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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형, 빈센트 ㅣ 쪽빛그림책 7
이세 히데코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빈센트 반 고흐, 나는 짧고 힘있게 또는 꿈틀대는 그의 붓질을 사랑한다. 감정의 분출구였던 고흐의 노랑색을 사랑한다. 1990년 이래 줄곧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를 여행하며 고흐의 발자취를 더듬어 왔다는 작가 이세 히데코. 작가 후기를 읽으면서 작가의 고흐 사랑이 물씬 느껴졌는데, 나도 그럴수만 있다면, 그렇게 작가처럼, 고흐의 발자취를 더듬어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를 읽으면서, 작가 이세 히데코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 책 한 권으로 그 작가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상큼한듯 신선하고 투명해보이는 수채화풍 그림에도 이끌렸고, 세밀 묘사로 그려진 그림에도 감탄을 했으며, 간결한 문장으로 마음의 큰 울림을 주는 그의 글에 반했더랬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이세 히데코가 말하는 고흐는, 어떤 모습일런지, 어떻게 표현해 놓았을지 무척 기대가 되었다. 그것도 관점자 동생 테오를 통해서 고흐를 이야기한다니... 테오가 말하는 빈센트를 만나고픈 마음 간절했던 책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나의 그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책이다. 책을 보기전 어느 정도 가늠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지만, 그림과 글에서 모두 감동을 안겨주었다. 특히 푸른색, 노란색이 가득 펼쳐진 그림들은, 그 그림 안에서 고스란히 테오와 고흐를 느낄 수 있었는데, 강렬한 두 색의 대비에 시종 그림에서 눈을 떼기 어려웠다. 글과 함께 그림 또한 감상하면서 읽었지만, 다 읽고난 후에는 다시 맨 처음부터 그림만 찬찬히 감상하게 만든 책이다.
형의 죽음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래서 그런지, 이 글을 읽는 내내 죽은 형의 빈자리를 슬퍼하며 형에게 바치는 테오의 마지막 애도사처럼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 글 속에는 형의 삶과 형의 그림을 지켜보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사랑했던 동생의 마음이 절절히 담겨있다.
형과의 어릴 적 추억을 읽으면서는 고흐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구나~란 생각을 처음 했다. 왜 이제껏 고흐의 유년시절은 떠올리지 못했을까? 테오의, 형과 함께 했던 유년시절 회상 속에서, 평범함 속에서 늘~ 특별함을 본다고 느낀 형에 대한 테오의 자랑스러움을 느끼며, 왠지 난 아릿해진다.
고흐에게,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그나마 숨을 쉬고 살아 갈 수 있게 끌어 준 동생 테오와의 절절한 형제애, 그 보다 더한 예술혼으로 이어진 두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이 책은, 작가 후기에 작가가 이 그림책을 작업하면서 내내 마음 속에 떠나지 않았던, 테오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 속 형에 대한 글이 내게도, 마음 속 깊이 들어와 박혔는지 책을 덮고 나서도, 이 글을 쓰면서도 자꾸 떠오른다.
’형은 내 전부였고, 나만의 형이었습니다.’
~* 본문 그림 몇 컷
잘 여문 밀알, 베어진 밀 냄새, 형의 냄새.
그런데 형은 어디에 있나요?
아버지는 내가 걱정되어 찾아오셨다. 아버지가 가신 뒤에, 나는 빈 의자를 보고 어린아이처럼 울었어
무엇을 그릴지 새롭게 발견한 형의 그림에서는 강렬한 색채와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랬을까요.
밀밭 속에 형의 하늘이 있습니다.
하늘 속에 우리의 밀밭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