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염소 별이 봄봄 어린이 5
김일광 지음, 이상현 그림 / 봄봄출판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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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혼자 외로움에 지친 한 사내가 군중 속으로~ 군중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으며 한 밤을 지새우는 내용의 단편 소설을 읽은 적이 있더랬다. 단편소설선 속에 수록되어 있던 소설이었는데, 어떤 작가였는지~ 제목은 무엇인지 지금은 생각나지 않지만, 그 단편집 중에서 유일하게 그 소설만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읽었을 당시 그 사내의 고독이 무척이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던 모양이다.

<아기염소 별이>에 나오는 덕이 아재에게서도 그런 외로움이 잔뜩 묻어난다. 
바다가 인접한 산 위 오두막에 마을과 동떨어져서~ 염소를 키우며 살아가는 덕이 아재.......  
그 덕이 아재는, 어미를 사나운 산짐승이 물어간 바람에 홀로 남겨진 아기 염소 별이를 아기처럼 우유도 먹이고 노래도 불러주면서~ 정을 쏟으며 키우는데, 며칠 전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 때문에 염소우리 지붕이 날아가버려~ 구멍난 지붕을 고치려면 양철을 사러 마을로 내려가야 하는데도 선뜻 내려가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고만 있다. 


뱃일을 하던 아버지가 마을에서 몇 번 잘못된 일을 저지르더니 급기야 6.25 전쟁때 납북되어 사라지자~ 마을 사람들은 덕이 아재만 보면 수근거리기 일쑤인데다가, 처음엔 오징어 배를 탔던 덕이 아재가 어머니 소원을 들어주려다 배를 훔쳤다는 누명까지 쓰게되자 끝내 마을을 등지고 산 속으로 들어가 혼자 동떨어진 생활을 하게 되면서 마을 사람들과는 마음의 담을 쌓게 되었기 때문이다. 


양철을 사러가는 것조차도 미루고 미루는 덕이 아재의 마음이 참 안타까웠는데, 태풍이 올 거란 날씨 예고에 어쩔수 없이 양철을 사러 마을로 내려 간 사이~ 아기 염소 별이는 아저씨를 찾으러 우리 밖으로 뛰쳐 나온다. 
그러다 숲 속에서 여자아이 반디를 만나게 되고~, 반디가 그만 흙구덩이에 빠져 다치게 된다. 


비바람은 몰아치는데 등산객을 쫓아간듯한 어린아이 반디가 마을로 돌아오지 않자 반디를 찾으러 다니던 사람들은, 외로이 떨어져 사는 덕이 아재를 살짝 의심의 눈길로 보기도 한다. 양철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온 덕이 아재는 사라진 별이를 찾으러 다시 집을 나서게 되고, 숲에서 별이와 함께 있던 반디를 모두 찾아 집으로 데려왔는데, 열이 펄펄 나는 반디를 보고 겁을 먹은 아저씨가 비바람 속에 반디를 업고 마을로 향하면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마을로 내려간 후의 마을 사람들 반응은 어땠을까?
계속 의심을 거두지 않을 수도 있을테지만, 반디라는 여자아이로 인해서 조금씩조금씩 마을사람들 사이에 쌓아두었던 불통의 담이 허물어지지 않을까란 생각도 든다.

어머니마저 돌아가시자 누구와도 소통을 하지 못하고 마음을 닫고 외롭게 지내던 덕이 아재,
산짐승에게 어미를 잃고 홀로 남겨진 아기 염소 별이,
부모없이 할머니하고만 살면서 늘 외로웠던 여자아이 반디.... 
외로움을 나누면 더이상 외롭지 않듯이, 이야기는 여기서 그쳤지만~ 그들이 보듬고 감싸주며 함께 할 다음 이야기들을 머릿속에 그리며,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다.  


요즘 읽은 책 중에서 제일 귀엽다며~ 아기 염소 별이를 좋아하는 울아이는, 
엄마가 없어도 별이가 참 씩씩하다고 칭찬하더니~ 아기염소 별이에게 편지를 써보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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