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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은 왜 일어날까?
테일러 모리슨 글.그림, 장석봉 옮김 / 사계절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산불이 일어나면, 비행기를 이용하여 산불을 진화하는 장면을 뉴스를 통해 여러 번 보면서도, 세세하게 어떻게 산불을 진압하는지는 몰랐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 작업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위험하고 어려우며 또한 시간을 두고 하는 과정이라 무척 힘이 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미국 서부에서 해마다 발생하는 대형 산불의 원인과 그에 따른 조처들을 담고 있는데,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산불이 일어나면 산불 진압을 위한 소방대원만을 떠올렸더랬는데, 산불과 관련되는 많은 사람들을 살펴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미국 서부에서는 대형 산불이 났을 경우, 인공위성을 동원하기도 하고, 산불을 끄기 위해 화재생태학자, 기상학자, 산림자원전문가, 통신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단다. 물론 수많은 소방대원들이 투입되고, 그에 따른 과학장비들도 동원되는 등, 인력뿐만 아니라 비용면에서도 엄청난 돈을 쏟아야 한다는데, 그 뿐만 아니라, 산불을 끄기 위해 사용하는 붉은색 화학약품(방염제)은 환경에도 좋지 않다보니, 잔존되어 남게 될 오염치까지 생각하면 산불이 안겨주는 타격은 참으로 크다 하겠다.
본문은, 숲 속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작은 산불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그 산불이 일어나야만 숲의 동식물이 더욱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작은 산불이 일어났을 경우에는 바닥에 쌓여 있는 죽은 나무들만 태우는 반면, 대형 산불은 살아있는 나무들까지도 모조리 불살라버리는데, 인간이 자연에 개입한 이후에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일어났다 스스로 잦아드는 작은 산불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니, 참 안타깝다.
본문 중에, 자연적인 산불이 일어나는 과정과 스스로의 치유 과정, 대형 산불이 일어난 배경, 산불 탐지기를 이용하여 산불이 난 위치를 파악하는 과정, 지상 진화대원들의 산불 진화 과정, 대형 산불이 발생하는 과정, 대형 산불 진화 과정 등을, 과정의 순서에 따라 컷컷의 그림과 함께 설명해 놓아 훨씬 이해하기 쉬워서 좋았다.
우리나라에 일어나는 산불과 미국 서부의 산불과는 다르다지만, 그들은 일부러 산에 불을 내기도 한다해서 놀라기도 했는데, 너무 많은 숲의 잔재들이 쌓여 있다보면 불이 날 경우 대형산불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을 알고서 행하게된 조치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 스스로의 치유 현상에 대해 다시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숲 바닥에 죽어버린 잔재들이 많아지면 스스로 산불을 일으키고 깨끗이 치워버린 후, 다시 활력을 되찾는다는니 말이다. 하지만, 소소한 산불로 아까운 목재가 타버리는게 아쉬워 인간이 개입을 시작하면서 몇 년에 한번씩 되풀이 되던 산불이 일어나지 않게 되고, 잠깐은 이득이다 싶지만, 이 후에 한번씩 산불이 날 때는 그야말로 재앙에 가까운 대형산불로 이어져서 산불 진화를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여야만 하게 되었다한다.
이렇듯, 자연에 사람이 인위적으로 개입하여 불러 일으키는 재앙이 얼마나 무서운지 깨닫게 해주는 이 책은, 자연과 더불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선 우리가 자연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생각케보게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