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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서 뛰는 이유 ㅣ 시읽는 가족 12
초록손가락 동인 지음, 조경주 외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어린이들을 위하여..... 동시라는 씨앗을 심고, 가꾸고, 기르는 농부에 비유하며 소개되어 있는, 김은영, 민현숙, 박신식, 박혜선, 양재홍, 이혜영, 최윤정 ’초록손가락’동인의 일곱 시인들. 각각 시인들의 동시가 8편씩 총 56편이 실려있는 이 동시집은, 시인들마다 색깔들이 다르다보니 한 권의 동시집으로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참 좋다.
내가 복도에서 뛰는 건 / 발뒤꿈치를 들고 / 사뿐사뿐 걷다 보면 / 나도 모르게 / 발걸음이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 가벼운 발걸음이 / 잰걸음이 되고 / 잰걸음으로 걷다 보면 / 환한 복도 끝이 / 백 미터 결승선처럼 /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 복도에서 뛰다가도 멈추지 않는 건 / 운동장에서 아이들 뛰노는 소리가 / 어서 나오라고 손짓하는데 // 차도처럼 반듯한 복도에 / 좌측통행만 있고 / 신호등이 없기 때문이다. 복도에서 뛰는 이유 (전문) / 김은영
동시를 읽다보면, 동심을 간직하고 동시를 쓰는 시인들의 눈을 통해 우리아이의 속마음을 알게 되기도 하는데... 표제시이기도 한 <복도에서 뛰는 이유>라는 동시 외에도 <채점 끝난 시험지>, <급식 타령>, <일기 걱정 없는 날>, <공부, 공부, 공부> 등등...
우리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준 동시를 만나게 되어 기쁜지, 이 동시들은 우리아이가 눈을 반짝이고 좋아하는 동시들이다.
엘리베이터 바로 옆 / 누군가 몰래 버린 컴퓨터 // ’양심에 호소합니다. / 콤푸터 주인은 꼭 찾아가시오.’ // 광고지 뒷장에 써 붙인 / 경비 아저씨의 말. // ’양심 있으면 버리지도 않았겠지.’ / 컴퓨터가 투덜투덜. 컴퓨터가 투덜투덜 (전문) / 박혜선
아무렇게나 버려진 컴퓨터... <컴퓨터가 투덜투덜>은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부끄러운 우리네 모습을 그리고 있는 동시로, 이 동시 외에도 <동네 사람들이 웃긴다>, <뻥이요>, <늙은 라면 봉지>, <문방구에는> 등등, 우리들 삶의 모습들이 어떤지 되짚어보게 하고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동시들도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아이와 함께 읽으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게 해준 동시집이기도 하다.
’초록손가락’ 동인 일곱 시인들의 작품들 중에서 좋은 작품들로만 골라 담은 동시집 <복도에서 뛰는 이유>는, 이렇듯 자연을 노래하기도 하고, 이웃의 삶을 노래하기도 하며, 학교생활을 동심 그대로 표현해 놓기도 하고, 우리들의 삶을 노래하면서... 현실 속 잘못된 모습들도 콕 집어내어 담아 놓은 동시집으로, 수록된 56편의 동시는 일곱 시인들이 주는 다양한 느낌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제를 담아, 우리아이들에게 자연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눈을 갖게 해주는건 물론이고, 이웃의 모습을 바라보며 삶의 소중함을 느끼고, 잘못된 모습 속에서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며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기도 하는 동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