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침대 사 주세요!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1
마누엘라 올텐 지음, 한희진 옮김 / 꿈터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 키가 부쩍부쩍 자라는 걸 볼 때면, 가끔 참 놀랍습니다.  봄에 입었던 옷을 가을에도 당연히 입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여 미리 큰 옷을 준비해 놓지 않았다가는 곤란을 겪기도 하니 말입니다. 매일 매일 지켜보는 아이의 모습은 그 모습 그대로인것 같다가도 철이 바뀔때면 부쩍 자란 모습을 확인하고는 흐믓하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이 책에 나오는 세바스찬의 부모님도 아마 세바스찬이 큰 침대를 사달라고 했을 때, 아직은 아기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순간 쑤욱~ 자란 아이를 느끼며 대견하다 생각하지 않았을까~싶어요. 

세바스천은 학교를 다니는 아이입니다. 그 전날 학교친구랑 함께 집에서 재미나게 놀았는데, 학교에 갔더니 같이 놀던 그 친구가, 세바스천은 아직도 아기 침대에서 잠을 잔다고 소문을 퍼뜨립니다. 그 소문은 금방 퍼지고 그 말을 들은 다른 친구들은 모두 세바스천을 놀립니다. 기가 죽은 세바스천은 입맛도 잃을 정도로 속이 상합니다. 그 날 밤,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꿈까지 꾸게 되자 세바스천은 부모님께 큰 침대에서 자고 싶다고 얘기하게 되고, 부모님은 세바스천이 원하는 새 침대를 사줍니다. 이제 큰 침대를 갖게 된 세바스천, 그 날 밤에 새 침대에 누워보니 정말 넓고 좋습니다. 더 이상 아이들도 놀리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기분도 좋습니다. 하지만 잠을 자려고보니 이제껏 잠을 잤던 자신의 아기 침대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요? 

우리 귀여운 아기, 무슨 일 있니?
우리 귀여운 아기, 큰 침대가 갖고 싶니?
아직도 세바스천이 어리기만한 아기처럼 보이는 세바스천의 엄마입니다. 이제껏 그 호칭으로 불리웠을 세바스천인데, 학교에서 아이들의 놀림을 받고보니, 새삼 엄마가 자신을 그렇게 부르는게 마음에 안들어 이렇게 말합니다. 
난 이제 아기가 아니란 말이에요!
아이들은 어느 순간, 자신의 몸이 자라고 마음도 자라나며 점점 커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리고는 그에 따라 바뀌어야 할 것들이 있음을 알게 되지요. 스스로 해야할 일들도 많아지고, 지켜야할 규칙들도 많아진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유아적 사고와 행동 또한 벗어버려야 하고 말이지요. 
하지만 세바스천이 다음 날 버려질 자신의 아기침대를 보며 느꼈던것처럼 한순간에 쉽게 바뀔 수는 없을거예요.

이 책은, 읽을 때마다 미소가 벙싯벙싯 나옵니다.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은 참말이지, 행복을 안겨줄 때가 많습니다. 순수하고 맑은 어린아이들을 보면서 내 마음도 동화되어 그 순간만큼은 맑아지는듯 느껴지니 말입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그려진 세바스천의 모습을 보며 우리아이와 함께 피식 웃기도 했지만, 잔뜩 웅크린 자세로 아주 편하고 곤하게 잠을 자는 세바스천의 모습이 참 사랑스럽게 느껴지는건, 바로 우리아이들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일거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