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야생중독
이종렬 지음 / 글로연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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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사진으로 아프리카 야생의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담뿍 되었던 책이다. 그런데 참 묘하다.... 책을 읽으면서~ 책 속에 실린 사진을 보면서~ 아프리카 야생 동물들을 간접적으로 만나며 충족될 것 같던 것과는 달리 더욱, 야생의 현장... 바로 그 자리에서 저자가 보았던 것처럼 내 눈으로 똑똑하게 보고 싶은 욕구를 더하게 만들었으니~ 어쩌면 책 제목처럼 이또한 야생 중독이 되어가는 현상 중 하나일까나?^^

처음에는~ 사진에 큰 기대를 가지고 읽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사진과 함께 저자가 적고 있는 생생한 현장의 모습에 더욱 마음이 뺏겼다.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글을 통해~ 내가 이렇게도 마음이 뭉클해지고, 가슴이 아프고, 코가 찡해질 줄은~~~ 정말이지 예상치 못했다. 재미와 감동을 느껴가며~ 한 번 잡은 책을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고나서야 손을 뗄 수 있었다.

본문은 2장으로 나누어 1장에서는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에서 만난 동물들의 모습과 관련 그들의 생태를 다루고 2장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생활하면서 만난 아프리카인들의 모습과 풍습, 생활상 등을~ 저자의 시선으로 담고 있다. 
저자가 다큐멘터리 연출가여서 그럴까? 책을 읽다보면, 어디선가 본문 글들이 말소리가 되어 나레이터가 읽어주듯 그렇게 들리기도 하는데~ 그런 느낌의 글들... 그리고 비록 영상은 아니지만 다큐멘터리 영상 같은 느낌의 사진들로 인해 더욱 생생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

다루고 있는 동물들은 사자에서부터 쇠똥구리까지 다양한데, 역시 아프리카 초원 하면 떠오르는 사자는 좀 더 많은 페이지 수를 할애하여 쓰고 있다. 새끼 사자에서부터 프라이드를 이루는 단위, 힘이 있을 때에만 위엄을 갖출 수 있는 수사자의 위치, 암사자의 사냥 등등 야생 사자들의 생태는 늘 흥미롭다. 또, 가장 빨리 내달리는 치타가 사냥하려는 토끼... 그 토끼의 목숨을 건 급회전 이야기나 10년 이상 새끼를 곁에 두고 보살피는 곰살맞은 자식 사랑을 보여주는 코끼리 이야기, 10미터 앞의 사람도 구분 못할 정도로 시력이 나쁜 코뿔소 이야기, 숨통을 끊어 놓는 사자나 치타와는 달리 사냥감을 살려둔 채로 아작아작 씹어 먹는다는 하이에나 이야기, 인간의 지문처럼 저마다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는 줄무늬가 아름다운 얼룩말 이야기 등등 한 편 한 편 다루어지는 동물들마다 참말 흥미진진하다.

그 중에서, 초원의 최약자로 분류되는 톰슨가젤의 이야기에는 마음이 뭉클해졌다. 힘쎈 육식동물들에게 한없이 약한 톰슨가젤 어미가 자신의 눈 앞에서 치타에게 사냥되어 죽어가는 새끼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들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어미 톰슨가젤이 큰 눈을 껌벅이며 죽어가는 새끼를 지켜보고 있다. 그러다가 조금 후에는 이내 고개를 돌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풀을 뜯어먹는다. 어쩌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초원에서 가장 연약하고 순한 동물인 톰슨가젤에게 이처럼 빠른 '망각'이 있다는 것은. 이러한 '망각의 치료제'는 신이 톰슨가젤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른다. - 167쪽 
망각으로 슬픔과 고통을 잊는 톰슨가젤이라니............

이 책은, 인위적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 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란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내게, 자연의 법칙 또한 그렇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책이기도 하다. 흔히 계획이라는 말을 하면 인위적 시간표를 떠올리는데, 이 책을 통해~ 자연의 법칙이 놀라울만큼 정확한 계획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 
특히, 누 떼의 대장정...... 악어가 있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그 강을 해마다 건너는 그들의 모습에서 더욱 그랬다. 저자는 이를 두고 '벗어날 수 없는 '죽음의 여정'이라고 적고 있는데, 악어에게도 이 때가 자신의 생명을 위한 많은 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는 때이기에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자연의 순환..... 바로 야생의 세계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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