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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름 골짜기 친구들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15
황선미 지음, 김세현 그림 / 사계절 / 2009년 7월
평점 :
우리아이는 동물이 의인화되어 그려지는 동화를 참 좋아한다. 동물들의 모습을 이야기 속 상황에 따라 상상하며 그려보는게 재미있는 모양이다. 특히, 귀여운 동물들이 나오면 더욱 좋아하는데, 멧토끼, 청설모, 개, 고라니... 이렇게 네 동물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이 책은,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작가님 책이라, 읽기도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호기심 많은 멧토끼 큰귀, 어리광쟁이 청설모 다래, 코가 반들반들 검둥개 반들코, 덫에 걸려 다리를 다친 고라니 덧니... 해오름 골짜기 동물 친구들은 이름도 어쩜 이리 정겨울까~! 표지에 쓰여진 글을 읽으면서, 동물 친구들이 어떤 모습일지 대략 그려보며 읽기 시작했는데, 각 이야기마다 이들 동물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한 사람이 나온다. ’약손을 가진 두발 동물, 약초 할아버지’... 해오름 골짜기에 집을 짓고 약초를 캐며 겨울에는 사냥꾼들의 덫을 찾아서 없애는 덫사냥꾼으로... 숲 속 동물들을 위해 헌신하는 약초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는데,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올바른 방법이 무언지 곱씹어 보게 해준다.
할아버지는 숲에서 나는 소리보다 더 큰 소리가 나지 않게 다녀야 한다고 말씀하시곤 해요. 숲에 얹혀 살면서 양식을 얻는 처지니까 숲을 놀라게 하는건 예의가 아니래요. - 81쪽
숲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동물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면........
봄 - 우리아이처럼 호기심 가득한 큰귀. 하지 말라면 더하고 싶고 가지 말라면 더 가고 싶어하는 호기심쟁이 큰귀가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행동했다가, 위험을 겪고 난 후, ’호기심은 뭘 배우게도 하지만, 실수도 하게 만든’다는 것과 자식을 향한 노심초사 부모의 마음을 깊이있게 헤아리게 된 멧토끼를 만나게 된다.
여름 - 요렇게 심한 게으름뱅이가 있을까!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는... 먹는 걸 얻으러 가느니, 굶는 걸 택할 정도로 게을러 빠진 다래가, 반발심으로 부모로부터 뛰쳐나왔다가 조금씩 새로운 것들을 터득하는 과정을 통해 차츰 독립심이 자라고, 부모의 깊은 사랑도 느끼게 되는 청솔모를 만나게 된다.
가을 - 하룻강아지를 벗어난지 얼마 안된 검둥개 반들코가 할아버지 없는 집을 홀로 지키다, 맞닥뜨린 살쾡이와 당당히 맞서며 두려움을 떨쳐내는 과정을 통해 한 뼘 몸과 마음이 자라는 검둥개를 만나게 된다.
겨울 - 민통선이 고향인 고라니 덧니가 먹을 것을 찾아 가족들과 함께 남쪽으로 향했다가, 사냥꾼을 만나는 바람에 가족들 모두 뿔뿔히 흩어지고, 덫에 걸려 상처까지 입고는, 약초 할아버지에게 발견되어 치유될 때까지 보살핌을 받은 후, 봄에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고라니를 만나게 된다.
고라니 덧니 이야기는 네 편 중, 가장 마음이 아픈 동화이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에 고향을 둔 약초 할아버지의 슬픔이 진하게 묻어나는 이야기로, 봄에 민통선으로 돌아가는 덧니를 통해서마 작은 희망을 거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분단 조국의 아픔과 통일에 대해 생각케 하는 동화이다.
네 편의 동화 모두 이야기마다 각각 긴장감 있게 펼쳐지는지라, 쏙 빠져 참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