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사바나 미래의 고전 8
명창순 지음 / 푸른책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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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긋지긋한 5월 가정의 달. 빨리빨리 지나가라. - 48쪽
초등 4학년인 남우에게 5월은 지긋지긋한 달이다. 아빠는 일찍 돌아가시고 엄마는 얼굴 조차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남우에게는 5월 5일도, 5월 8일도 즐겁고 행복한 날이 아닌 보통의 날보다 더 속상해지는 날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내주시는 가정의 달에 맞춘 숙제나 일기쓰기도 남우에게는 괴롭고 힘든 숙제가 되고 만다. 

남우의 시점으로 쓰여지고 있는 이 책은, 그 슬픔과 외로움을 덤덤하게 그리고 있는데도, 읽는내내 왠지 더 가슴이 아릿했다. 자라면서 다른 아이들이 당연하게 받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남우....... 할머니와 단둘이 살면서, 자신이 보지 못한 엄마를 그리워하고 슬퍼하면 할수록 할머니가 슬퍼한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마음 깊숙히 그 슬픔을 가둬버린 아이다.

<안녕, 사바나>는 그렇게 마음 속에 슬픔을 간직한채 안으로 안으로 상처를 숨기기만 하던 남우가 동물원을 탈출한 아기 원숭이를 통해서 그 깊은 슬픔을 치유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책이다.

너는 엄마 기억나니? 나는 엄마가 어떻게 생겼는지 몰라. 너, 엄마가 보고 싶어 동물원을 탈출한 거니? 사람들이 너와 엄마를 억지로 떼어 놓았겠지? 우리 엄마는 나를 떠났어. 아무도 알려 주진 않았지만, 나는 그걸 알아....
 
사바나 원숭이가 동물원에서 탈출했을 때 남우는 그 아기원숭이가 엄마를 찾으러 탈출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신도 '엄마 찾아 삼만리'처럼 엄마를 찾아 나서면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 싶어 무작정 걸었던 초등 1학년 때를 떠올리면서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사바나원숭이에게 온통 마음을 뺏긴다. 
그러다 자신의 집으로 먹이를 찾으러 온 사바나원숭이에게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아기원숭이를 보살피는데.... 그렇게 사바나 원숭이와의 만남을 통해 남우는 희망을 갖기도 한다.
... 하지만 오늘 네가 나를 찾아온 걸 보고 느낀 게 있어. 만나고 싶은 사람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꼭 만나게 된다는 걸 말이야. -90쪽

사바나 원숭이는 다시 잡혀 동물원으로 되돌아가고, 남우는 그렇게 그리워하던 엄마를 만나게 된다. 엄마와 함께 동물원에 가서, 다시 우리에 갇힌 사바나 원숭이를 만나게 된 남우......엄마도 사바나 원숭이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통해 슬픔을 이겨낸 남우는, 몸과 마음이 모두 훌쩍~ 자란다. 

남우가 사바나 원숭이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내던 모습... 그렇게 안으로 안으로 가둬 놓기만 했던 슬픔과 외로움을 얘기하게 되면서 남우는 아마도 마음의 상처가 하나씩 하나씩 옅어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사바나 원숭이에게 띄워 보내는 남우의 편지글 마지막 줄은, 자신처럼 어려운 일을 겪고 있다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으니 말해보라고 하지 않았을까?
'이제 네 차례야. 나는 들을 준비가 다 되었으니 너도 이제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해 보렴.' 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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