흙을 뚫고 나와 / 하나씩 음표를 세우며 노래하고 있습니다. - <다롱이의 꿈> (일부)
햄스터가 귀엽다고 만날 사달라 조르는 우리아이에게 이 동시는 어떤 느낌일까?
읽고난 아이에게 물었더니 예상치 못한 답변을 한다. 너무 슬픈 시라나~!
... 산짐승은 산에서 살아야 한다는 말씀에 / 다롱이를 뒷산으로 돌려보내기로 했습니다. / 저 들꽃처럼 바람처럼 너울너울 살라며...
다롱이에겐 갇혀지내는것보단 그게 참행복일거라고 얘기해줬더니, 그래도 다롱이를 보낸 아이는 무척 슬플거라고 대답한다. 다롱이를 보낸것은 잘했지만 그래도 슬픈건 슬픈거라고....
그래.... 그 다롱이를 키우던 아이가 다롱이가 떠난 허전함으로 한동안 많이 슬프겠단 생각을~~ 아이의 대답을 듣고서 그제서야 했다.
여러 동시를 아이와 함께 읽으며 울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촘촘히 드려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여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