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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학교에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ㅣ 파랑새 청소년문학 7
J.M.G. 르 클레지오 지음, 김예령 옮김, 박형동 그림 / 파랑새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아무래도 제가 좀 바보 같은 짓을 했나 봐요.
하지만 후회해선 안 되겠죠.
그동안엔 정말로 감옥에 갇혀 있는
느낌이였으니까요.
제목과 함께 첫 페이지에 적힌 이 글을 읽으면서... 한번쯤은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생각만으로 그치는데 반해, 주인공은 실행에 옮겼구나~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혹, 학교에 가고 싶지 않을만큼 이 소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닐까?란 생각을 가지며 읽게 되는건, 내가 너무 진부해서일까?
륄라비는 어느 날 아침, 학교에 가지 않기로 결심하고는, 가방에 이것저것 담고 정처없이 길을 떠난다. 걷다가 걷다가 인적이 뜸한 어느 해안가... 그 곳에서 수영도 하고, 절벽에 붙어선 텅빈 그리스식 주택을 기웃해보기도 하고, 바위들 사이에서 아빠에게서 온 편지들을 태우기도 하며 매일매일을 보낸다. 그러다, 다시 찾은 교정....
아마도, 륄라비가 교정을 다시 찾게 된 끈은, 필립피 선생님이 거기 계셨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자신의 그 이유없는 여행을(혹은, 륄라비가 자아를 찾아가는 여행이었을지도...)~ 필립피 선생님만은 이해해 줄 것이라는 것을, 륄라비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나보다.
청소년 시기를 거쳐야 하는 우리아이들에게, 그런 전폭적인 믿음을 줄 수 있는 어른이 주위에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낀다.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르 클레지오의 청소년 소설... 사춘기 소녀의 심리를 면면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이 책은, 꽤나 색다른 맛으로 다가온 소설이다. 뭐랄까~ 난해한 심리 소설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과 몽환적인 이미지가 겹치는 느낌......
주인공 륄라비는 평범치 않는 생각과 행동으로 나를 슬쩍 놀래키기도 한다. 특히, 아빠에게서 받은 편지를 불에 태우는 모습을 보면서,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잠시 망설였더랬다. 분명히 멀리 떨어져 계신 아빠가 보낸 편지들은 두고 두고 보고 싶은 것들일텐데, 륄라비는 그 편지들이 불타고 싶어한다고 생각하고 모닥불에 태우니 말이다.
륄라비의 방황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나는... 학교에 가지 않으면서 아파 누워있는 엄마를 속이고, 교장 선생님을 속이고, 위험할 수도 있는 낯선 곳에서의 모험들을 보며, 무척 불안하고 안타까웠다.
청소년기를 벗어난 지 오래이고, 이제 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는 자리에서 륄라비를 바라보기 때문일까?
아이들 누구나 마음 속에 한번쯤 가져봤을 낯선 여행과도 같은 일탈!
이 책이 우리아이들에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